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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창작물을 자유롭게 올리는 곳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날짜 최근 수정일sort
55 돌아오는 나그네 똥똥배 882   2011-08-26 2011-08-26 21:28
그 나그네는 돌아와. 자신이 떠났던 마을을 돌아와. 다시는 안 올 듯이 떠나지만 돌아와. 왜냐면 그는 건망증이 심하거든. 항상 무언가 놔두고 가. 그래서 가지러 와. 그러니까 그가 떠나도 아쉬워 할 거 없어. 왜냐면 그는 또 돌아올 거니까.  
54 산수화 [3] 대슬 869   2012-04-23 2012-04-24 08:47
산수화 하늘을 압도할 기세로 병풍처럼 둘러 서 있는 바위 절벽 사이로 삐죽삐죽 튀어나온 소나무의 세세한 붓질 그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폭포는 역동하는 여백  
53 불빛 [1] 대슬 784   2012-05-06 2012-05-07 03:04
불빛 불빛은 항상 그것이 닿지 않는 거리에서 가장 따뜻하다 하지만 그에 닿고자 하는 마음은 불빛보다도 더욱 뜨거운 것이리라  
52 나비무리의 나방아 [3] 흑곰 620   2012-05-31 2012-06-05 04:32
나비무리의 나방아 네가 밤을 좋아하는 것 네겐 괴로움이다 네 자신을 아는 것 네 자신을 들키는 것 네겐 모두 괴로움이다 나비무리의 나방아 태생부터 명운인듯 그래 인생은 고단하다 나방아 나방아 나비에게서 너를 찾으면 너는 또 괴롭다 다른게 네탓이냐 ...  
51 파리 [2] 대슬 773   2012-08-02 2012-08-02 05:53
파리 먹고 살려고 똥을 핥지만 그래도 손은 씻습니다 정말 그래요 썩어가는 것들의 회색 악취 속에서 숨 죽이고 살지만 가끔은 빛나는 꽃가루 위에서 뒹굴기도 합니다 정말 그래요 쌀알처럼 빛나던 내 아들과 딸들 역시 똥통들과 젖은 쓰레기들과 길가에서 터...  
50 [릴레이 소설] 산장에서 외전11 [1] 똥똥배 777   2012-10-02 2012-10-02 05:06
만화에서 소설로 형식을 파괴했으니 이번엔 시다! ======================================================= 이동헌과 M이 싸우네. 젠장, 이 녀석 강한데? -M 뭔 소리야, 고작 이 정도 였냐? -이동헌 소싸움처럼 먼지가 나는구나. 리일빈, 아니 이일빈은 생각...  
49 불면 [3] 대슬 755   2012-10-10 2012-10-12 08:23
불면 꿈을 엿볼 틈 정도는 주고 피를 빨아라 사는 게 팍팍해서 꿈이라도 꾸겠다는데 팔을 내어 놓았으니 귓가에서는 맴돌지 말아다오 이 오밤중에 담배를 태우게 하느냐 불을 켜고 앉아 있으면 몸을 사려야지 그새 와서 발을 무는구나 하하 정녕 나는 모기약...  
48 기화 [1] 대슬 539   2013-07-22 2013-07-22 18:23
기화 타오르다 식어 재가 되는 것 요란하게 비명지르며 두 조각이 되는 것 모두 아픈 일이다 그러나 서서히 그리고 또 서서히  색과 모양을 잃어가는 것 투명히 그리고 또 투명하게 불빛도 그림자도 없는 빈공간으로 희미해지는 것만큼 아린 것이 있으랴  
47 하늘 앓이 [2] 규라센 389   2013-10-06 2013-10-06 23:54
언제였나. 마음놓고 보던 하늘이 빛을 잃어가던 때가. 언젠가 바라본 하늘에 흰 구름 가득하거든 내가 울고있으리라 아시오. 언제든 구름 한 점 없는 그 하늘을 보거든 그걸 내가 사겠소.  
46 오늘도 난 게임을 만든다. 천재 442   2014-03-12 2014-03-12 08:29
어김없이 다가오는 오늘하루 오늘도 나는 싱크대 밑 신라면을 꺼내며 게임을 만든다 바탕화면에 보이는 롤 아이콘 서슴없이 클릭하며 오늘하루를 마감한다.  
45 몰라요 [2] 대슬 277   2014-05-22 2014-05-22 17:22
몰라요 몰라요 그저 시린 바람 뿐 별빛은 아직 하얀지 아침은 약속된 것인지 백골 속에 가득찬 것이 무엇도 아니었던 듯이 몰라요 그저 시린 바람 뿐  
44 하급인생 [1] 대슬 312   2014-06-25 2014-06-25 05:23
하급인생 천박한 삶 빈공한 정신 추잡한 마음 똥 마려움  
43 양초 노루발 198   2014-08-12 2014-08-12 20:01
자신의 몸을 태워 밝은 빛을 낸다. 밝게 비출수록 죽음에도 가까워진다. 더 이상 화장실은 비추고 싶지 않아. 머나먼 산 깊은 동굴 속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보물을 찾아 나가는 여정 그 여정의 앞을 비추고 싶어.  
42 균형 [2] 대슬 195   2014-10-28 2014-10-29 00:49
균형 저 멀리 아득하게  타이어 끌리는 소리 고장난 신호등이  결국 일을 낸 것이다 강바람이 날카롭게  웅성거리는 이 다리 위에서 건조한 문구들을 등진 채  발 끝의 감각에 집중하며  난간 위에 선다 뒤엉키는 물살을 곁눈질한다 그래 이만 끝내자 삶은 선...  
41 종이배 [3] 대슬 245   2015-01-24 2015-01-24 06:48
종이배 이 바다 바람 잘 날 없구나 종이배 파도에 젖는다  
40 한 잔 [3] 대슬 213   2015-01-24 2015-01-24 12:24
한 잔 따라봐 고개 그만 꺼덕거리고 일단 마셔 차도 끊기고 부를 사람도 없고 우리 사이에 남은게 술말고 더 있니 개새끼 잔은  치고 마셔야지 천천히 마셔 소주가 인생처럼 써도 맛은 보고 죽어야 할 거 아니냐  
39 엄마 쟤 흙 먹어 대슬 483   2015-02-22 2015-02-22 08:09
엄마 쟤 흙 먹어 누구와도 나눌 수 없는 음식을 깔고 앉아서 맛있게도 먹는다. 황금빛 만찬이다. 물 한 모금 없이도 술술 넘어간다. 아무도 없는 놀이터에서 홀로 앉아 모래를 파먹는 아이의 뒷모습에서는 어딘가 모르게 파란 냄새가 난다.  
38 아무것도 하지마 뒤지고 싶지 않으면 드루크엘라이 227   2015-05-02 2015-05-02 05:00
말하지도 마 네 목소리 들으며 내 청각 세포를 피곤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쳐다 보지도 마 네가 나를 인식하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불쾌하거든 괜히 친한 척 하지 마 부담스럽고 재수없어 잘난척 하지 마 네 그 잘난 면상을 차주고 싶은 충동이 솟아나 밥먹지...  
37 군체생물 드루크엘라이 139   2015-05-02 2015-05-02 05:01
흐물흐물 꿈틀꿈틀 자유의지가 있다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 의지가 있듯 사고는 영리하게 우리를 속이고 있고 뇌의 착각 속에 우리는 자유를 얻은 인간처럼 행동하고 있다 누군가의 배설물을 먹이 삼아 우리는 또 다른 배설물을 낳고 우리는 서로의 똥을 먹으...  
36 차가움 드루크엘라이 101   2015-05-02 2015-05-02 05:02
어떤 어설프고 뚱뚱하고 못생기고 병든 몸을 봤는데 정작 내가 그로부터 느껴지는 것은 동정심이 아니라 한 없이 차가운 마음이더라 경련된 입가로 인사를 하던 순간부터 안도의 이별 인사를 건내는 순간까지 녀석과 이야기 나눈 모든 순간은 그저 짜증나고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