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자유롭게 이야기를 적는 공간

#5

어느날 같은 부족원인 Z에게서 메일이 왔다.

 

"요즘 우리 부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너 요즘 점수 빨리 오르던데 네 생각을 들어보고 싶어."

 

n년에 걸친 부족전쟁 짬으로 이 녀석에게서 비릿한 냄새가 나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이 친구와의 잡담은 곧 부족 간부진에 대한 뒷담과 부족의 무능함에 대한 실망으로 주제가 옮겨졌고

곧 "다른 부족에 가입할테니 나와 함께하자"라는 주제가 되었다.

 

나는 다른 부족으로 갈아타는 것을 크게 원하지 않았는데 이유는

1. 현재 내가 위치한 곳은 현 부족의 후방이라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낮고 설령 전쟁이 전방에서 일어날 경우

나는 내 건물이나 자원이 공격당할 일 없이 방병이나 지원보내면 되는 꿀같은 입지인데

타 부족으로 옮길 경우 내 위치가 전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고

 

2. 요즘 부족전쟁은 간부진이 각 부족원의 마을 상태(보유 병력 및 건물 레벨)를 알 수 있기 때문에

무능한 족장이 관리하는 현 부족에서는 제대로 체크가 안 되고 있지만

제대로 된 부족에서는 내가 제대로 마을 운영을 안 하고 PP를 벌고 있다는 사실이 들켜 추방당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하지만 현 부족은 도시락 중의 도시락이라 계속 여기 있으면 언젠가 나도 마을을 빼앗길 확률이 농후하므로

부족을 옮기긴 옮겨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내가 그런 쓰레기같은 고민을 하고 있던 차 결국 Z는 우리 부족과 적대상태인 B부족으로 옮겨갔고

뻘쭘해진 나와 Z는 더 이상 연락을 주고받지 않았다...

 

#6

결국 부족을 갈아타기로 결심한 나는 족장에게 메일을 보냈다.

현재의 부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촉구하는 장문의 메일이었다.

 

"현재 우리 부족은 대규모 부족들인 P부족과 B부족 사이에 끼어 위기를 맞고 있다.

우리는 B부족에게 마을 하나를 잃었지만 현재 성장이 느려 전쟁을 수행할 병력이 없는 부족원이 대다수이고

디스코드 혹은 스카이프 등의 실시간 메신저를 이용한 소통도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인근의 대규모 부족인 M부족 혹은 V족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성장이 느린 플레이어들을 쳐내고 다른 플레이어들을 가입시키거나

혹은 다른 부족과 합병을 추진하는 조치가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타 부족들이 우리 부족의 유능한 플레이어들을 스카웃하고 있다. 당신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그들을 확신시킬 수 없다면 그들은 떠날 것이다.

부족이 나에게 충성하는 한 나도 부족에게 충성할 것이고, 당신의 결정을 따를 것이다. 답장을 곧 받기를 바란다."

 

물론 편지의 마지막에 저런 밑밥을 깔아놓는 것도 잊지 않는다.

하루가 지나도 이틀이 지나도 족장에게서 답장은 오지 않았다.

나는 속으로 만세를 불렀다. 내가 진짜로 부족의 미래를 걱정해서 저런 편지를 보냈겠는가?

나중에 부족을 갈아탔을 때 배신자를 숙청한다는 명분으로 나에게 공격을 가한다면

"나는 부족의 미래를 걱정하여 족장에게 간언을 올렸지만 족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나는 눈물을 머금고 부족을 나갈 수 밖에 없었다." 운운하며 언론플레이를 하기 위해 저런 편지를 보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날 근처의 M부족에서 나를 스카웃하겠다는 제의가 오는데...

 

나중에 계속 씁니다.

조회 수 :
117
등록일 :
2021.08.05
10:28:42 (*.168.186.55)
엮인글 :
게시글 주소 :
https://hondoom.com/zbxe/index.php?mid=free&document_srl=819724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대피소) 혼돈과 어둠의 디스코드 노루발 2023-09-05 372
공지 글 작성을 위해서는 회원 가입이 필요합니다. 노루발 2016-02-22 4936
15007 영통에 유희왕 매장이 열렸다고 해서 가봤습니다 노루발 2022-05-01 275
15006 유희왕 かをぽっぽのあ의 디바이너축 카구야GS file 노루발 2022-04-20 99
15005 유희왕 마스터듀얼 플래티넘 1 달성 file 노루발 2022-04-20 69
15004 유희왕 무지성 누메론 드래곤 멈춰! file 노루발 2022-04-11 85
15003 유희왕 파괴수카구야 운용시 참고할만한 글들 노루발 2022-04-11 37
15002 [돌죽] 요즘 다시 로그라이크 뽕이 차오릅니다. [1] 규라센 2022-03-31 69
15001 요즘 점심에 밥을 먹는다는게 큰 행복이었음을 느낍니다 [1] 노루발 2022-03-10 56
15000 요즘 유희왕 마스터듀얼을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2] 노루발 2022-03-01 51
14999 무능하고 게으른 사람이 [2] 노루발 2022-02-14 96
14998 곰마적님의 피의 발렌타인 [2] 흑곰 2022-02-08 50
14997 나이 드니까 [1] 흑곰 2022-02-01 195
14996 혼돈과 어둠의 땅은 세계관을 만드는 사이트입니다. [1] 흑곰 2022-01-27 179
14995 개오랜만입니다 [4] 흑곰 2022-01-26 604
14994 혼둠지가 나왔군요! [4] 규라센 2022-01-24 49
14993 새 해 인사 올립니다. [4] 규라센 2022-01-04 59
14992 게임을 완성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3] 노루발 2021-12-23 64
14991 되는 일은 없는데 하고싶은 일은 많고 [2] 노루발 2021-12-21 31
14990 킹 오브 도쿄라는 보드게임 굉장히 충격적이네요 [4] 노루발 2021-11-22 85
14989 매칭 시간이 늦게 잡히는건 슬픈 일입니다. [2] 정낙 2021-10-28 832
14988 웹게임 혼둠지 오픈베타를 11월 20일에 시작합니다. [5] 노루발 2021-10-13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