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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창작물을 자유롭게 올리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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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어설프고 뚱뚱하고 못생기고 병든 몸을 봤는데

정작 내가 그로부터 느껴지는 것은 동정심이 아니라 한 없이 차가운 마음이더라

경련된 입가로 인사를 하던 순간부터 안도의 이별 인사를 건내는 순간까지

녀석과 이야기 나눈 모든 순간은 그저 짜증나고 의미없는 시간의 반복이었고

그때면 내 마음 속의 그 어떤 것보다 시리고 차가운,

날카로운 송곳이 잡혀져 사람들의 희망과 생명을 남김없이 난도질 하며

"어설픈 것은 죄악, 뚱뚱한 것은 죄악, 못생긴 것은 죄악"

중얼중얼 거리며 더러운 살집 파편을 얼굴에 튀기고 있었던 것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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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102
등록일 :
2015.05.02
05:02:18 (*.210.210.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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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날짜 최근 수정일sort
55 돌아오는 나그네 똥똥배 882   2011-08-26 2011-08-26 21:28
그 나그네는 돌아와. 자신이 떠났던 마을을 돌아와. 다시는 안 올 듯이 떠나지만 돌아와. 왜냐면 그는 건망증이 심하거든. 항상 무언가 놔두고 가. 그래서 가지러 와. 그러니까 그가 떠나도 아쉬워 할 거 없어. 왜냐면 그는 또 돌아올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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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무리의 나방아 네가 밤을 좋아하는 것 네겐 괴로움이다 네 자신을 아는 것 네 자신을 들키는 것 네겐 모두 괴로움이다 나비무리의 나방아 태생부터 명운인듯 그래 인생은 고단하다 나방아 나방아 나비에게서 너를 찾으면 너는 또 괴롭다 다른게 네탓이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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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불면 [3] 대슬 755   2012-10-10 2012-10-12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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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급인생 천박한 삶 빈공한 정신 추잡한 마음 똥 마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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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몸을 태워 밝은 빛을 낸다. 밝게 비출수록 죽음에도 가까워진다. 더 이상 화장실은 비추고 싶지 않아. 머나먼 산 깊은 동굴 속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보물을 찾아 나가는 여정 그 여정의 앞을 비추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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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 저 멀리 아득하게  타이어 끌리는 소리 고장난 신호등이  결국 일을 낸 것이다 강바람이 날카롭게  웅성거리는 이 다리 위에서 건조한 문구들을 등진 채  발 끝의 감각에 집중하며  난간 위에 선다 뒤엉키는 물살을 곁눈질한다 그래 이만 끝내자 삶은 선...  
41 종이배 [3] 대슬 245   2015-01-24 2015-01-24 06:48
종이배 이 바다 바람 잘 날 없구나 종이배 파도에 젖는다  
40 한 잔 [3] 대슬 213   2015-01-24 2015-01-24 12:24
한 잔 따라봐 고개 그만 꺼덕거리고 일단 마셔 차도 끊기고 부를 사람도 없고 우리 사이에 남은게 술말고 더 있니 개새끼 잔은  치고 마셔야지 천천히 마셔 소주가 인생처럼 써도 맛은 보고 죽어야 할 거 아니냐  
39 엄마 쟤 흙 먹어 대슬 483   2015-02-22 2015-02-22 08:09
엄마 쟤 흙 먹어 누구와도 나눌 수 없는 음식을 깔고 앉아서 맛있게도 먹는다. 황금빛 만찬이다. 물 한 모금 없이도 술술 넘어간다. 아무도 없는 놀이터에서 홀로 앉아 모래를 파먹는 아이의 뒷모습에서는 어딘가 모르게 파란 냄새가 난다.  
38 아무것도 하지마 뒤지고 싶지 않으면 드루크엘라이 227   2015-05-02 2015-05-02 05:00
말하지도 마 네 목소리 들으며 내 청각 세포를 피곤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쳐다 보지도 마 네가 나를 인식하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불쾌하거든 괜히 친한 척 하지 마 부담스럽고 재수없어 잘난척 하지 마 네 그 잘난 면상을 차주고 싶은 충동이 솟아나 밥먹지...  
37 군체생물 드루크엘라이 139   2015-05-02 2015-05-02 05:01
흐물흐물 꿈틀꿈틀 자유의지가 있다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 의지가 있듯 사고는 영리하게 우리를 속이고 있고 뇌의 착각 속에 우리는 자유를 얻은 인간처럼 행동하고 있다 누군가의 배설물을 먹이 삼아 우리는 또 다른 배설물을 낳고 우리는 서로의 똥을 먹으...  
» 차가움 드루크엘라이 102   2015-05-02 2015-05-02 05:02
어떤 어설프고 뚱뚱하고 못생기고 병든 몸을 봤는데 정작 내가 그로부터 느껴지는 것은 동정심이 아니라 한 없이 차가운 마음이더라 경련된 입가로 인사를 하던 순간부터 안도의 이별 인사를 건내는 순간까지 녀석과 이야기 나눈 모든 순간은 그저 짜증나고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