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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밤, 가장 친한 친구와 홍게를 먹으러 갔다.
홍게는 맛있었지만 친구는 먹지 않았다.
넌...안먹냐?
응
하고, 친구가 대답했다.
왜 너는...홍게를 먹지 않는데?
학원을 다니거든
친구는 당연하다는듯이 말했다.
아무 느낌도, 아무 충격도 받지 못한 나는 계속해서 홍게를 먹었고,
친구는 아무 느낌도, 충격도 받지 않은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그런 친구를 보고있다니 납득이 오기 시작했다.
과연. 학원을 다니고있으니 못먹을 수 밖에. 고생이 많네.
고생이 아냐. 홍게는 맛있으니까 나는 먹을 수 없어.
그렇구나
그 말에 나는 많은 느낌과 충격을 받고서
딱딱하게 굳은 홍게가 되었다.
너도, 나도, 홍게에 불과해. 지금 나는 홍게의 껍질을 뜯어 속상을 파먹고 있어.
그래서?
나는 홍게를 먹잖아.
그런데?
학원은 너를 먹어.
아냐.
홍게가 바닥나자, 우리는 홍게값을 지불하고 밖에 나왔다.
문득 나는 생각했다.
우리는 뚜겅을 개봉당한채 속을 먹히고 있다.
학원과 홍게에게.
어둑한 밤 길을 걷고 있자니 하늘에서 빛이 비쳐왔다.
하늘을 올려다봤다.
UFO다
하고, 친구가 말했다. 확실히, 빛나는 구체가 떠있었다.
구체는 아주 느리게 우리에게 다가왔고, 우리 앞에 착률했다.
이윽고
UFO의 문이 열렸다.
거기서 나온것은 돈도, 학원도 아닌
홍게였다.
홍게들은 우리 앞으로 걸어왔다.
나는 물었다.
당신들은, 지금, 저희를 파먹고 있습니까?
홍게가 대답했다.
당신들은, 지금, 저희를 파먹고 있습니까?
하이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