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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를 시작하니 가라앉은 층이 생기다가...
통 전체가 불투명해집니다. 뭐지? 개꿀잼 오염인가??
열어보니 거품이 한가득입니다. 뭐지? 잡균? 곰팡이?
구글링해보니 정상적으로 효모가 번식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한시름 놓았습니다.
산소가 들어가면 산소를 좋아하는 초산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므로 원래는 함부로 뚜껑을 열면 안됩니다.
식초가 될 수도 있습니다.
추우니까 이불을 감아서 발효 온도를 25도 언저리로 맞춰놓고 발효를 계속 진행합니다.
5일쯤 되니 맑아집니다.
꺼내서 비중을 재니 1.010이 나옵니다.
비중이 줄었다는 것은 효모들이 당을 알코올로 잘 바꿨다는 의미입니다.
더 맑고 맛있는 맥주를 위해 발효조에 가라앉은 찌꺼기를 버리고 2차 발효조로 옮겨 발효하는 2차 발효를 진행합니다.
1차 발효가 막 끝난 술입니다.
뭐라도 마실 수 있는 결과물이 나왔으니 따라서 마셔봤는데... 밍밍하고 잡미가 심하게 납니다.
하지만 확실히 알코올은 생성되었습니다.
2차 숙성을 진행하는 동안 병입 준비를 합니다.
페트병에 담을수도 있고 스윙탑에 담을수도 있지만 역시 가장 간지가 사는 방법은 유리병 + 병뚜껑 병입인 것 같아서
병뚜껑 무더기와 캡퍼를 구매했습니다.
맥주병을 뜨거운 물에 담가 세척하고 포장지를 떼어낸 뒤 소독합니다.
맥주 한병에 각설탕 하나를 잘게 부수어서 넣어준 다음 깔대기를 통해 병입한 뒤 밀봉합니다.
설탕과 술이 섞이면 술에 남은 잔여 효모가 설탕을 먹고 이산화탄소와 알코올을 만들어내는데
1차 발효에서는 에어락을 통해 효모가 만들어낸 이산화탄소가 모두 날아가지만
병입 후에는 병이 밀봉되어 있어 이산화탄소가 날아가지 못하고 술에 녹게 됩니다.
즉 도수를 좀더 강하게 하고 맥주의 탄산을 넣는 과정.
병입 일주일 후에 개봉한 모습입니다. 완성!
결과물:
- 식초나 곰팡이 덩어리가 아닌 마실 수 있는 알코올이 나온 것 만으로도 매우 만족.
- 살짝 이질적인 냄새가 나는데, 홉 향인지 효모취인지 아니면 발효 도중에 무언가 잘못되서 나는 냄새인지 불명.
- 결과물이 투명하지 않은 것은 1) 제대로 된 청징제를 사용하지 않았고 2) 청징 과정이 미흡했으며 3) 단백질 함량이 높은 여섯줄보리 맥아의 특징이 아닐까 생각.
- 고슴도치 내새끼 보정이 붙어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결과물에 매우 만족. 한 10리터만 더 만들걸 하는 생각이 든다.
다음 버전을 만들게 된다면:
- 한 종류의 맥아만 사용하여 살짝 밍밍한 맛이 나는데, 다음에는 여러 종류의 맥아를 사용하여 만들어보자.
배초가 끝난 맥아를 볶아서 태울 수도 있고, 건조되지 않은 맥아를 당화시킨 뒤 가열해서 카라멜화 시킬수도 있고...
- 다양한 종류의 홉을 사용하여 개성있는 향을 부여해보자.
- 탄산화가 잘 되지 않았는지 거품층(헤드)가 매우 얇은데, 병입시에 넣는 설탕의 양을 조금 더 늘리자.
참고자료:
http://www.beerforum.co.kr/article_brew/11413 - 사진으로 보는 전체곡물 양조의 전 과정
http://www.beerforum.co.kr/index.php?document_srl=43074&mid=article_brew - Brew in a Bag
http://www.borimil.org/s_barley/barley.asp?m=6&s1=33&s2=75&page=6 - 한국맥류산업발전연구원
http://blog.daum.net/fisher/15825656 - 완전곡물로 맥주를 만드는 방법
http://blog.naver.com/apsja80/220925813378 - 홈브루잉: IPA 맥주 만들기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smartalec&logNo=130186596011&categoryNo=29 - 집에서 맥주만들기
http://mitbab.blogspot.kr/2011/05/blog-post_29.html?m=1 - 맥주 만들기
https://www.brewersfriend.com/homebrew/recipe/calculator/ - 레시피 짜는 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