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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별 고민 없이 다음 랭크도 팔라딘의 길을 걷게 되었고, 클-프-프-팔-팔이 되었다.
처음 레벨 세 자리를 달성하자 '꽤나 왔구나' 라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은 아니지만)
900원과 1000원은 100원 차이밖에 안 되지만, 자릿수가 바뀌면 느낌이 상당하지 않는가. 그런 느낌이다.
어느덧 120렙을 바라보게 되었고, 친구 놈은 이 게임에서 '템빨'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했지만
나는 아무래도 장비를 하나 하나 맞춰가면 그에 따른 달성감을 느끼는 것이 좋았기 때문에 120제 무기를 맞추려고 했다.
물망에 오른 것은 둔기 '발리아'와 한손검 '벨니웁'.
그동안 모은 돈으로 제작서를 사고, 들어가는 재료는 직접 구했다.
'발리아'에 들어가는 엘룸 방울 79개... 생각해 보면 어떻게 그걸 맨 정신으로 구했는지 싶다.
주말 내내 카틴 숲을 돌면서 보이는 엘룸은 전부 학살했다.
엘룸 방울이 필요한 제작 아이템은 많고, 일일 퀘스트에 필요하기도 하기 때문에 경쟁자가 꽤 있어 구하기 어려웠지만
목표를 달성하고 완성된 무기를 얻었을 때의 성취감은 매우 좋았다.
'벨니웁'을 만드는 데에는 별 다른 난이도 있는 재료가 필요하지 않았다. 갈고리야 엘룸 방울에 비하면 흔하니까.
친구 녀석은 위자드-위자드-위자드-파이로맨서-파이로맨서-파이로맨서로 뽕맛을 보겠다고 또 부캐를 키웠고
친구 녀석의 부캐는 무섭게 성장해 나와 동렙이 되었다.
그러던 중, 친구가 카타콤이라는 곳에 들어간다고 하였다.
카타콤의 양초 거미가 경험치를 많이 주어, 보스는 무시하고 양초 거미만 잡은 뒤 포기한다고 한다.
양초 거미는 얼음 속성이라 친구의 파이어볼-플레임 그라운드에 살살 녹았다.
나도 욕심이 나서 카타콤에 들어갔다.
거미가 판금 속성에 변이형 몬스터라 평타와 스마이트 데미지는 매우 잘 터졌다.
턴 언데드로 가끔씩 50000! 숫자가 뜨며 거미가 2~3마리 터져나갈 때 마다 엄청난 뽕맛을 느꼈다.
하지만 신.. 아니, 개발자는 냉정한 법. 딜과 힐을 모두 잘 하는 만능캐는 있을 수 없겠지.
힐이 되는 만큼 딜링은 도저히 친구의 파이로맨서를 따라갈 수 없었으며
친구 녀석이 열심히 카타콤을 솔플하는 동안 나는 115 인던에 힐러로 위장 취업을 했다.
(115 인던의 몬스터는 불 속성 공격을 맞으면 HP를 회복하기 때문에 파이로맨서 친구는 안 간댔다.)
당시 커뮤니티 상에서는 클레릭을 한번 가느냐, 두번 가느냐의 논쟁이 심했다.
사람들은 당연히 힐 장판이 많이 깔리는 클-클을 좋아했다.
클-프-프를 간 사람들은 "우리는 리바이브도 있고 매스 힐도 있고 기타 버프도 있고..." 라고 했지만
아무래도 "2클 미만은 힐러라고 하지 마!" 의 의견이 대다수였다.
나는 겪어본 적 없지만, 인던에서 파티를 구할 때 힐 장판이 몇 개나 깔리는지 '면접'을 보는 곳도 존재한다고 들었고.
나도 이러한 분위기에 휩쓸려 '나는 딜링도 힐링도 못 하는 애매한 놈' 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어서
광딜-단일딜-힐-링-탱의 제대로 된 구성이 된 파티에는 들어갈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항상 인던 앞에서 놀고 있는 애매애매한 직업들을 긁어모아 헬팟을 꾸려 인던을 돌았었다.
하지만, 개발사에서 "자동 매치로, 랜덤한 파티를 꾸려서 들어가면 경험치를 600% 더 준다!" 라고 정책을 바꾸었다.
600%라면, 5명이서 파티를 이루니 1명에게는 120%의 경험치가 들어가게 된다.
경험치량 120%라는 뽕맛에 취한 사람들은 너도 나도 자동 매칭 시스템을 사용해 인던에 들어가게 되었다.
5딜러의 헬팟을 경험한 사람들은 3클 2클 1클을 가리지 않고, 힐 장판이 5개만 깔려도 '오오 힐러님' 하면서 고마워 하였고
나는 애매하게 딜링도 할 수 있었기에 클레릭이 하나 둘 더 잡혀도 부담 없이 매칭을 할 수 있었으며
자동 매칭으로 인던 귀족과 천민의 차별이 사라지니 인던에 취직이 되지 않아 입구에서 손가락만 빨고 있던 시절도 안녕.
여기에 인던의 원거리 공격 몬스터의 공격력을 하향! 던전 난이도의 하락으로 필요한 힐량이 적어졌다.
아무튼, 나한테 굉장히 좋게 시스템이 바뀌어서 상당히 쾌적하게 인던을 돌았다는 말이다.
인던 취직만 바라보고 모든 솔플을 포기한 채 극힐러의 길을 걸은 사람들에게는 하늘이 무너지는 패치였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