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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창작물을 자유롭게 올리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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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다른 놈들이 날아오를 때조차,

다른 놈들이 인간들에게 집적거리며
어쩌면 그것들에게는 삶의 의미일지 모르는
그 끝없는 도전의 행위를 멈추지 않을 때 조차,

파리채에 터져 죽을 지언정 그 도전을 멈추지 않을 때 조차,


세상 무서움 먼저 안 영악한 똥파리 한 놈은


자신의 몸이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자신도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음지의 한 구석에 자신의 몸을 쳐박고는


한 걸음 한 걸음도 숨마저 죽여가며...

간간히 떨어지는 단물 몇방울이나 비겁하게 핥아가며...  

몸만 살지워가며...



초가을...

터져 죽지 않은 다른 놈들과,  
뒤늦게  태어 나온 다른 놈들이

삶의 마지막을 깨달은
날개짓을, 그 찬란한 비행을 할 때 조차,

얼마 안 남은 태양빛, 조금이라도 더 쬐며,
그 빛을 고스란히 열로 발하려,
날개짓을 멈추지 않을 때 조차,

그 똥파리 한 놈은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은에 안주하고

태양빛은 커녕 자신조차 보지 못하며

숨죽인 채 단물만 빨면서 몸만 살지워 갈뿐...



늦가을...

다른놈들은 모두 죽고

이제는 음지에서도 더 이상 살 수없는
절대 죽음의 시간을 앞두고서야

둔중한 몸, 느려터진 날개짓,
전혀 파리답지 않은 날개짓으로 ,

태양빛보려고,
사람 눈에 띄려고,
파리답게 살아보려는 안량한 생각으로...


그러나

그 놈의

평생

비겁함, 소심함, 나태, 안정
만을 쳐먹어 온,

그 놈의

엄지 손톱만한,

목격자에게는 경멸감, 소름, 공포만을 불러오는,

파리채로 잡기도 끔직한,

그 끔직스런,



육체는



목격자의 반사적인 몸서리에 반사적으로 쫓겨서는

다시 어느 구석으로 쳐박혀


터져 죽지 못한 채,

얼어져 죽고만...


그 파리 한 마리가

언제인지 모르게 나의 가슴 파고들어

어느샌가 나의 의지의 표면에 스멀거리고 있는 까닭은 무얼까?

                                                  




분류 :
조회 수 :
340
등록일 :
2007.02.21
04:27:40 (*.199.)
엮인글 :
게시글 주소 :
https://hondoom.com/zbxe/index.php?mid=create&document_srl=58504

혼돈

2008.03.19
06:03:18
(*.77.108.198)
왜냐면 그의 육체의 일부가 당신의 입에 들어갔기 때문에

니나노

2008.03.19
06:03:18
(*.143.167.74)
소설삘이난다

뮤턴초밥

2008.03.19
06:03:18
(*.221.221.29)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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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하루 [1] 대슬 1230   2011-02-19 2011-02-1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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