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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아무것도 하지마 뒤지고 싶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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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크엘라이 | 227 | | 2015-05-02 | 2015-05-02 05:00 |
말하지도 마 네 목소리 들으며 내 청각 세포를 피곤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쳐다 보지도 마 네가 나를 인식하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불쾌하거든 괜히 친한 척 하지 마 부담스럽고 재수없어 잘난척 하지 마 네 그 잘난 면상을 차주고 싶은 충동이 솟아나 밥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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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군체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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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크엘라이 | 139 | | 2015-05-02 | 2015-05-02 05:01 |
흐물흐물 꿈틀꿈틀 자유의지가 있다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 의지가 있듯 사고는 영리하게 우리를 속이고 있고 뇌의 착각 속에 우리는 자유를 얻은 인간처럼 행동하고 있다 누군가의 배설물을 먹이 삼아 우리는 또 다른 배설물을 낳고 우리는 서로의 똥을 먹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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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차가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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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크엘라이 | 102 | | 2015-05-02 | 2015-05-02 05:02 |
어떤 어설프고 뚱뚱하고 못생기고 병든 몸을 봤는데 정작 내가 그로부터 느껴지는 것은 동정심이 아니라 한 없이 차가운 마음이더라 경련된 입가로 인사를 하던 순간부터 안도의 이별 인사를 건내는 순간까지 녀석과 이야기 나눈 모든 순간은 그저 짜증나고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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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정작 떠도는 것은 헛소리와 의미 없는 농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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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크엘라이 | 113 | | 2015-05-19 | 2015-05-19 03:05 |
지혜로운 자들은 알고 있다. 정말 위대한 말은 삶 가운데 녹아져 들기에 말로 변명하지 말고 진심으로 사랑하며 살아가고 영리한 자들은 알고 있다. 정말 돈이 되는 말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그들에게 제공해 주는 끊임없는 자극이기에 영리한 자들은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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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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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크엘라이 | 82 | | 2015-05-19 | 2015-05-19 03:05 |
그 사람은 생각보다 나이가 많았다. 얘기를 나누니 그 모든 내용이 금과 은과 같이 귀중했다. 이야기를 했다. 내가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들. 듣고 싶었던 진심들을. 그런데 다 듣고나니 차마 외롭더라. 미친듯이 외롭더라. 울고 싶었지만 살아야 하기에 웃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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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흡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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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크엘라이 | 114 | | 2015-05-19 | 2015-05-19 05:47 |
거울에서 시뻘건 놈이 나를 바라보네 흉측하오. 애라도 잡아 먹었소 아주 많이 먹었다 이 양반아 피를 쭉쭉 빨아다가 남은 뼈랑 힘줄이랑 연골이랑 코 끝에 골수가 튀도록 굶주린 산이리처럼 씹지도 않고 삼켜버리고 내장이랑 간이랑 뇌 설랑 코로 후릅마셨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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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타나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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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크엘라이 | 108 | | 2015-06-02 | 2015-06-02 04:09 |
부족함이 죽음이 아니라 풍요로움이 죽음이다 너무 많은 것들을 돼지처럼 쳐 먹었고 즐거운 실루엣들만 시신경에 지지고 살다보니 이제 나의 뇌는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상태로 어떠한 사고와 논리를 풀어내지 못한 채 있고 제발 누군가 나를 합당하게 죽여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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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그 딴 얘기를 왜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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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크엘라이 | 136 | | 2015-06-02 | 2015-06-02 04:10 |
녀석이 나에게 오더니 혹시 ○○○ 아니? 라고 묻길래, 그게 사람 이름인지 새로나온 레시피인지 몰라서 검색을 해 봤더니 옆 중국집 주방장 이름이더라 그런 사람 있는 줄만 안다 답했더니 그 사람이랑 친해지라고 얘기하더라 아니 왜 친해져야 되는데? 라고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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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프로그래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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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크엘라이 | 173 | | 2015-06-02 | 2015-06-02 04:10 |
높이 110cm, 자동 전산 회로가 들어간 달걀형 모양의 본체 (지름 17cm, 높이 22cm)가 운동 회로 꼭대기에 달려 있다. 그렇다, 로봇이다. 전에는 이런 물체들은 도서관이나 박물관, 도시의 정돈된 정원에서나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 국가의 톱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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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막스 브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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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크엘라이 | 146 | | 2015-07-30 | 2015-07-30 19:27 |
나의 사랑을 그녀에게 전해주게 친구의 꺼져가는 숨을 지켜보며 단단히 그의 손을 잡아주었다 친구의 감긴 눈 위에 손수건을 얹고 눈 덮인 바깥으로 나와 걷기 시작한다 절망만 가득했던 사랑 그 사랑을 이해하기에 나는 너무 부유하게 살았나 내 자신의 유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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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사랑스러운 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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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크엘라이 | 214 | | 2015-07-30 | 2015-07-30 19:28 |
꼬마 아이가 들어왔다 손 세정제를 들이 밀며 바깥의 먼지를 닦아야 한다고 하니 아이는 겁을 먹었는지 손을 뒤로 숨긴다 아이 어머니가 먼저 세정제를 쓰며 무섭지 않다고 보이고 데스크를 맡은 선생님, 그리고 나 까지 모두가 손에 세정제를 문지르며 시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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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순수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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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크엘라이 | 180 | | 2015-07-30 | 2015-07-30 19:29 |
순수함을 미덕으로 여기는 자가 성자같은 삶을 산다고 생각지 마라 오히려 순수를 사랑하는 자 일수록 그가 파멸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나는 알게 되었다 그들의 빌어먹을 이상주의 때문이다 그들은 세상 속에 긁히면서 피부가 얼룩덜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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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개가 개를 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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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크엘라이 | 329 | | 2015-07-30 | 2015-07-30 19:29 |
모욕감을 당하기 싫어서 허세를 떤다 이미 진흙탕 속에 오물과 건더기가 묻어 있는데 소매를 훔치며 내 손은 깨끗하오 하는 모습 잇몸에 낀 개 털이나 빼고 얘기 하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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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사라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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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크엘라이 | 98 | | 2015-07-08 | 2015-07-08 04:13 |
창고에는 상자들이 그득하게 찼다. 일개미인 나와 병정개미인 그녀는 이 상자를 옮기는 임무를 맡았다. 언제까지 이걸 다 옮기랍니까? 내일까지 랍니다. 별 말도 안되는... 무심결에 내뱉었던 말이 그녀의 성미를 건드렸다. 말은 똑바로 하십시오. 세상 일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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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종외 탐닉 욕망의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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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크엘라이 | 120 | | 2015-07-08 | 2015-07-08 04:16 |
먼 옛날 인간이 짐승으로 세상을 떠돌아 다니던 시절에 인간에게 하늘을 나는 새들과 땅에 거니는 육중한 물소 떼들은 그들에게 경외감을 주는 신령이며 하늘의 권위였을 것이다. 몇 몇 인간들은 그 경외감에 못이겨 그들과 교접을 시도하다 갈기갈기 찢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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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아무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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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크엘라이 | 110 | | 2015-07-08 | 2015-07-08 04:17 |
질량은 스스로를 증명하고 있는 것일까? 아픈 두뇌가 물질에 녹아져 내려가 신이 없음을 삶이 없음을 네 인생은 결국 빈 공간에 불과함을 너의 인생, 너의 끈, 너의 원자, 너의 모든 것이 결국 아무것도 아님을 세상을 채우는 환상에 불과하다는 말을 그 광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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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절대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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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크엘라이 | 109 | | 2015-07-08 | 2015-07-08 04:17 |
모든 것이 없어졌다 물질조차 원자 단위로 갈갈이 쪼개지고 남은 것은 허무 어둠 그리고 나태함 양자 요동 조차 사치인 듯 일어나지 않는 그 곳에서 시간이란 것이 의미가 있을까? 의문이란 것은 의미가 있을까? 그럼에도 흘러가는 시간 공간, 삶의 흐름 그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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