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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생명체의 두려움은.
다름아닌 그 크기에서 비롯되는 위대하리만치 엄청난 중량에 있다.
저명한 과학자인 '그'가 말했듯이 '우리'는 모든것을 잡아당기는 거
대한 구 위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그곳에서 벗어나지 못하기에 '우리'
는 '중량'이라는것에 절대적인 가치를 둔다.
말하건데 가끔 하늘에서는 거대한 '무엇'인가가 떨어져 내리곤 한다.
그리고 그것은 매우 천천히 떨어져 내리기에 아주 무겁지만은 않은
듯 하다.
때때로 그 '무엇'인가는 뭉터기로 꼬여서 내려오기도 하는데 그런때
의 '그것'은조금 골칫거리가 되기도 한다.
'우리'는 '그것'에 걸려서 빠져나가지 못하는일이 종종 생기기도 하
니까.
'그것'의 생김새는 표면이 매우 부드러운 것 부터 거친것까지 종류
가 다양하다. 또, 길이도 어떤것은 '우리'의 몸에비해 서너배정도 밖
에(여기서 밖에라는 말을 쓰는 것은 '그것'이 작다는 뜻이 아닌, '그
것'들의 기준으로 보았을때를 의미하는바이다.)안되는 것부터 그 길
이가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알지 못할 정도로 긴것 까지 다양하다.
'우리'중 아무도 '그것'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한다.
단, 추측하여 몇가지 가설을 세우건데, 그 하나는 '우리'가 알 수 없
는 그 어떤 미지의 생물체 이거나. 또 다른 하나는 거대한 어떤 생
명체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팔이나 다리가 아닐까 하는 것이다.
한번은 '우리'중 그 누군가가 '그것'을 정확하게 분별하기 위해 '그것'
을 잘라 소량을 체취하여 그의 육각방 연구소로 가지고 간 적이 있었
다. '우리'는 그 거대한 물체의 청체가 진정으로 궁금하였으며, 종족
의 탄생 이래로 본능처럼 이어오던 노동의 일과를 하루동안 미루어
두며 '그것'의 결과를 기다렸다.
꽤 오랜시간이 지난 뒤에 그는 육각방 연구소에서 천천히 나왔다.
'우리'들은 모두 이마의 촉각센서를 곤두세우며 그의 언어를 기다렸다.
그는 공기를 진동시키며 천천히 파동을보내었다. 그의 언어는 우리에
게 '그것'의 정체가 마치 우리의 표피와 같은 물질로 되어 있다고 전
하고 있었다.
경악!
그 거대한 것이 정녕 생물체 였단 말인가?
그렇다면 '그것'은 어쩌면 '우리'의 진화된 형태이거나 '우리'가 '그
것'의 진화된 형태일런지도 모른다.
아니지 혹은 대기중의, 그래 그 어떤 우리의 안구로도 볼 수 없는 미
세한 입자들이 결합해 탄생된 생명체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도 그렇게 생겨난 생명체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만일 태초의 우리들이 저런 모습이었다면, 혹시 '우리'는 모두 하나
의 개체이지 않을까?
지금도 '우리'는 서로 유기적으로 연관되어있다.
그렇다면 태초의 '우리'들은 정말로 단 하나의 생명체 였을지도 모
른다. 아아, 새로운 발견이다.
그때였다.
어떤 거대한 물체가... 그런니까 엄청난 '중량'을 가진 물체가 급속
도로 '우리'와 '그것'이 있는곳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는 것이다.
비상!
비상!
'우리' 는 모두 순식간에 산개하여 흩어졌다.
그 엄청난 '중량'을 가진 물체가 떨어져 내리면서 주위에는 무시무시
한 기류가 형성되었고, 하얀것을 뒤집어 쓴 그 물체는 우리를 닥치는
대로 도륙해 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그 물체를 피하기 위해 물체가 일으킨 바람에 몸을 실어 피해
보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나는 그 엄청난 '중량'을 가진 물체를 피하지 못하였다.
실패였다.
그 엄청난 '중량'을 가진 물체는 나의 몸을 덮어 내리었고, 나는 이
제 더이상 세상을 인식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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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리아!! 내가 뭐라고 했니, 머리를 빗었으면 떨어진 머리카락들
은 모두 치우라고 하지 않았니?"
"그치만 엄마, 머리카락 주위에 이상한 벌레들이 몰려있는 걸?"
"옆에 휴지가 있으니 전부 잡아서 머리카락이랑 같이 휴치통에 버리렴."
"히잉...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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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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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대로 퍼와도 되나.
예전에 참 좋아하던 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