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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로,애,락으로 대표되는 인간의 수많은 감정들. 이 감정은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가. 나는 오랜시간 이 감정의 근원에 대해 연구해왔다. 이제 나의 연구결과를 모두에게 공개한다.
이 세계에는 수많은 감정의 덩어리들이 떠다니고있다. 기쁨의 덩어리, 슬픔의 덩어리, 분노의 덩어리... 감정의 덩어리들은 이리저리 뒤섞여 떠다니며 수많은 인간의 몸을 투과하여 지나간다. 감정의 덩어리가 투과하고 나면 피투과자에게는 감정의 편린이 남아 일정시간동안 그 감정을 느끼게된다.
인간에게는 뇌가 있다. 뇌에는 기억이 저장되어있다. 실제로 인간이란 뇌의 조종을 받는 유기체인것이다. 말하자면, 뇌가 존재하기위한 껍데기라고 할 수 있는것이다. 뇌에게 감정이란 없다. 인간이 감정을 느끼는 이유는 오로지 감정의 덩어리들 때문이다. 뇌는 종종 살아남기위해 감정을 이용한다. 예를 들면, 소유물이 빼앗길때는 분노의 덩어리를 끌어들여 인간이 분노를 느끼도록 해서 약탈자에 대항해 싸우도록 하는것이다.
감정의 덩어리는 같은 종류의 덩어리도 있고, 다른 종류의 덩어리도 있다. 온 우주에 감정의 덩어리들이 떠돌아다니고 있는데 간혹 밀도가 큰(감정의 강도를 밀도로 표현하기로 한다.) 감정의 덩어리가 있다. 보통의 감정들은 떠돌아다니지만 이런 밀도가 큰 감정들은 간혹 제자리에 정지해있기도 한다. 일부 감정을 보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사람들은 이 감정을 '영혼'이라 부른다. 그러나 그것이 실제로 영혼은 아니다. 그들이 '영혼'에서 읽는 기억은 감정의 덩어리가 인간을 투과하며 가지고나온 자그마한 조각일뿐이다. 말하자면 영혼의 기억을 읽는자들은 실제로는 누군가의 기억의 흔적을 보는것이다. 이러한 밀도가 큰 감정덩어리가 인간에게 고착되는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를 '귀신에 씌었다'고들 표현한다. 사실 '귀신에 씌인' 현상은 강력한 감정이 신체를 잠식하여 인간의 지배권이 뇌에서 감정덩어리로 넘어간것뿐이다. 다만 뇌도 끊임없이 감정과 싸우며 지배권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므로 정신이 들었다 말았다 하는것이다.
일부 뇌는 감정에 영향을 받지 않거나 영향을 적게 받는법을 터득했다. 그들은 감정의 덩어리가 지나가더라도 강력한 의지로 재빨리 감정의 편린을 제거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뇌들도 제거할 수 없는 감정의 편린이 있다. 그것이 연민의 감정, 양심의 감정등이다. 이 감정들은 전 우주에 균일한 밀도로 펴져있다. 그래서 이런 감정들의 편린을 제거하더라도 곧바로 새로운 편린이 자리잡는것이다. (나는 이것은 상존감정이라 부른다.) 즉, 인간은 연민, 양심등의 감정의 바다에서 헤엄치며 다른 감정과 조우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런 상존감정들은 그 밀도가 작기때문에 평소에는 인간에게 영향을 주지 못한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다른 감정들이 옅어질때 인간은 상존감정을 느끼게된다. 상존감정은 오랜시간동안 인간과 접촉해있었기때문에 한번 발현하면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쉽게 떨쳐낼 수 없다.
사실 이 모든 연구결과보다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사실 이건 다 뻐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