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내용을 기록하는 곳
요괴 꿈
익명음.. 이 꿈 설명하기 참 어려운데..
이 꿈의 주역들은 대부분 인간이 아니고, 이 꿈에서는 나 역시 인간이 아니다.
하지만, 내가 알기로, 처음부터 끝까지 인간 없이 요괴만 나오는 작품은 본 적이 없으니, 적절한 예시가 들기 어렵다.
주인공인 나의 이름은.. 정확히는 기억이 안난다. 사실 기억이 났었는데, 메모하기 전에 까먹었다.
그나마 상당히 비슷한 이름이, '인간이 아닌 어떤 것'.이다.
꿈은 엄청나게 많다.. 거의 7개쯤 되지만, 그 중에 특히 기억나는게 4개쯤 있다.
첫번째는 시험 공부하다가 새벽에 아랫마을 가게로 먹을거리 사러 가는 꿈.
그런데 나와 룸메이트가 있는 곳과, 그 아랫마을 사이에는 엄청난 크기의 크레바스(?)가 있고
그 크레바스 왼쪽, 오른쪽 끝에 엄청나게 커다란 계단이 있다. 그니까 케이블카 같은 느낌의 계단이.
음.. 이 꿈은 사사로운 내용은 많지만, 그다지 재밌는건 아니고.. 단지 내가 주전부리를 들고 오면서,
실수로 주전부리는 물론, 열쇠마저 다 떨어트려 버렸다는 것? 그런 기분 나쁜 꿈이다.
사실 등장인물들이 요괴인지조차 가물가물 하다.
그리고 두번째 꿈. 아마 여기부터 요괴와 '인간이 아닌 어떤 것'이 주역이 되는 것 같다.
느낌은.. 설명하기가 어려운데, <경소회화>와 비슷한 느낌인 것 같다.
단지 좀 더 시골이고, 건물 양식도 일본적이지 않고, 음.. 지구적이지 않은 느낌의 시골이었다.
몇개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기억나는게 달걀귀신이다.
이 달걀귀신은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그런 귀신이 아니고, 얼굴에 달걀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데,
사실 벗으면 아주 미인이다.. 그리고 사실 직업도 가수가 맞다. 그것도 비주얼 인기 가수.
흑발에 참 예뻤지.. 아무튼. 어느 날, 마을의 유명한 요릿집에 이 요괴가 와서 달걀 요리를 시킨다.
그러자, 음식점 주인 왈, "손님, 듣자니 손님께선 달걀을 먹으시면 안되는 것으로 압니다만..?"
(당연하지만, 두번째, 세번째 꿈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은 다 요괴다.)
사실, 달걀귀신이 달걀을 먹으면 몸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서 터지는 것이다.
(죽지는 않는 것 같은데, 처음엔 타르트? 아니, 빵처럼 예쁘게 부풀어 오르더니 한개반쯤 먹으면 폭발하는 것으로.)
그러자 그 달걀 요괴가 마스크를 벗고, 아주 예쁜 여자가 나온다. 그러자 갑자기 나인가 점장 주인이 반응했는데,
왜냐하면 나인가 점장 주인이 그 가수의 엄청난 팬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잠시 데자뷰처럼 회상이 나오고.. 그런데 신인 데뷔를 130년 전에 했네? 외모 나이는 스물아홉 남짓이지만.
아무튼.. 이러저러 하면서, 그 달걀귀신이 달걀을 먹고 싶다고 마구 뗑깡 부리고
나는 그 달걀귀신이 달걀을 먹을 수 있도록 의뢰를 받고 해결하는 것이 두번째 에피소드였다.
그리고 세번째 에피소드.
세번째 에피소드는 네번째 에피소드와 함꼐인지 별개인지 좀 가물가물하다.
음.. 여기선 요괴가 나오긴 하는데 주역은 아닌 것 같다.
내용은 초국적 가족형 기업(그니까, 삼성 같은.)이, 최근 새롭게 유망주로 부상한 어떤 사업에 참여하는 이야기다.
별 말 할 건 없고.. 그냥 검은 옷 입은 가족들이 요괴였나? 아니었나.. 가물가물 하지만, 아마 아닌 것 같다.
상전이라 부르기에 아까움 없는 쟁탈전이 묘미인 꿈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 에피소드의 삼남정도 되는 남자가 뛰어다니던 중, 우연히 아름다운 노랫 소리를 듣고 돌아보니,
거기에 요괴가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요괴는 우리가 통설적으로 봤을 때, 노래와는 전혀 접점이 없는 요괴였다.
어떤 요괴였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리고 노래도 어떤 노래였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내가 자주 듣는 노래 장르에서, 그다지 신나지는 않은 듯한 어떤 노래를 불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그게 정말 생생하고, MP3로 듣는 것 처럼 잘 불러서 매우 기억에 남았던 꿈이다.
그 삼남과 요괴의 이미지적 관계는 <늑대와 향신료>라는 책으로 잘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늑대는 없고, 요괴는 절박하지 않지만, 적어도 삼남의 이미지는 이것과 비슷했다.
그 외에 꽤 재밌는 에피소드가 많았는데, 하여튼 요점은 인간 없이 요괴만 나오는 에피소드란 것이다.
그것도 외전이 아닌, 순수한. 사고방식이나 시간 관념이 인간과 달리 아득한 경우가 많아서 꽤 재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