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이야기를 적는 공간
#3
사람에게 첫인상이라는 것이 있듯 부족에도 첫인상이라는 것이 있다.
부족을 볼 때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무엇인가? 아마도 부족의 프로필이다.
프로필을 잘 꾸며놨다고 좋은 부족은 아니지만 좋은 부족은 대부분 프로필을 잘 꾸며놨다.
현재 부족의 상태(가입을 받고 있는지? 외교는 받고 있는지?)와 이슈가 있으면 누구에게 연락해라 등
필요한 정보만 간결하게 전달하고 거기에 부족의 개성을 표시하기 위해 깔끔한 프로필 사진을 올려놓는다.
내가 들어간 부족은 정반대였다. 500점만 찍어도 무료 프리미엄을 주거늘 프로필 사진은 웬 데 없고
쓸데없는 정보만 주절주절 써놓은... 프로필만 봐도 "아 쟤들은 도시락이구나" 하는 감이 오는 그런 프로필을 가지고 있었다.
부족원끼리의 소통도 거의 없었다. 세계 초기 서로를 소개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논의하며
뉴비실드가 풀린 이후에는 털어먹은 늅늅이들의 리포트가 쉴새없이 올라와야 하는 부족 포럼에는 적막만이 감돌 뿐이었고
남들 다 쓰는 디스코드... 하다못해 스카이프도 없다.
더 가관인 것은 세계가 열리고 일주일만에 동맹 부족만 17개에 달했다는 것...
왜 그런가 보니 다른 부족과 동맹을 할 때 동맹의 동맹까지 불러왔기 때문이랜다...
게다가 17개 부족 중 대형 부족은 1군데뿐이고 (이마저도 나중에 정리당함) 나머지는 전부 고만고만한 도시락들...
하지만 어쩌겠어 내 주위에는 이런 애들밖에 없는걸?
옛날 같았으면 제대로 정신 박힌 친구들을 모아서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 창업했겠지만 이 세계에서의 나의 목표는
"최대한 사려서 끝까지 살아남고 최대한 많은 PP를 모은다" 이므로 가만히 있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가만히 있을 수 만은 없는 법. 부족의 운명을 바꿀 일들이 하나 둘 터지기 시작하는데...
#4
부족 후방에서 방병이나 뽑고 영농할 생각에 가득찬 나에게 어느날 한 통의 메일이 왔다.
K라는 사람이 보낸 메일이었는데, 뉴비실드가 풀리고 토실토실한 생광들이 생겨나는데
그 생광들이 전부 동맹이나 NAP에 가입되어 있어서 불만이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창검만 뽑으면서 닥영농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동맹과 NAP을 주렁주렁 단 상황이 좋아서
"헤헿 난 칭구들 많은게 좋아여 ㅎㅎ 그리구 우리 족장님이 알아서 하시겠지 ㅎㅎㅎ" 라고 답을 보냈지만
그 친구는 나 말고도 다른 사람들에게 메일을 보내고 포럼에서도 한바탕 해서
결국 주렁주렁 포도알 외교는 막을 내리게 되었다.
일주일이 지나고 121세계도 노블이 하나둘 나오고 있었다.
성장이 느린 우리 부족은 그런 거 없었고 나는 노블 뽑을 자원으로 저장고와 시장을 올려 자원을 팔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가 B부족에게 노블을 당하는 대사건이 발생했다.
웃긴 것은 노블타가 날아오는 와중에도 지원 요청이 일절 없었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 사건으로 인해 우리 부족은 B부족을 적으로 규정하게 되나
부족원의 반절은 작업장도 안 나온 절망적인 상황에서 전쟁을 수행할 능력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나에게 한 통의 메일이 오게 되었는데...
나중에 계속 씁니다.
크.. 부족전쟁..
저는 그 후속작인 그레폴리스를 더 많이 하긴 했는데.
추억의 이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