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자신의 창작물을 자유롭게 올리는 곳

링크1 :
링크2 :
공동 작업자 :
서울. 김XX. 모회사 빌딩. 오후10시.


"이따위 세상! 時발!! 내가 있을 필요가 있겠어!!앙!!! 나같은거...씨양!"


홧김에 나는 내 생애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아무런 안전기구나 보호장비없이 발이 지상과 떨어져 있게 되었다.





떨어진다.









나는 떨어지며 생각을 한다.

떨어지면서 보는 야경도 어느정도 볼만하군

그리고 내가 지난날 동안 했던 것들...내가 무엇을 했으며, 또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하지만, 그따위 일들은 아무래도 좋았다.


이제 죽으면 모든게 다 편안해 질테니.

날 벗겨먹은 그 자식들한테 복수하는 거야.

내가 죽으면 메스컴과 언론에서는 나의 죽음을 대서특필하겠지.

-불운한 비즈니스맨. 비관의 자살.


흥, 어디한번 쓴 맛좀 봐바라......


너희들 때문에 우리집은 완전히 거덜났다구.


아..내 처와 자식들...

맞아...


아내는 오늘 빨리 들어오라고 했는데...............

자식은 어제 상탔다며 기분좋아했는데.....


그들은 내가 왜 자살하는 지도 모르겠지.......

갑자기 그들의 웃는 얼굴이 보고 싶다.

착한 아내와 귀여운 자식이....


아아...내가 왜 떨어졌지?


아아...안돼..시간을 되돌리고 싶어...............


죽기싫어...죽기 싫어........!!!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으아아아아악-------------------!!!!!!!!!!!!!!!!!!!!!!!!!!!!!!!!!!!!!!"

--------------------------------------------------------------------------------
오클랜드. K.J. 번지점프대. 오전9시.            

내가 지금 왜 여기 올라와 있는지 모른다. 친구들과 여기 온다는 것이 이렇게 되어버렸다.

나는 떨어지기 싫다. 무섭다. 아무리 아래가 물이라해도 무섭다.


"자, 떨어지는 거야, 원,투,쓰리, 번지!!!"


"꺄아아아악-------------!!!"


눈을 감았다.

무섭다. 이렇게 떨어지는 걸 왜 재밌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이따위 짓은 다신 안할거다.

무섭다. 왜 자살을 할때 떨어져 죽는지 모르겠다.



눈을 떴다. 궁금했다. 내가 어떻게 되었는 지를.


물이 바로 코앞에 와있다.


'떨어지는 거야?'


그렇게 생각하자 무서웠다. 하지만 물에 비치는 하늘이 너무도 아름다워 무섭다는 생각이 사라져버렸다.

그러다가 물과 얼굴이 서서히 멀어지는 가 싶더니, 어느새 나를 아래서 구경하는 사람들의 얼굴들이 서서히 작아졌다.


그리고 보이는 다른 하늘.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다시 지상에 도착하면 또 다시 타고 싶은 걸.


--------------------------------------------------------------------------------

도쿄. M.N. 학교옥상. 오후10시


"야, 너 엄청 재수 없다."


"너같은게 우리반이라는 자체가 재앙이야 씨양"


"...왜,왜...뭐가...."


우리반에 있는 이 두명은 항상 틈이 나면 날 괴롭혔다.

꼬집거나 때리는 거는 고사하고, 많은 분량의 숙제를 툭하면 시키거나, 내 물건을 훔쳐가기가 일쑤였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항의하면 항상 주먹질이나, 오늘 같이 옥상에 불러내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을 해댔다.


"죽고싶어? 앙? 개색햐"


그중 한녀석이 내 배를 때렸다.


"컥"


나는 무릎을 꿇고 숨을 쉬려했다.


너무 아프다.


만화책에서 읽었던 대목이 생각난다.


권투선수들은 얼굴을 연타로 맞아 다운이 되는 건 천국같은 느낌이지만, 배를 집중적으로 맞고 다운이 되는 건 지옥같은 느낌이라고....


잘 알 것 같다.


"씨바색히, 선생한테 찌르며 더 죽는 줄 알아."


다른 녀석이 내 멱살을 잡고 옥상난간으로 몰고 갔다.

녀석이 상체를 구부려 멱살을 잡았기 때문에, 내 머리아래로는 아래서 불어오는 바람이 느껴졌다.


퍽-



녀석이 얼굴을 때렸다.


그때문에 안경이 얼굴에서 떨어져 버렸다.


그리고는 저 아래로 떨어져버린다.


"앗, 내 안경...."


손으로 잡으려는게, 너무 뻗어서 상체가 아래로 너무 쏠렸다. 어,어, 떨어질것...


"뭐하냐! 내말은 똥이냐! 개색히!"


녀석이 턱을 겨냥해 때렸다.


상체가 뒤로 쏠리며 발이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


이제 맞는 것도 귀찮다.


차라리...차라리 떨어져 버리면........


몸에 힘을 빼자 스르르.........떨어져 버렸다.


거꾸로 된 세상.

처음이다.

거꾸로 된 세상은.


물구나무서기도 못해서 이런건 보지도 못했는데................................


무엇보다 녀석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다는 것에 기분이 좋다.



죽고 싶다.

--------------------------------------------------------------------------------

시드니. M.A. 건물 옥상 오후 11시.


"떨어지면 굉장히 아플꺼야 그치?"

"으-흠 그럴까?"

"떨어지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글쎄...? 생각같은 건 안할꺼 같은데?"

"그래...?하지만 분명 번지하고는 다를꺼 같아 마음부터가 틀리니까"

"흐-흠...그럴지도 모르겠는걸-"

"그나저나, 왜 안나타나는 거야"

"음...글쎄 시간이 다 됐는데"

나는 시계를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했다.


"앗! 저기,저기 떨어진다!!!"


별똥별이 꼬리를 길게 그으며 떨어지고 있었다.


예쁘다...



"별똥별은 일생동안 착한 일이나, 위대한 일을 한 사람들이 죽으면 떨어진대"


"후후...그래서 요즘에는 잘 안보이는 거구나?"


친구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나저나 무슨소원빌었어?"


친구는 포도주를 홀짝거리며 물었다.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비---------밀"

--------------------------------------------------------------------------------
L.A  T.C  아파트5층 오전9시


"젠장, 또야, 또!!"


내 위층에서는 맨날 뭐가 떨어진다. 물, 휴지, 비듬, 심지어는 화분도 떨어져 항의하려던 내 머리를 맞힐뻔 하기도 했다.

하지만, 위층 주인은 단 한번도 미안하다거나, 떨어뜨린 물건을 줏어오려하지도 않았다.


"오늘은 꼭 뭐라 말해야겠어"


나는 슬리퍼를 대충 신고는 윗층으로 계단을 통해 터벅터벅 걸어올라갔다.


-젠장, 난 예민한 사람이라서 계속 뭐가 일어나면 신경이 쓰여 죽겠단 말이오. 당장 아래로 떨어뜨리는 짓 그만해요!

라고 말할까...


-다음부터 아래로 떨어뜨리면 신고할테니 알아서 하쇼.

이렇게 할까?


-씨양, 죽고싶어? 지금 뭐하는 거야? 당신은 공동체 의식도 없어!

흐음...너무 살벌하나...?


-저기..아래로 계속 떨어뜨리지 말아주세요. 그 때문에 베란다가 너무 어지럽습니다.

흠....이게 제일 나아보이는데...?아냐, 너무 약하게 나가면 오히려 그쪽에서 더 뻔뻔스럽게 나온단 말야.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에, 벌서 그 집까지 올라와 버렸다.


'누,눌러야지..응...눌러야지...'

나는 떨리는 손으로 벨을 울렸다.


-띵동띠동...


...................


-띵띵동


.........


-띵동띵동띵띵동


"누구세요?"


문을 열고 누군가 얼굴을 내밀었다.

여자였다.


나갈채비를 하고 있었는지 옷은 단정하게 입었는데, 화장은 아직 안한듯 했다.


"아-- 저,저기..아...저..그..어...베란다..........."


"베란다요? 우리집은 괜찮은데요"


"아니, 댁이 버리는 쓰레기가 우리집 베란다에 자꾸 들어와서...."


"아, 그래요? 미안하군요. 다음부턴 조심하지요. 그럼 됐죠. 안녕"


그녀는 문을 닫았다.


"아, 저..."


나는 어쩔 수 없이 계단을 내려갔다.


갑자기 엉뚱한 상상이 났다.


이번일로 인해 설마 둘이 사랑에 빠져버리는 거 아냐? 라는.


정말 터무니 없는 생각이군.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분류 :
일반
조회 수 :
863
등록일 :
2004.09.29
09:17:07 (*.74.1)
엮인글 :
게시글 주소 :
https://hondoom.com/zbxe/index.php?mid=create&document_srl=39993

DeltaMK

2008.03.19
04:32:45
(*.138.254.204)
아정말슬프네

철없는 아이

2008.03.19
04:32:45
(*.230.169.51)
슬픈 소설이었어요?아닌것 같은데...

카다린

2008.03.19
04:32:46
(*.142.103.35)
떨어지는것이 자신인가, 혹은 타인인가. 그러는 나는, 떨어지지 않고 있는가.

포와로'

2008.03.19
04:32:46
(*.166.0.157)
결국 결론이 무엇인가?.. 나는 고뇌하고 있는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날짜 최근 수정일
66 일반 단편소설 이슬비 [2] 니나노 1000   2004-10-03 2008-10-09 22:35
간장공장 공장장은 긴 간장공장장인가 깅기리기리기리 쿵딱 간장공장공장 공장장이라고 칭하는 언덕에 한 아이가 동구나무 아래 울고 있다. 그때 한 할아버지가 오셔서 어깨에 손을 대고 말씀하셨다. "이자식 또 질질짜네 울보자식 사내놈이 울긴왜 울어 넌 사...  
65 일반 단편소설 맑고맑은 하늘아래 [1] 니나노 825   2004-10-03 2008-10-09 22:35
맑고맑디 맑은 하늘아래 맑게 빛나는 나뭇잎을 가진 맑은 나무아래 두소년이 자고 있다. "드르렁~쿨쿨" 한소년이 깨었다 "이 못생긴 소년은 누구인가" 깬 소년은 송충이를 꽤어 맛있게 구워 자는 소년의 코에 쑤셔 넣었다. 자는 소년이 실실 웃었다. "그정도로...  
64 만화 스펀지밥 VS 뚱이 [10] 혼돈 2820   2004-10-03 2008-10-09 22:35
원래는 코난을 패러디 그려볼려고 했는데, 묘하게 따라하기 힘든 그림체라서... 아이디어는 좋은데 그리질 못 했음.  
63 일반 스승과 제자 (3) [1] 大슬라임 1015   2004-10-01 2008-10-09 22:35
스승과 제자가 평화롭고 평화로워서 도저히 평화로울 수 없는 평화로운 언덕에 앉아있었다. 평화로운 언덕에 평화로운 바람과 평화로운 햇살이 평화롭게 내리쬐었다. 지겹게 반복되는 반복의 언어유희 속에서 스승이 말했다. "제자야. 이제 드디어 때가 왔다....  
62 일반 스승과 제자(2) [1] 大슬라임 942   2004-09-30 2008-10-09 22:35
스승과 제자가 평화롭고 평화로워서 도저히 평화로울 수 없는 평화로운 언덕에 앉아있었다. 평화로운 언덕에 평화로운 바람과 평화로운 햇살이 평화롭게 내리쬐었다. 지겹게 반복되는 반복의 언어유희 속에서 제자가 말했다. "스승님. 실은 어제 진실의 눈으...  
61 일반 스승과 제자(1) 大슬라임 1047   2004-09-30 2008-10-09 22:35
스승과 제자가 평화롭고 평화로워서 도저히 평화로울 수 없는 평화로운 언덕에 앉아있었다. 평화로운 언덕에 평화로운 바람과 평화로운 햇살이 평화롭게 내리쬐었다. 지겹게 반복되는 반복의 언어유희 속에서 스승이 말했다. "이 세상엔 두 가지 종류의 인간...  
» 일반 [단편]떨어진다는 것에 대해서. [4] noname^^ 863   2004-09-29 2008-10-09 22:35
서울. 김XX. 모회사 빌딩. 오후10시. "이따위 세상! 時발!! 내가 있을 필요가 있겠어!!앙!!! 나같은거...씨양!" 홧김에 나는 내 생애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아무런 안전기구나 보호장비없이 발이 지상과 떨어져 있게 되었다. 떨어진다. 나는 떨어지며 생각을 한...  
59 그림 캐릭터 도감01,02 [2] file 초싸릿골인 1456   2004-09-23 2008-10-09 22:35
 
58 그림 판타지용사 [1] file 초싸릿골인 948   2004-09-23 2009-07-31 06:58
 
57 만화 미츠키의 변신 [8] 혼돈 1762   2004-09-15 2008-10-09 22:35
만월 팬들에겐 진심으로 사죄를 드립니다. 원래는 풀문얼굴에 프리더 몸을 그리려 했으나 그것만은 도저히 못 그렸습니다.  
56 만화 [re] 미츠키의 변신 콘크리트 535   2007-06-14 2008-03-19 04:32
엑박 좌절이지  
55 만화 슬라임 퀘스트 03 [4] file 초싸릿골인 1158   2004-09-13 2008-10-09 22:35
 
54 만화 슬라임 퀘스트 02 [1] file 초싸릿골인 1046   2004-09-12 2008-10-09 22:35
 
53 만화 슬라임 퀘스트 01 [4] file 초싸릿골인 1314   2004-09-10 2008-10-09 22:35
 
52 일반 기로로 중사 [2] DeltaMK 1085   2004-09-08 2008-10-09 22:35
"케로로 너는끝장이다" "왜염" "너에게 북두의 혈을 찔렀기떄문이지" "살려주졓!!" "넌이미 주거있다" '타마마 이등병등장" "타마마! 나좀살려주저저젖!!" "꺼져라" "으악" 그렇게 케로로 중사는 꽃을 피우지 못한채 이세상에서 사라졌다 <SKILL> ...  
51 그림 크하핳 재밌음. [5] 카와이 1073   2004-08-29 2008-10-09 22:35
기달려봐요. 버퍼링이 좀 오래걸림.  
50 일반 강철의 연금술사색기 Extreme Convert Version Novel [2] DeltaMK 1180   2004-08-29 2008-10-09 22:35
에드워드 에르리크군은 길을걷고 있는데 저 멀리서 보이는건 알퐁스군이 아닌가 "형님아, 나 현자의돌 됬셈" (턱뼈가 부러지듯이 기뻐하며) "오쌓쌓!!!!!! 이제 우리 금단의 연성을하자꾸나" "인체연성을 해보았어요" "무에서 유로만드랒자" "영혼을 이 ...  
49 일반 [나무&낙엽 이야기] 1-4. 회사 회의실. [2] 明月 1042   2004-08-28 2008-10-09 22:35
✧4. 회사 회의실. 길게 늘어진 탁자와 그 옆에 놓인 의자들. 처음엔 그랬지만 지금은 의자위에 사람들로 차있었다. 시선을 대형 스크린에 고정시킨 체. “이번 신제품은 최신 단말기 AV2004를 썼으며... 다름 회사들의 ‘상품판매’보다는 품질과 기능을 ...  
48 일반 [나무&낙엽 이야기] 1-3. 엽천연의 집.[방-침대] [2] 明月 1180   2004-08-23 2008-12-20 23:17
✧3. 엽천연의 집.[방-침대] 벌떡. 이상한 꿈이었다. 가위에 눌린 듯. 침대에서 깨자, 뭔가가 짓눌렀던 느낌과 함께 땀에 축축히 젖은 몸이 느껴졌다. 머리가 망치로 얻어 맞은 듯 띵하게 아파와 손으로 머리를 받히고 침대에서 잠시 생각했다. ‘대체 무...  
47 일반 [나무&낙엽 이야기] 1-2.엽천연. 꿈(dream)속. [1] 明月 830   2004-08-23 2008-10-09 22:35
✧2. 엽천연. 꿈(dream)속. 뭉개 뭉개...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이 딱 그렇다. 뭉게구름 위. 솜사탕처럼 푹신하고 깨끗한 도화지처럼 새하얀 뭉게구름 위. 뜬 구름을 탄 듯, 묘한 기분이 든다. 사방이 온통 하얘, 정말 나밖에 없는 건지 둘러봤다. 저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