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이야기를 적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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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였는지 모르지만
동기들과 만나서 이야기하면서 과거 이야기를 하는데,
한 명이 긴가민가한 추억을 이야기 하자
다들 '그랬던 거 같아', '그랬어'로 가면서
그 사실이 진짜 있었던 것처럼 되어 버렸다.
근데 그 자리에서 나는 확실히 '그런 일 없었는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내가 기억 못 하는 것일 수도 있고,
정말 없었던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걸 확인하기란 쉽지 않다.
과거란 이미 존재하지 않는 거니까.
사람은 자신이 완벽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이 아니면
상대가 확신있게 '그때 이런 일이 있었죠'라고 말하면
'그랬나?', '그랬었지'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기억이란 게 정확하지 않으니 자신이 없는 거다.
그 자신감을 넘는 확신으로 이야기해주면 그걸 과거로 받아들인다.
사실 몇몇에게 실험도 해봤다.
특히 연극같은 걸 할 때는
연기자가 정신이 없을 때가 많기 때문에
'너는 이 부분 대사를 이렇게 했다'라고 말하면
진짜로 자신이 실수했다고 받아들인다.
나는 다른 이의 과거 조작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이것을 어떻게 활용할까 생각도 해봤지만...
... 사실 이런 이야기도 내가 조작한 과거이야기이지,
나는 그런 연구를 한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