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아무도 찾지 않는 적막만이 흐르는 혼둠...
그래도 인터넷상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나의 공간, 펭도르 바이기 때문에 오랜만에 생각이 나서 글을 올려본다.
물론 블로그에 올렸던 과거 글을 가지고 올것이지만...
이름부터 강렬한 이 맥주. 이전에도 몇 번 마셔본적은 있지만 어째선지 마실 때마다 제대로 맛을 느끼며 글을 작성할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서 매번 그냥 넘어가곤 했는데, 드디어 맛을 제대로 느껴볼 기회가 생겼다.
원래 홉고블린이 처음 국내에서 선보였을 쯤에는 굉장히 비쌌던걸로 기억하는데, 이번에 근처 수입맥주 샵을 가보니
4캔에 9,500원이라는 매우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기에 바로 집어왔다.
- 이름 : 홉고블린 골드 (HOBGOBLIN Gold)
- 원산지 : 영국
- 도수 : 4.2%
- 종류 : 에일
일단 이름부터 홉고블린인만큼 당연히 마시자마자 느껴지는 씁쓸한 홉의 풀향, 원재료 항목을 보았을 때 밀맥아가 포함
되어있다고 쓰여있어서 밀맥주인가 생각했지만, 전혀 밀맥주 스러운 달달한 맛은 나지 않고, 호피한 느낌이 강하다.
재미있는 점은 씁쓸한 맛이 입안에서 오래 지속되는것이 아니라, 마치 칼로 끊는듯이 똑 떨어지는 느낌이 난다.
입에 머금자마자 느껴지는 씁쓸한 맛 이후로는 심플하게 맛이 똑 떨어져서 오히려 가볍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름에 걸맞는 씁쓸함 자체가 가볍다고 표현하기에는 강렬하다.
- 이름 : 홉고블린 (HOBGOBLIN )
- 원산지 : 영국
- 도수 : 4.5%
- 종류 : 에일
아마 사실은 이것이 홉고블린의 스탠다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홉고블린 골드 처럼 골든에일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색 자체는 다크에일에 가깝다. 개인적으로는 흑맥주류 특유의 캐러맬향이나 달달한 맛이 취향에 맞지 않아서 잔에 따르고
나서 으악! 했다. 하지만 그게 내 편견이었던것인지, 입맛이 변한것인지, 아니면 홉고블린은 조금 다른 것인지는 모르지만
마셨을 때 당연하게도 홉의 씁쓸한 맛이 나면서, 그 뒤에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달달한 맛이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
내 취향에도 맞는 맥주였다.
홉고블린이 비쌌던 시기를 알고 있기 때문에, 비싼 맥주라는 인식이 머리 한구석 어딘가에 박혀있어서인지 괜히
고급스러운 느낌도 나는 것 같아서 더 만족하고 마실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