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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과 골목 사이에는 눈이 쌓여있다. 묵은해의 끝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은 새해가 밝아서도 끊임없이 내리고 있다. 백색마약 같은 중독성과 함께 내리는 눈은 자연스럽게 눈 내리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게 만들었다. 하릴없이 시간만 죽이던 일은 이젠 없다. 적어도 눈 내리는 것을 조용히 바라보는 일과가 생긴 것이다. 시시한 일이지만 잠만 자거나 방안을 뒹굴거리던 지난 생활보단 나을 것이다.

창밖에서 날리는 눈발을 바라보며 흘러간 기억속에 집중한다. 아마도 내가 지금부터 꺼내올릴 기억속의 이야기는 1년전, 그렇지만 사실상 20일전으로 넘어갈 것이다.

그것은 마치 태고속의 감춰진 마음을 울리는 소리와 같은 원시적 리듬이자 고동이며 두개의 채로부터 기원되는 타악기의 신명나는 놀음과도 같은 경쾌함이었다.

그날도 곽종마는 드럼스틱을 가지고 정글비트따위를 하고 있었다. 연습실안의 크와트로와 지름신과 한계파열과 무밍등은 당황함을 감추지 못하였으나, 그곳에서 민강Fe는 마음속 깊이 어떤 존재로부터 시작되는 깊은 동감을 해버렸다. 그리고 내지른다.

"우오우오우오"

복부의 압력으로 강하게 울리는 소리는 정글속의 한마리 고릴라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일본 괴수영화의 원숭이를 모티브로한 우주괴수의 조잡한 사운드로 들리기도 하였다.

일시에 연습실안의 분위기는 조용해지고, 모두들 짜증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러나 그 짜증은 민강Fe의 어이없는 외침에서 오는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민강Fe의 외침은 비교적 작아서 정글비트의 소리에 묻혀버려 아무도 들은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들의 일시적이지 않으며 강하게 대상에게 행하는 강한 짜증의 표현의 원천은 위너스의 갑작스러운 정글비트난무에서 오는 짜증이었다. 보컬로 연습할 게 딱히 없었던 그로써는 호흡을 맞추지 않는 쉬는 시간에야 말로 한가함의 절정이었다. 그러나 시도때도 없이 정글비트를 해대니 짜증이 안날래야 안날 수 없다는 것이다. 컵라면을 먹다말고 크와트로가 젓가락을 곽종마에게 던지면서 한마디 한다.

"이 로랜드 고릴라가 어디서 정글비트를!"

그 소리를 듣고 민강Fe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사실 민강Fe는 은근히 정글비트를 좋아하는 자가 아니던가.

그러나 크와트로의 호통 이후로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연습실의 정적을 깨고 등장한 것은 참으로도 은근하게 생긴 밴드부의 고문인 정병X 교장 선생님이셨다. 어쩌다가 은근히 여름방학이 끝나고 부터 밴드부의 임시고문으로 은근히 얼굴을 들이밀고는 정식으로 고문이 되서는 은근히 밴드부원들을 고문하고 있다. 사실 그의 등장이야말로 진정 고문 그 자체라고 말 할 수 있겠다.  

진짜 은근히 등장한 정병X 교장 선생님은 분위기가 정말 좆아 보이는 연습실을 획 한번 돌아보며  조용히 혼잣말을 한다.

'연습실 예산 은근히 삭감...'

귀좋은 지름신이 정병X가 나가자마자 조용히 말한다.

"은근하게 개색기"

순간 지름신의 기타와 민강Fe의 베이스와 한계파열의 베이스가 2초간의 시간차를 두면서 차례차례 쓰러졌다. 그리고나서 정확히 2초 후, 민강Fe는 먹던 컵라면의 국물의 절반을 흘렸다.

  공연이 몇일 안남은 것을 스스로들 자각하는지 식사를 마친 후 일제히 앰프를 켰다. 그리고 공연을 위해 삼주동안 연습하고 있는 곡을 맞추려고 세팅을 하는데 민강Fe와 지름신과 한계파열이 소리친다.

"썅, 소리가 안 나오잖아."

지름신이 세명분의 앰프를 모두 확인한다. 문제 없다. 다음으로 세명분의 악기를 모두 점검한다. 그리고 하는 말.

"악기 전부 다 픽업이 나갔다."

지름신은 오늘 연습은 다했다며 오늘은 그만 해상이라고 외치면서 연습실 정리 안하고 도망쳤다. 도주하는 지름신을 바라보며 모두들 할말을 잃었고 곽종마를 남기고 남은 세명도 빠져나왔다. 아마도 곽종마는 그날 연습실정리를 혼자서 다 끝냈을 것이리라. 우왓, 되게 불쌍하잖아.





분류 :
소설
조회 수 :
384
등록일 :
2007.01.24
07:35:29 (*.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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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어느 날 어느 날 여느 날처럼 혼둠에 접속해있던 나에게 라컨님이 말을 걸었다. 평소에도 음악,킹오브,겟앰프드같은 주제로 많이 대화하는 분이지만 이번에 그 분이 꺼내든 주제는 평소와는 굉장히 색다른 주제였다. "혼돈, 만나보지 않을래요?"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