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이야기를 적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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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수룩해서. 마치 노숙자같은 그 머리카락을 정갈하게 빚겨넘겨.
병아리색의 끈으로 꽈악 묶는것으로 마무리.
애용하는 빨간색 플라스틱제의 샤프를 빙글빙글 돌려가면서
펼친것은-. 뭔가가 잔뜩 프린트된 A4-.용지 한장.
싫다는 하얀색의 작은아이를 멋대로
프린터기에 쳐 넣었겠지.
그 아이는 소리지르고 소리질렀지만 .
강간범이 키스마크를 남기는 것과도 같은 이치.
" 아이 만드는 행위" 라는건
여성이 주도권을 갖고 있겠지- 만.
정작 이럴땐, 그런것은 하나도 소용 없는걸.
" 넌 - 참, 뭐랄까. 우리랑 딴 세계에 살다 온애 같아."
" 맞아, 맞아 ! 우리랑 생각하는게 좀 달라- 뭐랄까, 애늙은 이?"
" 아냐, 얜 가끔씩 일곱살짜리가 하는말같은것도 자주 하는걸."
" 위트랑 유머가 나이프가 되어서 직선으로 푸욱푸욱 찌르는 듯한 필체인데."
눈을 반짝반짝 거리면서 여럿 몰려들었다
코가 큰아이는 킁킁 거리면서.
눈이 큰 아이는 열심히 데굴데굴 거리면서.
손이큰 아이는 깍지를 낀채 열심히 만지작 거리면서.
" 신- 기해."
라면서. 들어버리고 말았다.
독백을 말하는것을 들켜버리는것. 그리고 또 하나.
" 아? 여기 또 뭔가 그리고있었어-!"
" 오오~. 정말인데, 보여줘 보여줘!"
" 에이- 뭐, 잠깐 뿐인데. 히히 ~.볼께."
라고 하면서 내 그림연습장에 꾸물렁 꾸물렁 손을 뻗친다.
" 그만."
온통 검은색 투성이인 크로키북을 거칠게 빼앗아 꽈악 안는다.
' 독백하는거라던가~. 내가 그림그린것을 보여주는것은 굉장히 부끄러워서-..
굉장히-.. 굉장히.. 부끄러워서..
그래서, 소중한 사람들에게만.'
라고 얼굴을 붉히며 고양이에게만 보여줬던 것.
특징이 너무나도 선명한 세명은
' 겨우- 연습장만 보는데. 이럴 필욘 없잖아?'
하는 표정으로. 멀뚱히 멀어져 간다.
한 플라스크 안에 있지만.
주변의 액체들에게 몸이 녹아드는. 그런 액체는 되기 싫어.
더럽고 추접하고 -, 너무나도 꼴 사나운 그런짓은.
" 못해먹겠잖아. "
억지로 웃는거다.
억지인거다.
너희들 14살의 서투른 가면연극에 속아넘어가는거다.
낄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