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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이야기를 적는 공간



비가 온다. 세상을 덮는다.
모든 것을 씻겨내리는 비가.
세상을 덮는다. 비가 온다.

남아야 할 것. 기억해야 할 것.
사라져야 할 것. 잊어버려야 할 것.
모든 것을 다 쓸어버리고 나면
대체, 내겐 무엇이 남아있게 되는 걸까


흐르는 빗물. 우수(雨水). 우수(憂愁)에 메워진 당신의 얼굴.
귀 속에 아련히 퍼지는 빗소리. 우성(雨聲). 우성(偶成)의, 당신의 목적은 만족스러웠을지.


빗물 사이로 감은 눈을 비집고 따스한 것이 몰래 흘러내린다.
빗소리 사이로 닫힌 입을 비집고 소리없는 절규가 울려퍼진다.

남아야 할 것. 기억해야 할 것.
사라져야 할 것. 잊어버려야 할 것.
모든 것을 다 쓸어버리고 나면
대체, 내겐 무엇이 남아있게 되는 걸까

이 비가 그치면, 당신의 얼굴조차 잊어버릴까.
당신의 무심했던 행동도, 나를 기쁘게 했던 행동도.
이 비가 그치면, 모두 잊어버릴까.

초목이 생동한다. 달디단 망각수에 몸을 뒤틀며.
과거를 탈피하듯. 햇볕이 들게 되면 전부 잊어버릴 자그마한 모습을, 없애버리기 위해.

낙오자.
과거를 지우지 못하는, 낙오자.
눈을 깜박여 본다. 비가 흘러들어오지 못하게.
과거를 지우고 싶지 않은, 낙오자.
낙오자.

비가 온다. 세상을 덮는다.
모든 것을 씻겨내리는 비가.
세상을 덮는다. 비가 온다.

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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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걸 학교 숙제로 내도, 괜찮으려나. 창작 시.
조회 수 :
136
등록일 :
2004.07.22
02:51:16 (*.154.)
엮인글 :
게시글 주소 :
https://hondoom.com/zbxe/index.php?mid=free&document_srl=78782

우성호

2008.03.19
09:35:19
(*.117.113.197)
선생들이 '나이도 어린게 잘난척이군'이라고 하면서 내칩니다. 전 언제나 심오한 시만 쓰는데 선생들이 이해를 잘 못함

검룡

2008.03.19
09:35:19
(*.154.67.9)
역시 그렇겠지요?

검룡

2008.03.19
09:35:19
(*.154.67.9)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우, 어쨌든 다시 쓰기 귀찮으니 내기로 확정.

스쳐가는나그네

2008.03.19
09:35:19
(*.150.233.241)
비는 비다. 비유하지 말자.

검룡

2008.03.19
09:35:19
(*.154.67.9)
아니, 비유하지 말라고 하시면... 그럼 뭘 주제로 시를 써야 하는 겁니까...[.....]

스쳐가는나그네

2008.03.19
09:35:19
(*.150.233.241)
시는 이렇게 비가 내린다. 잘내린다. 끝없이 내려... (탕)

꿀꿀이

2008.03.19
09:35:19
(*.143.30.123)
속으로 내 시 짱이라고 지랄볶음중인거 다안다 씹쌔야 ^^

꿀꿀이

2008.03.19
09:35:19
(*.143.30.123)
속으로 내 시 짱이라고 지랄볶음중인거 다안다 씹쌔야 ^^^

꿀꿀이

2008.03.19
09:35:19
(*.143.30.123)
유딩도 쓸쑤있는 시 갔다 학교 숙제로 낸다니 돌았군 노망 걸렸나냐 쉬벌눔아?

행방불명

2008.03.19
09:35:19
(*.213.29.126)
그러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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