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이야기를 적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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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하는 것 자체에 너무 큰 무게를 두는 건 본말이 전도되는 것일지도...
물론 제가 게임으로 벌어먹고 사는 프로를 지망한다면 목숨걸고 완성하는 게 중요하겠죠.
일단 결과물이 나와야 대중에게 인정받기 때문이니까요.
(제대로 된 결과물이 몇 년째 나오지 않는 중임에도 대중의 지지를 얻는 케이스도 있겠지만
그런 건 게임 제작자가 아니라 흡사 컬트 교주와 같은 행태고, 일반적인 사례가 아니기 때문에 논의할 필요가 없겠죠)
하지만 만들려다 엎고 만들려다 엎고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같이 게임 만드는 사람들에게서도 놀림받다 보니 완성이라는 것에 너무 집착하게 됐습니다.
상상할 때는 자유롭게 하고, 만들 때는 현실적으로 하는 것이 이치에 맞을텐데
자유롭고, 제약이 없어야 하는 초기 단계에서도 너무 많은 것에 얽매이고 제한하며
현실적으로 완성할 수 있는, 만들어낼 수 있는 그저 그런 게임만 만들고자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게임을 만들고 있으니 재미없는 게임, 과제같은 게임, 남의 게임 클론이나 만들고 있는 것이고...
결과물을 꼭 내야 하는 것도 아닌데 결과물이 안 나온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는데 왜 나는 완성에 집착했나...
조금은 프리해도 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저도 이것저것 하는 것은 많지만 완성작은 막상 하나도 없어 스스로 미약하게 느껴지고, 젊은 나이지만 가정이 생기면 그땐 끝이라는 생각에 조바심이 들어 완성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저도 나중에는 노루발님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기는 하지만 당장 무언가라도 남겨보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