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이야기를 적는 공간
구태여 구식 툴에 집착하는 이유는 2000년대 초반에 산 제 싸구려 넷북의 성능이 형편없기 때문이며,
다른말로는 신식 컴퓨터를 조달할만한 예산이 없다는 뜻이 되기도 하고,
또 다른 말로는 유니티나 언리얼 엔진등을 기반으로 하는 고급기술을 배울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뜻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싸구려 제작자의 최종적인 목표는 싸구려 스토리를 게이머에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사실 스토리텔링이 중점이 되어 나온 게임은 상당히 많습니다만,
아쉽게도 정교하게 짜둔 플롯을 깨뜨리기 싫어서 게임 안의 다방면의 행동에 제약을 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빈틈없이 짜여진 구성으로, 여기에 게이머가 개입할 공간은 상당히 좁고
결국에는 소설책을 한편 읽는것과 다름없는 결과물이 나올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게이머의 개입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 스토리에 있어서 복잡한 플롯을 구성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싸구려 스토리에 밋밋한 플롯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아마도 여기서 게이머의 자율적인 의사까지 제거해 버린다면
삼류 축에도 끼지 못하는 이야기를 형편없는 도트그래픽으로 훝어 보는것과 다름없는 결과물이 나오겠지요.
따라서, 최대한 세계와의 상호작용의 폭을 늘리고
게이머의 의사가 세계에 투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스토리 진행에 있어서는 최대한 비선형성을 유지할 것이고(혹은 유지하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킬 것이고)
모든 퀘스트는 더 이상 기만적인 보상을 위한것이 아닌 스토리텔링의 도구로서 활용할 것입니다.
구조적으로는 최대한 게이머 스스로가 내 일을 스스로 풀어나간다는 느낌을 받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퍼즐과 전투, 던전이나 생존의 요소는 살리면 좋겠지만 살릴만한 역량도 시간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는 피시게임에 있어서는 다다익선한 요소입니다. 우선 중요한 부분이 마무리되고나면 차후에 손을 봐야겠지요.
쯔꾸르는 본래 일본식 콘솔게임을 제작하는데 최적화된 툴입니다.
저는 최대한 이 틀을 깨 보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재미없을거같다구요?
그럼 어쩔 수 없구요(...)
무적자
- 2015.09.11
- 03:19:14
- (*.199.101.80)
말을 저렇게 해서 그렇지, 사실은 80년대에 나온 웨이스트랜드 1편 열화 카피에 npc 스케쥴링이라던가 하는 시뮬레이션 요소를 조금 더 섞었다고 생각하시면 될거같습니다. 결국 저는 고전적인 시스템이 중점입니다.(더 자세히 설명드리고 싶지만 ㅡ안해보셨다면ㅡ 차라리 웨이스트랜드를 한번 해보시는게 더 빠를 것 같습니다.) 전통을 따랐기 때문에 어떤 기발한 요소를 중점적으로 설명할만한 것은 없고 제가 여러방면에서 전혀 전문가다운 기질은 없기 때문에 아직까지 결과물로서는 별로 보잘것이 없습니다. 현재는 시스템 구현이 저에게 중점적인 작업이고, 제 생각에는 이정도면 반절 이상의 기본적인 틀은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플롯의 개요라면, 의문의 공격을 받고 난파당한 주인공이 동료들과 함께 자신의 능력을 활용해 그 실체를 차근차근 파헤쳐 나간다는 전형적인 구조를 띄고 있지요.
아직 두리뭉실해서 재미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