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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를 틔운 보리를 건조시킵니다.
잘 마르고 있습니다.
말랐는지 확인하는 확실한 방법은 보리 하나를 깨물어서 '딱' 하고 깨지면 대강 말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리가 다 말랐으면 뿌리와 싹은 필요없는 부분이니 떼어버립니다.
일일이 손으로 떼면 한세월이니 소쿠리에 대고 비벼줍니다.
제거된 뿌리들.
보리의 풋내를 없애는 배초작업을 합니다.
큰 냄비에 넣고 40도의 온도로 2시간동안 가열했습니다.
배초까지 끝났다면 이제 대강 '맥아'라고 부를 수 있는 결과물이 나온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효소와 맥아 안의 내용물이 만나야 반응해서 당이 되니까 부숴줘야 합니다.
저는 몰트밀을 구입할 만큼 부유하지 않으므로 방앗간에 가서 맥아를 빻았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당화작업에 들어갑니다. 당화에 사용될 준비물들을 소독합니다.
발효조 안에 작업에 사용할 비중계, 매스실린더, 온도계 등을 넣고 물을 채운 뒤 스타산 용액을 넣어 담가줍니다.
소독이 이루어지는 동안 물 12리터를 넣어 데워줍니다.
삼베망에 분쇄한 맥아를 넣어 우려내줍니다.
보리에는 단백질이 많은데, 단백질이 많으면 나중에 덩어리져 술을 탁하게 하는 원인이 되고
부영양화를 일으켜 효모의 활동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단백질을 분해하는 과정을 먼저 거치기 위해
단백질 분해효소인 프로테아제와 펩티다아제가 활성화되는 50도의 온도에서 30분간 우려냅니다.
그 후 보리의 녹말을 당으로 분해시키기 위해 아밀라아제가 활성화되는 60도의 온도에서 1시간 우려냅니다.
당화가 끝났으면 효소들을 파괴시키기 위해 75도의 온도에서 15분간 가열해줍니다.
위와 같은 과정을 거치면 당화가 끝납니다.
이제 보리술의 보존력을 높이고 풍미를 증진시키기 위해 홉을 넣고 끓여주는 과정입니다.
홉의 종류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처녀작이라 강렬한 홉을 빵빵빵! 하고 넣어주는 것 보다는 무난하게 가고 싶어서
Saaz 홉 한종류만 쓴맛을 주기 위해 45분, 향을 주기 위해 15분 끓였습니다.
홉망에 홉을 넣고 끓이는 과정...
물이 많이 졸아들었습니다. 비중을 재서 너무 높다 싶으면 물을 보충해줍니다.
불순물 덩어리가 뭉치게 하기 위해 청징제를 넣는 시점입니다.
집에 그런게 없어서 그냥 김 한장을 잘게 썰어서 퉁칩니다.
잡균 번식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빨리 효모의 생육온도인 28도로 끓여낸 맥즙의 온도를 맞춰줘야 합니다.
원래는 워트 칠러라는 물건이 있습니다만 저는 돈이 없어서 그런 고오급 장비는 사용하지 못하므로
그냥 영하의 날씨의 베란다에서 빨리 식기를 기도하며 식혔습니다.
맥즙을 식힌 후 발효조에 넣고, 맥주효모 반봉지를 뿌려준 뒤 뚜껑을 닫고 에어락을 꽂아 발효를 시킵니다.
발효조에서 1차 발효를 일주일가량 진행합니다.
블로그나 커뮤니티에는 업로드 안하십니까? 머글 입장에서는 엄청난 덕력이 느껴지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