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이야기를 적는 공간
"슈퍼맨 영화"에서 보고 싶은 장면들이라고 하면 슈퍼맨이 멋지게 활약하는 장면이라거나 로이스 레인과의 로맨스, 주변 인물들과의 우정, 슈퍼맨의 따스하고 인간적인 모습 등등 이런 게 있을텐데 "히히 너무 뻔한 장면만 보여주면 마음에 안 들겠지?" 하고 이 악물고 안 보여주는 느낌임
슈퍼맨이 멋지게 활약하는 장면: 기대했는데 영화내내 두드려 맞는 모습만 나옴
로이스 레인과의 로맨스: 기대했는데 로이스가 슈퍼맨 인터뷰하다가 석 나가서 서로 소리지르는 모습 나옴
주변 인물들과의 우정: 기대했는데 지미 올슨이랑은 관계라고 할 게 없고 저스티스 리그 멤버들이랑은 그냥 옆집 아저씨들 느낌임
슈퍼맨의 따스하고 인간적인 모습: 양부모랑 보여준 모습은 좋았는데... 그래요 이거 하나는 잘 보여줬다고 칩시다
잭 스나이더가 슈퍼맨의 "강함"에 집중했다면
제임스 건은 슈퍼맨의 "약함"에 집중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슈퍼맨이 굉장히 너프돼서 나왔고, 이에 대해서 답답하게 느껴지는 점이 많이 있었습니다.
일단 영화가 시작하고 3분만에 슈퍼맨이 줘터져서 바닥에 꽂히는 걸로 시작하니 오죽할까요...
전반적으로 영화가 좀 답답합니다.
관객이 "어? 이거 이상하지 않나?" 생각이 드는데 그걸 납득하고 넘어가야 하는 포인트가 많아요.
슈퍼맨이 줘터지면서 영화가 시작하고, 처음으로 나오는 로이스 레인과의 데이트 장면에선 로이스 레인은 슈퍼맨을 몰아붙이며 답답한 장면을 연출하고...
슈퍼히어로 영화에서 "약함"에 집중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고전적인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스토리 전개에서 "위기"를 만들어야 하니까요.
"약함"에 집중하는 것, 인간적인 면에 집중하는 것, 다 좋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약함을 극복하고 위기를 해소하는 것입니다.
답답한 것도 괜찮습니다. 그 답답함이 결과적으로 잘 해소된다면 말이죠.
슈퍼히어로 영화는 결국 오락영화이고, 오락영화에서 중요한 건 뭘까요? 관객들에게 "뽕"을 주는 것 아닐까요?
하지만 슈퍼맨은 이런 "뽕"에 다소 인색한 것 같습니다.
비자로/엔지니어와의 싸움도 "이걸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처절하고 아슬아슬하게 승리하고
마지막에 렉스 루터에게 일갈하는 장면도 뭔가 자연스럽고 시원하지 않고 그냥 넣어야 되는 장면이니까 넣은 느낌...
너무 아쉬운 점 위주로 후기를 적은 것 같아서 마음에 들었던 점들도 같이 적어보자면
먼저 겉절이들이 좋았습니다. 미스터 터리픽이 신나는 음악과 함께 렉스 루터의 무리들을 쓸어버리는 장면이 넘 좋았고
가이 가드너도 미친놈스러운 모습들을 많이 보여줘서 호감이었습니다.
건감독 작품 답게 양부모와 슈퍼맨의 따스한 모습을 보여준 것도 좋았고요.
첫 단추로는 좀 아쉽긴 한데... 그래도 새 DC 유니버스 잘 됐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