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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함을 미덕으로 여기는 자가 성자같은 삶을 산다고 생각지 마라

오히려 순수를 사랑하는 자 일수록 그가 파멸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나는 알게 되었다

그들의 빌어먹을 이상주의 때문이다

그들은 세상 속에 긁히면서 피부가 얼룩덜룩 타고 목에 때가 낀 사람을 만나면

단 한 번도 그러한 삶을 살지 못했기에 혼란스러워 하며 자신이 지닌 순수함 만을 곱씹게 된다

그들은 욕망에 빠져 사는 불순물이 섞인 사람과의 관계를 경계한다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순수한 사랑 뿐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 사랑을 위해 자신의 정결함을 귀하게 여긴다

그렇지만 그들에게는 곧 세속적인 욕망이라는 비극이 닥친다

비극 가운데 선택받은 소수는 정말 성자가 된다

성자가 탄생하면 다른 이상주의자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확인했다며 기뻐한다

그들이 비극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로

자신을 구원할 첫사랑과 꿈 속의 여인을 기다리지만

욕망에 굴복한 그들의 몸은 그들의 가치관과 완전히 반대인 사랑,

사랑도 없고 대화도 없고 오직 행위만이 있는 짐승의 현장을 찾게 된다

그들은 짐승과 교접하고 그들의 고기를 먹음에도

나는 불순한 사람과는 관계를 맺지 않았으니

순수함을 잃지 않았다며 스스로를 세뇌시키고

진정 참된 사랑이 자신을 구원해 주기를

계속해서 고기를 뜯으며 누군가의 폭군이 된 채로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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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등록일 :
2015.07.30
19:29:02 (*.223.20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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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과 제자가 평화롭고 평화로워서 도저히 평화로울 수 없는 평화로운 언덕에 앉아있었다. 평화로운 언덕에 평화로운 바람과 평화로운 햇살이 평화롭게 내리쬐었다. 지겹게 반복되는 반복의 언어유희 속에서 스승이 말했다. "제자야. 이제 드디어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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