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이야기를 적는 공간
집에서 작사삼매경에 빠져있다보니, 나갈 시기를 놓쳐서 늦게 출발했다.
일단 핸드폰에는 펭돌 전화번호만이 입력되어 있었기에, 그 편으로 연락해두고 집을 나섰다.
날씨는 개더웠다.
그 쪽은 이미 다 모여있는 상태였는데, 상황은 잘 알 수 없지만 분위기를 상상해보니 별로일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빨리 가서 분위기를 띄우려고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모인 사람 중에 심하게 오바하는 캐릭터가 있으면 편한데, 그 쪽에 그런 캐릭터가 없는 듯 해서 내가 그런 캐릭터 역시 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갔더니 예상이 좀 들어맞은 듯 했다.
서로 뻘쭘해하는 느낌이 들어서 맘만 먹으면 말 많이 하는 편이라 그냥 열심히 지껄였다.
여튼 분위기가 좀 괜찮아지고, 나의 강력한 주장으로 대슬 집에 가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상당한 민폐를 끼쳤다.
대슬에게는 미안하지만 딱히 대안이 생각나지 않아 어쩔 수 없었음. 정말 미안하다.
그래도 그런 것 때문에 분위기가 다시 다운되면 안되니까 사과를 하는 편보다 그냥 개새끼 역할을 맡고 나 나름의 진행을 해나갔다.
다른 사람 생각이 어쨋든 일단 내 이미지가 안좋아져도 쾌활한 분위기를 유지하는게 중요했으니까, 그랬던거고.
참고로 나의 경우엔, 누굴 싫어하거나 하는 일이 전무한 편이고 까인 것에 대해 기억도 안하고 담아두는 것도 없기 때문에 남의 기분을 소홀히 하는 면이 있다.
혹시 상처 받은 사람이 있다면 너그러이 용서해주시길 바란다.
어쨋든 마작을 하고, 우노를 하고, 그랬더랬지.
게임 설명을 하고, 듣고, 물어보고 하는 과정에서 말도 다들 많이 했고.
까거나 까이거나 하면서 어색한 것도 다 풀렸고 아주 재밌었다. 전체적으로 즐거운 분위기였다.
다음에 또 만나면 더 재미있게 놀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대슬은 선약도 파토내고, 집도 풍비박산나고, 돈도 다 내서 표정이 안 좋아보였는데 부디 착각이길. 고맙고 동시에 미안하군.
여튼 잘 헤어졌고, 재밌었다.
첨에 흑곰 오기전에는 내가 대슬 가면서 개샊기역할 하고 있었는데
더 개샊기가 와줘서 다행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