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내용을 기록하는 곳
꿈 속은 부자연스러운 내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한다.
동생이 없는데 자연스럽게 동생이 생기고,
집이 이사를 가지도 않았는데 낯선 곳에 위치한 집을 내 집이라고 받아들이고.
그러한 부자연스러움을 자각하게 된 경우
자각몽을 꾸게 될 것인가 꿈이 붕괴될 것인가?
아직까지 그런 경험이 없어 잘 모르겠다.
이번 꿈은 내가 신병이 되어 훈련소를 들어가게 되는 꿈이다.
정확히 말하면 훈련소를 '다시' 들어가는 꿈이다.
진작에 훈련소 교육을 받고 복무를 진행했던 나이건만,
다시 훈련소를 들어가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글을 쓰는 지금 깨닫는 것은 다시 들어가게 된 계기는 먼저 심각한 사건이 터졌기 때문이었다.
스릴러 영화와 같이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는데,
치료를 잘못받아 괴물로 변한 어떤 군인이 치료를 진행 한 의사에게 복수를 하여
중상을 입혔고, 신병인 나는 한 장교와 함께 중상을 입은 의사를 의무실로 옮기는 의무를 맡았다.
괴물의 눈을 피하기 위해, 또는 비를 피하기 위해 종이 박스를 겉에 쓰고 의사를 옮겼다.
의사를 옮기면서 느낀 것은 괴물에 대한 두려움이 아닌
함께 옮기는 장교에 대한 경외심과 자긍심이었던다.
대략 AKIRA에 나오는 미군과 같은 외형을 지닌 채
위험한 임무임에도 은근한 미소를 지으며 당연히 해야될 일을 하고 있고,
당연히 성공할 것이다라는 뉘앙스로 행동하는 그의 모습이 무척 인상깊었다.
그 장교와 함께 의사를 옮기면서 함께 건물로 들어갔는데, (날씨는 맑아졌다.)
건물 비상 계단은 철골로 되어 아래가 훤히 보였다.
계단을 올라가자 수 많은 부사관과 장교들이 계단 위에 있어 나는 쉴 새없이 경례를 했고
몇 몇 나와 같은 신병들을 만나면 서로서로 경례를 해서 서로의 멍청함을 확인 할 수 있었다.
한 7층 쯤 올라가서 건물로 들어서자 여러 신병들이 마치 대학교 강의를 들으러 온 학생들처럼
복도에 즐비해 잡담을 나누고 있었고 이 건물에 특별한 용무가 없음을 깨닫고 다시 지상으로 내려갔다.
내려갔을 때는 아까의 비상 계단이 아닌 건물 내부의 계단을 이용했다.
이후의 기억은 일관된 공간에서 진행되지 않는다.
내 방에 있었던 것도 같고 혹은 훈련소에 대한 대략적인 상황이
이전에 봤던 만화 '짬'을 통해 전개되었던 것도 같은데 정확한 게 없다. 아마 꿈이 바뀌었으리라.
어쨋든 대략 정리를 하면 나는 최근에 머리를 짧게 잘랐기에 (꿈 속이 아니라 현실에서)
'다시 머리 자르지 않아도 되겠네.'라고 생각을 했고
내가 운전병으로 들어갔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알게 '된' 것이 아닌 그 때 그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달았다.)
야전수송교육단은 어떤 모습일까, 생각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까 말한 '짬'의 만화 본문은 이때 나의 상상을 통해 전개 된 부분이다.
그러면서 훈련소에 들어갈 때 필요한 물품들을 확인했는데
그 중 가족이 주었던 오르골과 같은 형식의 소리나는 장난감을 만지게 되었다.
그것은 알람이었는데, 태엽을 돌리는 아날로그 형식이었다.
태엽을 돌리면 30시간 이상 알람 시간을 맞출 수 있었고
흥미로운 패턴을 보이며 다이얼이 움직였다.
뭐 보통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