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내용을 기록하는 곳
2014년에 꿨던 꿈을 기록해놓은것이 있어서 가져와 봅니다.
제가 꿨던 꿈중에서 가장 극적이고, 너무 기억에 남는 꿈이라서 좀 오래됐어도 생생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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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이유에서인지, 나는 병원같은곳을 가게 되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병원이라기 보다는 마치 저승에서
천국과 지옥을 판별받는, 그러니까 염라대왕이 있는 그런 곳이 맞는듯 하다.
건물은 마치 병원처럼 전체적으로 흰색느낌에 엘리베이터도 있고 깨끗하고 세련된 느낌이다.
나는 어쨌든 무슨 이유로 여길 왔는지도, 어디를 가야하는지도 정확히 잘 모르지만 자연스럽게 내몸이 가는대로 이끌려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다른 몇몇사람들과 기다리고 있다.
잠시후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해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데, 이게 웬걸 엘리베이터 한쪽 벽면에는 무슨 장치가 되어있다.
그 장치는 쉽게 말해 사람을 고정하는 장치인데, 사람의 열 손가락 끝부분에 구멍을 뚫어놓고 귀 아랫부분, 그러니까 귀고리를
하는 귓볼 쪽에도 구멍을 뚫어서 거기에 동그란 쇠고리 같은것을 끼워서 열손가락 + 귀 양쪽 = 총 12개의 쇠고리를 엘리베이터
벽면에 부착하도록 만들어 놓은 장치였다. 그리고 그 장치에 기괴한 모습으로 한 사람이 손과 얼굴이 고정된채 벽에 고정되어서
내려온 것이었다. 보자마자 놀랐지만, 나와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는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그냥 엘리베이터를 탑승한다.
나도 그냥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리고 아까 장치에 고정되있던 사람은 1층에서 내렸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 '저렇게 고정 되어있으면 엘리베이터를 탈 때, 내릴 때마다 고정했다 해제했다 해야하니
불편하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내가 내려야 하는 층에 오게 되었고, 나는 그곳에서 엘리베이터를 내렸다.
그 뒤 갑자기 기절했다가 깨어난듯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린뒤로 아무런 기억도 남아있지 않은 상태로 일어났다.
대체 내가 뭘한거지...? 하면서 별생각 없이 손을 쳐다봤는데 ... 아, 내 손가락 끝마다 구멍이 하나씩 뚫려있다.
혹시나 해서 거울을 봤더니 귀 양쪽에도 구멍이 뚫려있다. 그렇다. 나는 지옥으로 가는거다.
아무런 기억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나에겐 확실한 기억이 남아있었다.
정확히 몇 시까지 지옥으로 내 발로 가야만 한다는 사실 말이다. 정말 가기 싫지만 나는 내 발로 지옥을 향해 걸었다.
또 그 엘리베이터를 타야한다. 또 뜬금없이 타자마자 내가 직접 그 고리에 내 손과 귀를
걸어야 하나? 하는 걱정을 했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했고 나는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그러자 나도 모르는 새 나는 그 장치에 걸려있었다. 절망한 채로 내가 가야할층에 도착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시간을 보니 2~30분 정도가 여유가 있었다. 내려가는 계단에 걸터 앉아
내가 그동안 살면서 인연을 맺어온 사람들, 가족, 친구, 애인 등을 생각하고 폰을 꺼내서 사진들을 보고 있자니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차라리 강제로 지옥으로 끌고가면 이런 슬픔은 없을텐데 내 발로 걸어들어 가야한다니 더 끔찍한것 같다.
더이상 연락도 할수 없고 지옥에서 썩어야 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머릿속이 너무나 복잡하다.
미쳐버릴것 같다. 어쩌다가 내가... 딱 1년만, 아니 한달 그것도 안되면 하루만이라도 밖에서 더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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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절망 좌절 하면서 군대 입대 전보다도 더 큰 혼란에 빠져있는 상태에서 잠이 깼습니다.
소름돋았던건 깨자마자 '꿈이어서 정말 다행이다.' 라는 생각보다는 '정말로 사회에서 더 살게 해줬구나!'
라고 생각했다는 점입니다.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하루는 어느 누군가가 그토록 간절히 바랐던 하루다."
라는 이야기가 정말로 마음속 깊이 새겨지는 꿈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