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자유롭게 이야기를 적는 공간

안과 방문


점심 무렵 어머니와 밖에 나와 있었다. 왼쪽 눈이 가려워 5분 가량 계속 비볐다. 뒤늦게 거울을 보니 눈이 심각하게 충혈되어 있었다. 어머니가 크게 걱정을 하시며 각막염일 것 같다고 하셨다. 나는 아침에만 해도 멀쩡했는데 그럴 수가 있느냐며 쉬면 괜찮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내심 걱정은 되었다. 거울을 보기 전엔 몰랐는데 너무 심하게 부어올라와 있었다. 어머니 말로는 단순히 비벼서 충혈됐다기에는 심각하다며, 비빈 것도 무언가 원인이 있기 때문에 비빈 것 아니겠냐고 했다.


근처에 있는 안과 두 군데를 들러봤지만 토요일 오후 2시가 다 되어 두 곳 모두 문이 닫혀있었다. 집 근처에 오후 3시까지 하는 안과가 있어 부랴부랴 전화를 걸고 동네로 돌아왔다. 오는 길에 오후에 있던 약속을 취소했다. 지하철 역과 연결된 주상복합 아파트의 상가에 있어서 그런지 내가 생각한 것보다 안과의 규모가 컸다. 환자도 많았지만 의사도 대여섯명 되는 것 같았다. 문진표를 작성하고 양쪽 눈의 사진을 찍었다. 처음 아팠을 때보다 한 시간 정도 지난 시점인게 아쉬웠다. 손을 대지 않고 있었더니 어느 정도 가라앉아서 그리 큰 문제가 아닌 것처럼 보였다.


의사가 면봉으로 눈을 열어 살피고는 알러지라고 했다. 말이 너무 빨라서 알아듣기가 힘들었다. 병원을 나와 옆의 약국에서 약을 탔다. 항알러지 안약, 염증 경감 안약, 항알러지 알약을 받았다. 역시 말이 빨라 알아듣기가 힘들었다. 집에 돌아와 한참을 쉬다가, 아무래도 눈이 불편한 것 같아서 얼굴을 거울에 바짝 대고 왼쪽 눈을 열어 보았다. 왼쪽 눈 아래 깊은 곳에, 긴 속눈썹이 단단히 붙어 있었다.


아까 의사도 면봉으로 눈을 열어보고 사진도 찍었는데, 어떻게 이걸 못봤는지 모르겠다. 일전에 홍혜걸이라는 분이 마리텔에서 눈에 이물질이 들어갔을 때 빼내는 법을 알려줬는데, 크리넥스로 눈을 훔치라는 것이었다. 그 말대로 크리넥스로 눈을 조심히 닦았더니 두어번 만에 속눈썹이 잘 빠져나왔다. 어제 어머니 말씀이 요새 의사들은 모르면 다 알러지라고 한다더니, 진짜 그런가보다 싶다.

조회 수 :
46
등록일 :
2019.07.28
04:00:51 (*.98.127.136)
엮인글 :
게시글 주소 :
https://hondoom.com/zbxe/index.php?mid=free&document_srl=817330

노루발

2019.07.28
04:06:50
(*.223.20.201)
크게 아프신 건 아니라 다행이군요. 요즘 실내에서 에어컨을 트는 곳이 많아 건조해서 눈병에 걸리기 쉬운 것 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날짜sort 최근 수정일
공지 (대피소) 혼돈과 어둠의 디스코드 노루발 104   2023-09-05 2023-09-05 16:05
공지 글 작성을 위해서는 회원 가입이 필요합니다. 노루발 4671   2016-02-22 2021-07-06 09:43
283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3] 규라센 38   2020-01-03 2020-01-18 22:20
1일에 적었어야 했는데. 지금이라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용~  
282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 흑곰 25   2020-01-03 2020-01-04 19:51
요새 자주 오질 못했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81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 노루발 43   2020-01-03 2020-01-18 22:20
새뱃돈 주세요  
280 흑곰님 올해는 대회 안 하시나요 [1] 노루발 65   2020-01-08 2020-01-18 22:20
허허  
279 힘드네요...; [3] 규라센 48   2020-01-14 2020-01-20 19:52
힘듭니다...;  
278 졸립니다. [3] 아리포 55   2020-01-14 2020-01-18 22:19
모두 다시 일하시죠  
277 새해의 첫 달도 절반을 넘어갔는데 [1] 흑곰 74   2020-01-18 2020-01-20 19:47
어째 작년과 다를 것 없는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76 고전을 많이 읽어야 [6] 노루발 56   2020-01-22 2020-03-02 01:15
요즘 인터넷을 보는 데에 하루의 시간을 다 쓴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정제되지 않은 글들만 흡수하다 보니 내가 쓰는 글이지만 띄어쓰기도 엉망이고 맞춤법도 엉망이다. 책, 특히 고전은 나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 쓴 글이다. 훌륭한 사람들이 쓴 영양가 있...  
275 인터넷에 글을 쓰기가 무섭다 [2] 노루발 57   2020-01-22 2020-03-01 04:11
옛날에는 무턱대고 쓰고 봤는데 요즘에는 욕을 먹는 것이 무섭다. 세상 사람들의 생각은 나와 다르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굳이 현실에서도 먹는 욕을 인터넷에서도 먹어야 하나 생각이 든다. 생산하기를 그만하고 소비적이 ...  
274 설도 어영부영 지나가버렸네요.. [2] 규라센 41   2020-01-28 2020-03-01 04:10
다들 명절 잘 보내셨나요 ㅎ  
273 생존신고 [2] 지그마그제 77   2020-02-03 2020-03-01 03:45
거진 10년만에 와보네요. 다들 잘 지내시는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강산이 변하고 시대가 변해도 혼둠은 변함없군요. ㅎㅎ  
272 흑하 [1] 흑곰 54   2020-02-11 2020-02-12 08:18
흑바  
271 OverTheWire bandit11 풀이 [3] 노루발 48   2020-02-20 2020-03-02 02:17
bandit11로 로그인한 뒤 data.txt를 읽어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Gur cnffjbeq vf 5Gr8L4qetPEsPk8htqjhRK8XSP6x2RHh all lowercase (a-z) and uppercase (A-Z) letters have been rotated by 13 positions 모든 대문자, 소문자 알파벳이 13 positions ...  
270 OTW bandit 12 풀이 노루발 38   2020-02-20 2020-02-20 21:30
data.txt 파일의 내용을 확인하면 다음과 같은 hexdump 파일이다: 00000000: 1f8b 0808 d7d2 c55b 0203 6461 7461 322e .......[..data2. 00000010: 6269 6e00 013c 02c3 fd42 5a68 3931 4159 bin..<...BZh91AY 00000020: 2653 591d aae5 9800 001b ffff de7f ...  
269 OTW bandit13 풀이 노루발 35   2020-02-20 2020-02-20 21:39
sshkey.private 파일을 이용해 본 서버의 bandit14로 접속한다. $ ssh -i sshkey.private bandit14@localhost bandit14 계정으로 접속하였으므로 /etc/bandit_pass/bandit14 파일의 내용을 확인해 패스워드를 얻어낸다.  
268 . [7] 우치하정낙 61   2020-02-22 2020-03-02 02:18
점 내가 너 점 찍어 뒀다고.  
267 감기 조심하세요 [2] 흑곰 47   2020-02-26 2020-03-01 03:43
말 그대로... 다들 감기 조심하셔요  
266 아크로바틱 노루발 [2] file 흑곰 64   2020-03-02 2020-03-03 03:42
 
265 임금체불 시뮬레이션을 해봤는데 [2] 흑곰 81   2020-03-04 2020-03-05 18:45
잠깐 해봤는데도 개 수작이네...  
264 또 뒤졌네... 흑곰 47   2020-03-04 2020-03-04 08:12
아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