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창작물을 자유롭게 올리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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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엽천연. 꿈(dream)속.
뭉개 뭉개...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이 딱 그렇다.
뭉게구름 위.
솜사탕처럼 푹신하고 깨끗한 도화지처럼 새하얀 뭉게구름 위.
뜬 구름을 탄 듯, 묘한 기분이 든다.
사방이 온통 하얘, 정말 나밖에 없는 건지 둘러봤다.
저쪽 한 구름 위에 엎드려 밑의 무언가를 보고 있는 사람.
나는 징검다리위에 놓인 구름을 건너 그 사람에게 가서 물었다.
“노인장, 무얼 그리 열심히 보고 계신 겁니까?
노인은 내 쪽은 보지도 않고 여전히 밑을 보며 말했다.
“음... 왔는가?
거기 엎드려서 좀 보게나.
구름 사이로 보이는 걸 말일세.“
옛 말에 어른 말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고.
노인 말 들어서 나쁠 거 없기에 구름위에 엎드려 솜사탕 같은 구름을 손으로 밀어내고 밑을 보았다.
보이는 건 어둠 뿐.
호기심이 도져 노인에게 물었다.
“대체 무엇을 보란 말씀입니까?”
스윽.
여태껏 구름 밑 에서 눈을 떼지 않던 노인이 고개를 들어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옆모습이라서 잘 몰랐었는데, 정면으로 보니 예수를 닮았다.
예수그리스도.
고회의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 말이다.
“여기는 왜 왔는가?”
예수를 닮은 노인의 말에 내 처지가 생각났다.
눈을 떠 보니 뭉게구름 위.
숨겨봐야 득 될 것 없기에 솔직히 말했다.
“어제 잠들어서 일어나니 여기였습니다.
노인장께선 여기가 어딘지 아십니까?“
혹시 노인이 원래 세상으로 돌아가는 길을 알고 있을 수도 있기에 최대한 예의를 다해 물었다.
“달 옆에 별이 왜 없는 지 아는가?”
질문에 답은 안하고 아리송한 물음을 던지는 노인.
왠지 무시당한 것 같아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달 가까이에 있다간 중력에 끌려가 부숴지기 때문입니다.
나가는 길은 어딥니까?“
. . . . . .
노인은 뭔가를 생각하는 듯.
고개를 내려 구름 밑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돌아가게.”
한참동안 고개를 내려 구름 밑을 바라보던 노인이 다시 고개를 들어 나를 보면서 말했다.
그리고 구름 밑으로 발이 빠지기 시작했다.
이어 몸과 머리가 빠져나오고, 만유인력의 법칙에 따라 밑으로 낙하했다.
발이 구름 밑의 어둠에 닿는 순간...
벌떡.
꿈에서 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