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자유롭게 이야기를 적는 공간

한번은 자연스런 질서가 내 앞에 완벽하게 펼쳐진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매우 특이한 형태로 내 앞에 나타났습니다.
그날 나는 뉴욕에서 1,500명의 청중 앞에서 강연을 했습니다.
강연이 끝나자 수백 명이 내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렸습니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싶었지만 공항으로 떠나야 할 시간이 가까워졌습니다. 몇 사람에게 더 사인을 해주고 나서 나는 서둘러 출발했습니다.
허둥지둥 공항으로 달려가 청사 안으로 들어가니 비행기 출발이 15분 늦춰져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출발이 지연되어 화장실에 갈 시간을 벌 수 있었습니다. 사실 그때까지 화장실에 가고 싶은 것을 꾹 참고 있던 터였습니다. 화장실 변기에 앉아 있는데 누군가가 밖에서 말을 걸었습니다.
"로스 박사님 , 괜찮으시다면……."
나는 '무슨 일이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내가 쓴 책 한권이 펜과
함께 화장실 문 아래 틈으로 들어왔습니다.
나는"아뇨, 안 괜찮은데요."하며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화장실에서 나가기 전까지 시간을 더 끌 수도 있었지만,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밖으로 나가 보니 뜻밖에도 수녀 한 명이 서 있었습니다. 나는 그녀에게 별로 다정하지 않은 투로 "당신을 절대 잊지 못할 거예요."하고 말했습니다.
'어떻게 화장실에서 제대로 볼 일도 못 보게 방해할 수 있죠!'라는 말이 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았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무나 감사해요. 이건 하느님의 은총이에요."
그녀는 내가 자신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걸 알아차리고는 다시 말했습니다.
"제 말이 무슨 뜻인지 설명 드릴게요."
사실 나는 그 상황이 약간 싫었습니다. '도대체 이 여자는 왜 이런 식으로 나를 가로막는 거지?'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그녀의 순수함에는 엄청난 힘이 들어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녀는 말했습니다.
"제 동료 수녀가 지금 병상에서 죽어가고 있어요. 그녀는 박사님의 강연 날을 손꼽아 기다렸어요. 너무나도 오고 싶어 했지만 몸이 아파서 올 수가 없었어요. 저는 그녀를 위해 무엇인가 해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박사님의 강연을 대신 듣고, 녹음을 하고 , 또 박사님이 친필로 사인하신 책을 선물하려고 했어요. 그것이 친구에게 얼마나 소중한 기념이 될지 알기 때문에 한 시간 넘게 줄을 서서 기다렸어요. 그런데 제 앞으로 몇 사람 남지 않았을 때 , 박사님은 떠나셔야만 했어요. 박사님의 사인을 받기 위해 제 힘이 닿는 한도
내에서 온갖 노력을 기울였는데도 안타깝게 기회를 놓치고 말았어요.
박사님이 이 화장실로 들어오시는 걸 본 순간 , 제가 왜 이 상황을 하느님의 은총이라고 생각했는지 이제 이해하시겠어요? 이 우주가 박사님과 저를 같은 공항, 같은 비행기로 이끌었고, 같은 시각에 같은 화장실로 인도한 셈이잖아요?
그녀는 내가 어디로 갈지, 이도시를 벗어날지, 어느 공항으로 갈지 , 심지어 비행기를 타고 갈지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나와 화장실에서 마주쳤을 때
그녀는 정말 너무도 놀랐을 것입니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이미 일어나도록 예정된 일에 대해, 그것을 막거나 조종하려는 노력이 무의미한 행동임을 깨달았습니다. 세상에 우연이란 없으며, 모든 일은 신의 치밀한 계획에 따라 일어납니다. '진정한 힘'이란 그런 것입니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 백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7-03-06 22:22)
조회 수 :
102
등록일 :
2007.03.07
04:51:12 (*.205.)
엮인글 :
게시글 주소 :
https://hondoom.com/zbxe/index.php?mid=free&document_srl=145299

뮤턴초밥

2008.03.21
15:58:13
(*.13.32.217)
다른사람이 쓴걸 올리는곳이 창작탑이었나?

백곰

2008.03.21
15:58:13
(*.223.112.247)
아제발

장 펭돌

2008.03.21
15:58:13
(*.49.200.103)
이분.. ㄷㄷ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sort 날짜 최근 수정일
공지 (대피소) 혼돈과 어둠의 디스코드 노루발 144   2023-09-05 2023-09-05 16:05
공지 글 작성을 위해서는 회원 가입이 필요합니다. 노루발 4701   2016-02-22 2021-07-06 09:43
12089 요즘 만물상,미알농장이 [4] 엘리트퐁 305   2008-11-28 2008-11-28 18:29
아무런 업뎃도 되고있지 않아!! 이..이건 무슨조화지?  
12088 흠.. 과거에 비해 변한사람들이.. [15] 포와로 420   2008-11-28 2008-11-30 04:59
고대멤버는 아니지만 올드멤버라고 생각하는 1人이올시다 활동하던때 부터 쭉 있었던게 아니라 (특히 07년과 08년도의 공백) 지금 보면 뉴페이스들이 많고 말투라던가 행동이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변하신분들이 제법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인 주...  
12087 패치후 설정 문제로... [2] 똥똥배 486   2008-11-28 2008-11-28 18:27
쪽지 기능이 안 되었음. 이제 고쳤지만. 그나저나 아무도 이야기를 안 해주다니. 다들 쪽지 보내는 일이 없나 보군요. 그러고 보니 확인 못한 쪽지들이 몇개 있더군요. 아무튼 쪽지 기능은 zeroboard4 때가 좋았는데.  
12086 [UCC] 한국 여고생 vs 스웨덴 여고생..웃겨 [2] 운영팀 398   2008-11-28 2008-11-29 03:36
버퍼링中~잠시대기^^  
12085 흣흣 [5] 푸~라면 330   2008-11-30 2008-11-30 05:28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12084 뱀밥의 싸움좀 할것같은 자세 [1] file 장펭돌 433   2008-11-27 2008-11-29 03:33
 
12083 남극 대륙 전도 [4] 행방불명 463   2008-11-27 2008-11-28 01:46
[혼돈력 7세기 경에 제작된 남극 대륙 지도. 제작자는 방랑의 이군님으로 알고 있음.] 왠지 여기에다 글을 올리려 하면 제목하고 글내용을 다르게 올려야 직성이 풀리는네요. 버릇이 되었나.. 제가 여기서 약 4년간을 활동했으니까, 20대의 많은 부분을 보낸...  
12082 로스트사가 캐릭터 동영상 [2] MayM 424   2008-11-27 2008-11-29 03:45
요즘 하고있는 게임입니다.'로스트사가'. 대전게임이고, 게임이나 영화에 나오는 모든 직업을 구현하는것이 게임제작의 목표라는군요. 현재 클로즈베타중이라 회원가입이 제한되어있긴하지만 이메일주소 적어주시면 제가 가지고있는 쿠폰번호를 드리겠습니다....  
12081 곤충 표본 [2] file 쿠로쇼우 380   2008-11-27 2008-11-27 07:21
 
12080 으아 장난아니네요. [1] 슈퍼타이 412   2008-11-27 2008-11-28 09:10
엘레덴타 연대기 스토리나 세계관 같은것 계속 구상하고 있는데 왠지 기묘한 보이지 않는 틀에 갖혀서 이렇게 뻗어 나가야지 싶으면 왠지 이러면 안될것같다고 막혀버리고 그렇다고 좁게 생각하려니 재미가 하나도 없어보이고 이것참... 애매한 세계관이란 참 ...  
12079 오래만 인가요? [2] 유격장군 333   2008-11-27 2008-11-27 08:02
여태 까지 로그인않하고 들어기 했지만 그런데 컴퓨터가 해킹당했지만 다시 복구된에 따라 오래만에 왔습니다.  
12078 두발규제.. [12] Dr.휴라기 316   2008-11-27 2008-12-05 02:31
얼마전에 분단일기에 두발규제는 위법이라고 헌법 들먹이며 적어내려갔더니 담임선생님께 쓴소리를 들었답니다 ;ㅅ; 두발규제 위법 아닌가요? 헌법 제 10조, 11조, 12조, 37조.. 등에 걸리는것 같은데 ;ㅅ;  
12077 MayM님 외에 몇몇분들에게 [11] 장펭돌 454   2008-11-27 2008-11-27 17:21
혼둠에서 신경쓰지 말아야할 몇가지, 알아두면 좋은것 몇가지 1. 나(자기 스스로)를 까대는것 혼둠의 특성상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까는게 몸에 베어있는 사람들이 많음 사실 좋다고 말하긴 그렇지만, 그냥 무시하는게 속편함 그거 하나하나 다 신경쓰고 ...  
12076 과거의 글을 읽다가 재밌는것을 발견 [4] 장펭돌 510   2008-11-26 2008-11-29 03:38
--------------------------------------------------------------------- 사과 재가 → 제가 홰이크 → 페이크 또는 훼이크 갬 → 겜 잘안됍니다 → 잘 안됩니다. 갇다버려 → 갔다버려 뭐.. 열심히 만들면 될텐데.. 근성부족.. --------------------------------...  
12075 아놔, 윈도우XP [2] 똥똥배 455   2008-11-26 2008-11-27 17:20
윈도우 정품쓰면서 이렇게 짜증날 데가... 메모리를 1G에서 2G로 확장했는데 하드웨어 바뀐 것 때문에 정품 인증이 안 되어서 XP를 사용 못 할 판입니다. 게다가 억울한 건 인증 제한을 모르고 도중에 메모리가 잘못 꽂히거나 USB 연결되었을 때마다 새로 인증...  
12074 남들 추억 들어보면 [5] 똥똥배 330   2008-11-26 2008-11-27 05:07
학창시절에 삥 뜯긴 추억이 있는 사람이 많은 것도 같고... 그러고 보면 전 한번도 그런 적이 없네요. 희미하지만 중학교 때인가... 그런 아이들이 '쟤가 무슨 돈이 있겠어.'라면서 지나가던 것 같기도 하고. 없어 보였나 봐요.  
12073 원숭이 패러디물 중에서 [2] 흑곰 376   2008-11-25 2008-11-25 18:28
레고는 좀 놀랐습니다.. 대단한 분이십니다.  
12072 네이버에서 궁금한 사람 [2] 똥똥배 456   2008-11-25 2008-11-25 23:49
네이버 도전만화가에 만화를 올리면 꼭 반점 주시는 분이 계십니다. 처음에는 그림이 후지니까 보고 줄 수도 있지 생각했는데 말이죠. 근 3일간 아무도 반점을 주지 않아서 모두 10점이었습니다. 근데 오늘 다시 오셔서 3개를 모두 깎아 두셨군요. 누군지 몰라...  
12071 후아 [3] file 외계생물체 375   2008-11-25 2008-11-26 03:01
 
12070 그러고보니 똥똥배님은... [5] 장펭돌 415   2008-11-24 2019-03-19 23:15
만화 하나를 완결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려서 계속 하나만을 그리다 보니 도저히 못하겠어서 다중연재를 하시겠다고 말씀하셨었는데, 마법천사 원숭이의 대박 행진으로 인해서 어느새 스스로 한 이야기를 까맣게 잊고 마법천사 원숭이 하나만 버닝하며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