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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삼국지를 좋아해서 여러번 읽었는데, 볼때마다 든 생각이 왜 우리나라는 이런 역사소설이 없을까 였습니다. 중국 삼국지에 대해선 잘 알고 있으면서 우리나라 역사는 잘 모른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느끼면서도 '우리나라 역사를 소재로 이런 재밌는 소설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죠.
어제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잠시 쉴겸 자료실에 가서 서가를 둘러보던 중 [우리나라 삼국지]라는 제목이 눈에 띄더군요.
어! 하면서 뽑아서 처음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글쓴이는 중국삼국지를 보면서 저와 같은 생각을 한 모양입니다. 그러다 결국 자기가 [우리나라 삼국지]라는 책을 써버린거죠.
추천글도 읽고 머리말도 읽고 본문에 들어갔는데 이야기의 시작은 주몽이 '튀는' 장면입니다. 근데 한 장 읽고 실망했습니다.
주몽 왈 "나는 물의 신 하백의 외손자요, 천제의 아들이니 .. 어쩌구저쩌구.." 그러니까 강에 거북이가 와서 다리를 놔주고 어쩌고...
제가 원한건 신화가 아니라 역사소설입니다. 여튼 대단히 실망해서 몇장 읽고 도로 갖다놨죠. 내가 원하는 바로 그런 소설은 없는걸까요?
그리고 우리나라 삼국지가 '흥하지' 못하는 이유는 시대가 너무 길기때문이 아닌가 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위에 쓴 [우리나라 삼국지] 1권이 주몽이 도망치는 장면부터 그의 증손자인 호동왕자가 낙랑공주와 눈맞는 장면까진데, 이래선 사건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고 등장인물에게 정을 붙이기가 어렵죠. 삼국지로 치면 조조가 하진 밑에 있을때부터 그 손자인 조예가 즉위중일때까지를 한권에 쑤셔넣었으니...
삼국지를 읽을땐 난 얘가 좋아, 난 쟤가 좋아 하면서 등장인물들에 정을 붙이게 되는데 우리나라 삼국지는 그러기 힘든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