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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내용을 기록하는 곳

영웅전설

서기

198년, 아일 최후의 요새 함락당하다.


같은 해, 아일 수도 방벽 뚫리다.


같은 해, 아일 대장군이 두갈드 총리대신 살해하다.


같은 해, 아일 수도 방위 성공하다.


199년, 아일 대장군이 두갈드의 공주를 아내로 맞이하다.


같은 해, 두갈드와 아일이 동맹을 체결하고, 아일이 약간의 영토를 돌려받다.


200년, 임신중이던 공주가 대장군을 살해하고 자결하다.


이듬해 원년, 아일 왕국이 멸망하다.



아일의 대장군은 좋은 인간이랑은 거리가 먼 덩치 큰 폭군이었고..


우리 편 총리대신은 너무 착한 사람이라 문제였구요.


그래서 시가전 때, 적군에게 너무 자비로웠고


그러자 전쟁이 중구난방이 되어 그 틈에 살해당한겁니다.


당시 분대장이던 저는 시가전 돌입 전에, 너무 자비로운 총리대신의 처사에 반대했지만,


말 그대로 분대장밖에 안되는 사람이라 힘이 약해서 할 수 있는게 없었습니다.


공주는.. 괜찮은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제 연인이었죠. 작은 왕국이니까 별로 대단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착하고 성격도 밝고, 좀 더럽지만.. 가끔씩 이상한 행동을 했는데


그건 여자이기 때문이라 그랬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쟁이 끝난 후 이듬해, 대장군과 결혼하겠다고 했을 때


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굉장히 화가 났습니다.


그녀라면 당연히 왕국 때문에라도 자결할꺼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저는 그녀의 결혼식에도 몰래 참가했었는데,


그녀는 그다지 좋지도 않지만, 싫지만도 않은 미묘한 표정이었습니다.


그 때, 제가 화가 난 것은 그녀가 공주로써 책무를 다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아니면 제 연인이었기 때문인지,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 후로 왕국에 돌아온 저는, 모든 것을 잊고 오직 무예에만 몰두했습니다.


언젠가 우리 총리대신과 아일의 대장군, 그리고 배신자 공주를 죽이기 위함이었죠.


그렇게 일년이 흐르고.. 저는 군단장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작은 국가였기 때문에, 군단장은 사실상 군 최고 통수권자와 같은 직책이었죠.


그리고 다시 반 년 가까이 흘러, 저는 다시 아일에 침략 전쟁을 개시했습니다.


당시에 저는, 이것이 원한을 해소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정말 열심히 준비했었던 것 같습니다.


전쟁은, 어렵지 않게 우리의 승리로 다가왔습니다.


적의 요새는 하나씩 침몰하게 되었고, 그런 와중 나의 원수는 모습을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참 이상한 일이었지만, 저는 곧 그런 생각을 떨쳐냈습니다.


이제 마지막 전쟁인 수도방위전만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우리는 길어질꺼라 예상했던 수도마저도 너무나 간단하게 함락했습니다.


나는 수도를 함락하자마자, 우리 군에게 수도를 철저히 파괴하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리고 여자와 아이도 살려두지 말라고 했죠. 저는 화가 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명령을 내리고, 저는 제가 믿는 몇 안되는 부하들과 함께 성의 계단을 올랐습니다.


마침내 원한을 풀 때가 온 것이지요.


하지만, 대장군은 집무실에 없었습니다. 이미 도망간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부하로부터 대장군을 찾았다는 보고가 올라왔습니다.


부하 몇을 이끌고 급히 이동한 그 곳은, 대장군의 침실이었습니다.


그렇게 문을 여는 순간, 저는 두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는 나의 원수가 전쟁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이유이고,


다른 하나는, 공주가 나라를 배신했던 이유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공주는 한 번도 나라를 배신했던 적이 없습니다.


왜냐면, 지금 공주는 대장군의 시체 위에서, 자신의 목에 단검을 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공주는 한 번도 그 때의 일을 잊은 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나라는 물론, 나조차도 배신한 적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녀는 내가 다시 복수하러 올 것을 알고, 그때까지 원수의 아내로써 지내왔기 때문이지요.


이 얼마나 무한한 신뢰인지.. 그에 비하면 저는 얼마나 어리석은 사람이었는지..


그렇게.. 영원같은 찰나가 지나고, 모든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게 된 저는 천천히 공주에게 다가갔습니다.


하지만 공주는 저를 곁눈질로 한 번 바라보고, 자신의 배를 한 번 쓰다듬은 다음, 칼로 자신의 목을 찔렀습니다.


마주보는 위치의 창살에서 햇빛이 비치고, 공주는 거짓말처럼 서서히 앞으로 기울어져 갔습니다.


저는 그 때의 일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바로 이 순간까지도..



그렇게, 아일은 멸망했습니다.


일주일도 되지 않는 짦은 시간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모든 것을 버리고 수도 구석에 작은 집을 얻어 살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다른 여자를 아내로 맞아 가정을 꾸리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고,


저는 제 전용 병사 한 둘에게 횡포를 부리며, 매일 술을 마시며 주정을 부렸습니다.


그렇게, 마법사를 만나기 전 까지, 계속 자신을 어리석다며 책망하면서 살았죠.


여기까지가 마법사를 만나기까지의 이야기입니다.


그 후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마법사가 어떤 사람인지는 제가 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마법사를 만나게 되면, 직접 물어보도록 하십시오. 아마 머지 않아 직접 만나게 될 것입니다.


..긴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죽기 전에 누군가에게 이야기 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그것도, 저와는 다른 결말을 이끌어 냈을지도 모를 당신들이라서.. 더 기쁩니다.


(뒤의 두 줄은 내용 변동이 있을지도 몰라서 삭제합니다.)

조회 수 :
693
등록일 :
2012.11.13
21:10:33 (*.214.11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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