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이야기를 적는 공간
뭔가 프로그래밍스러운 제목은 낚시고, 요새 보리술을 만들고 있습니다.
홈브루의 어원이 집(home)에서 담근(brew) 음료이니 정직한 제목 정직한 내용.
보리술을 만들려면 보리와 효모, 홉이 있어야 합니다.
효모는 산소가 없는 상황에서 당을 먹고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내뱉습니다.
효모가 먹을 당을 보리로 만드는데, 보리에는 당이 효모가 소화시킬 수 없는 상태로 저장되어있기 때문에
먹을 수 없는 형태의 당을 분해시키는 아밀라아제 효소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 보리의 싹을 틔워줘야 합니다.
보리술을 만들려면 보리가 있어야 하니까 일단 보리를 사옵니다.
물에 넣어서 불립니다.
소쿠리에 넣고 6시간에 한번정도 물을 주면서 싹을 틔웁니다.
뭔가 싹이 나는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좀 더 기다려 봅니다.
일주일이 지나도 싹은 트지 않고 시큼한 썩은 냄새가 나서 다 버렸습니다.
왜 싹이 트지 않았는지 인터넷을 뒤지다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눈치챘습니다.
보통 엿기름을 만들 때는 도정하지 않은 겉보리를 사용하는데, 저는 깔끔히 도정된 늘보리를 썼다는 것...
2차 시기입니다. 시장에서 제대로 된 겉보리를 사옵니다.
겉보리를 씻고 쭉정이를 분리해낸 뒤 물에 담가줍니다.
소쿠리로 옮겼습니다. 뭔가 나오고 있는 것이 맨 처음이랑은 확실히 다릅니다.
한번 뿌리가 나오니 무서운 속도로 자랍니다.
싹이 나버리면 보리싹을 틔우는데 보리의 당이 사용되니 싹트기 직전까지만 길러줍니다.
그만 자라게 하고 싶으니 걷어서 말려 줍니다.
1편 끝.
제목에 낚였지만 그것을 떠나 엄청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