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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조용히 책을 읽어보자니 갑자기

탁, 탁.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울리고, 곧이어 대답할 새도 없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 안방까지 걸어오는 발소리가 들리고 나의 참된 독서를 방해한 소리의 주인공이 얼굴을 비쳤다.

"안녕."

"어, 안녕."

초등학교때부터 알아온 친구로- 이름은 박신준.

거의 의미가 없다싶은 인사가 오고간뒤, 소리의 주인공은 얼굴에 철면피로 무장을 하고 나왔는지 내 앞에 편하게 앉는다.

그리고선 열심히 내 얼굴을 관찰한다.

한동안 아무 말도 없는 시간이 지나간다.

침묵에 지친 내가 항복기를 들듯이 먼저 발언했다. 

 "뭐야?"

이런 한가한 휴일에, 같은 남자를 찾아올 끈적끈적한 녀석은 이녀석밖에 없다-적어도 내 주변에는.

 "뭐가?"

 "뭐냐니!"

 "그럼 나는 이만 가볼까."

 "뭐? 왜 온거야?"

오랫만에 마음먹고 독서를 해보려는 찰나 나의 독서를 방해한 이유를 듣지 않고서는 넘어갈 수 없었다.

애초에, 이렇게 갑자기 찾아오고나서 아무말도 하지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그냥 가버리는 행동은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도 이해할 수 없을것이다.

깊게 생각하는 듯 신준은 한동안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더니 갑자기, 고된 수련중 깨달음을 얻은 수련생과도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어, 그러니까, 별 이유 없지. 이런 한가한 휴일에 집안에 틀어박혀 진득히 독서에 정진하는 외로운 친구에게

한번 말벗이 되어주려는거야. 나쁜 친구를 둔 인연으로 특별 서비스."

 "그런 서비스 필요 없는데."

신준은 실망한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뭐야- 너라면 좀더 유연하게 넘길줄 알았는데."

이 인간의 유연하게 넘긴다는것에 대한 기준이 대체 뭘까.

그러니까, 나는 '나쁜 친구를 둔 인연으로 끈적끈적한 서비스를 해주지!' 라고 말하면 그것을 웃어넘길만한 태연함을

가지고 있어야한다는 이야기일까?

상상만 해도 입이 벌어질정도로 끔찍하군. 농담이라도 그런 이야기 하지 말아 줬으면 싶다.

신준이 말했다.

 "좀더 내가 웃을 수 있을만큼 강한 대답을 할 수 있어야지. 상대와 대화를 나눌땐, 언제나 어떻게 해야

상대에게 일격을 먹일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해야해."

 "피곤에 찌들다 못해, 결국 상대의 목을 물어 뜯을 생각을 하고 앉아있네."

 "괜찮아. 나쯤 되면 상대의 목을 물어 뜯어도 될만한 권리가 있는것과 마찬가지거든.

그저 자격증이 없을 뿐이야."

 "스스로 그게 정론이라고 생각해?"

 "아니."

 "뭐야."

스스로도 거짓이라고 생각하면서 진지하게 말하다니.

내 나름 최대한 비꼬아 그에게 말했다.

 "어이구 세상에! 세상에 이런 멍청이가 따로있을까."

신준은 갑자기 웃더니,

 "그럼 난 이만 가볼께."

라는 말을 남기고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그 녀석이 다녀가니 가만히 앉아 책을 읽을 마음이 사라졌다.

이제 뭘할까- 하는 생각을 하며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I HATE YOU

 

분류 :
소설
조회 수 :
477
등록일 :
2008.11.04
07:40:01 (*.64.108.150)
엮인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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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똥배

2008.11.04
07:59:04
(*.22.20.158)
장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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