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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 시작은 아주 시시한 일부터였지.

어느날, 친구 녀석이 내게 말했어.
"너 종이학 천마리 접어본 적 있어?"
"아니, 접어 본 적도 없는데..."
"그래? 하긴 너는 끈기가 없으니까."

그냥 지나가는 말인데 그게 내 신경을 거스린 거지.
'아니, 근데 이 자식'이란 생각에
녀석에게 본때를 보여주기로 했지.

그날 난 집에서 종이학 접기를 배웠어.
그리고 한 마리를 접는 데 드디어 성공!
하지만 999마리를 더 접어야 한다는 게 싫은거야.
그냥 싫어. 너무 너무 싫어.

그래서 에휴~ 나도 속이 좁았구나.
그 녀석이 그냥 한 소리인데,
그런데 발끈하고... 참 나도 못 말리겠군.
하고 종이학 접기를 그만 두었지.

다음 날, 또 녀석을 만났어.
그런데 이야기 중에 내가 어제 일을 말한 거야.
그냥 이야기 흘러가다보니 나온거지.
근데 그 자식이 내 이야기를 듣더니.

"그렇지. 넌 끈기가 없으니까."

이러는 거야.
빡 돌았지.

그리고 집에 가서 다시 학을 접었어.
10마리 쯤 접다가 이런 생각이 들더군.

녀석이 내게 다시 1000마리 접었냐고 묻겠지?
그럼 나는 이러는 거야.
접어 놓은 2000마리의 학을 꺼내서 보여주는 거지.
그리고 이렇게 대사를 날리는 거야.
'난 2000마리란다, 아가야.'
오옷! 멋지다!
그래 2000마리를 접는 거야!

.
.
.
.

30마리 쯤 접었나.
슬슬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그래서 나는 바닥에 누웠어.
뭐... 비웃음 당하고 사는 인생도 나쁘지 않잖아?
돈 받는 것도 아니고!

돈?
.
.
.
돈!

순간 나는 종이학 접기 알바가 있다는 것을 알았어.
그래 돈 주고 사는 거야.



다음 날, 다시 친구를 만났어.
이번에는 내가 일부러 종이학 이야기를 꺼내서 그 쪽으로 이야기를 몰아갔지.
"그래서? 1000마리 접었어?"
나는 미소를 지으며 각본대로 종이학 2000마리를 꺼냈어.
"2000마리란다. 아가야."
그리고 비장의 대사를 날려 주었지.
하지만 그 녀석은 훗~ 웃더니...

"10만원 들었군."
"응? 어떻게?"

하고 녀석의 시선이 가는 곳을 봤더니...
앗! 통 속에 영수증이 들어있는데 빼는 걸 깜빡했잖아!
안 그래도 부끄러워 죽겠는데
녀석이 크리티컬을 날리더군.

"그래서 말했잖아. 넌 끈기가 없. 어."

나의 분노는 극에 달했어.

용서 못 해.
용서 못 해.
용서 못 해.

복수해 주겠다.
복수해 주겠다.
복수해 주겠다.

복. 수. 해.  주. 겠. 다.


================================================

여기까지 적고 막혔습니다.
분류 :
소설
조회 수 :
2185
등록일 :
2010.07.05
04:22:59 (*.22.20.158)
엮인글 :
게시글 주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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