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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부랄리우스, 인간 전사. 이하 ‘'

모리스, 인간 도적. 이하 ‘'

박춘배, 드워프 사제. 이하 ‘'

랑폴, 인간 사냥꾼. 이하 ‘'

또랑꾸스, 엘프 마법사. 이하 ‘'



시아게르타에서는 조금 떨어져 있는 사거리 대로. 부랄리우스와 모리스는 시아게르타로 가는 상단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며 야영을 하고 있다. 얼마쯤 지났을까, 멀리서 마차 세 대로 이루어진 작은 상단의 모습이 포착되었다. 부랄리우스와 모리스는 일어나서 상단의 모습을 예의 주시한다.

상단이 보다 가까워지자, 부랄리우스와 모리스는 그 상단이 일전에 만나서 잠시 함께 여행했던 웨슬리의 상단임을 (1화 참조) 깨닫게 된다. 상단의 선두 마차에서 말을 부리고 있는 웨슬리의 모습을 포착한 모리스는 반갑게 인사한다.


: (길을 가로막고 손을 흔들며) 오, 웨슬리 사장님. 저희 기억 나시죠?


모리스가 길을 가로 막자 웨슬리는 겨우 대화가 될 법한 거리에 마차를 세우더니, 상단 뒷편을 향해 누군가를 부른다. 곧 상단의 식객인 박춘배와 상단 호위인 랑폴이 웨슬리에게 온다. 웨슬리는 마차에서 내려 부랄리우스와 모리스와는 거리를 둔채, 양쪽으로는 박춘배와 랑포를 호위로 세워두고 인사를 한다.


웨슬리: 이거, 며칠만이군.

: 어, 부랄리우스하고 모리스 아니야?

: 오, 영감. 안 죽었네? (반갑다고 다가가 박춘배의 뒤통수를 때린다.)

: (위험돌파(?), 민첩 굴림 실패) (피해 2)


웨슬리는 헛기침을 한 번 하더니 말을 한다.


웨슬리: 다시 만나서 반갑다고 하고 싶지만, 그러기에는 좀 어렵겠소. 부랄리우스, 그리고 모리스. 당신들 수배자였더군?

: 수배자면 어떻고, 아니면 어떻소. 무슨 상관이야, 그게.

웨슬리: 무슨 용건으로 우리를 불러 세운 거요? 우리는 당신들과 엮여서 좋을 일이 없을 것 같소만.

: 그냥 반가워서 부른 건데, 용건은 무슨. 거 섭섭하구만.

: 근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현상수배라니.

웨슬리: 동료인 줄 알고 있었는데 모르고 있었소? 저기 있는 부랄리우스와 모리스가 블랙스톤 경비대원들을 살해하고 도주 중이라고 하던데. 지난 번에 들린 마을에 수배지가 있었소.

: (뻔뻔스럽게) 아니, 저런 나쁜 놈들을 봤나!


사실 박춘배도 블랙스톤 경비대와 싸웠지만, 존재감이 없어서인지 (주로 누워있었다) 박춘배는 수배되지 않은 모양이다.


: 우린 억울합니다! 우리가 솔직히 잘못한 것도 없는데 갑자기 다짜고짜 잡아가겠다고 하는 걸 어떻게 하겠습니까. 정당방위였다구요.

: 그래도 수배된 건 수배된 거지. 현상금 오르면 폼도 나고 좋지 뭘.

: 사장님, 이건 원피스가 아니예요.

: 원피스가 뭔데?


장르파괴를 범하는 부랄리우스에 짜증을 느낀 웨슬리는 퉁명스럽게 이야기한다.


웨슬리: 별 용건이 없다면 우리는 다시 갈 길을 가겠소.

: 웨사장님, 그러지 마시고 저희 한 번만 도와주십시오. 저희가 꼭 시아게르타에 꼭 들어가야 하는데, 저번에 말씀하신 통행증은 해결했는데 아시다시피 수배가 걸려버려서 ……

웨슬리: 그럼 안 들어가면 되잖소.

: ‘... 설득력 있는데?’

: 아니 저희는 꼭 들어가야만 한다구요. 그냥 짐칸에 숨겨만 주시면 됩니다. 부탁합니다.

웨슬리: 짐칸에 숨겨달라고? 당신들을 숨겨줬다가 검문에라도 걸리면, 그 때는 나까지 곤란해지는데 어떻게 할 거요?

: 만일 지금 우리를 안 숨겨주면 당신 목숨이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안 드나?


웨슬리는 부랄리우스의 협박을 듣고 표정을 굳히더니, 좀 도와달라는 듯 옆에 있던 랑폴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쿡 찌른다.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50대의 대머리 사냥꾼, 랑폴은…


: (험악한 표정을 짓고 부랄리우스와 모리스를 노려본다.)

: (망치와 방패를 꺼내든다.)

: (박춘배를 보고 어이없다는 듯) 아니,  저 영감 좀 보게?

: 자네가 위협했잖나.

: …... 그러네.

웨슬리: 당신들이 상종 못 할 무뢰배들이라는 것은 잘 알았소. 난 합리적인 거래라면 응해줄 생각이 있었지만 이런 식으로 나올 줄이야. 저번에 만났을 때 당신들한테 나눠준 음식들이 아까울 지경이군.

: 농담이었소. 뭘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여? 당신 진지충이요?


자기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살해 협박을 농담으로 하는 정신 나간 사내. 그게 바로 부랄리우스다. 그 때, 상단의 잔심부름꾼, 엘프 소년 또랑꾸스는 …


: ‘뭐야 저것들? 뭐하는 것들이야?’ (심부름을 하다 분위기가 험악해진 것을 보고 두리번두리번 거린다)


그냥 구경을 하고 있었다.


: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듯 빈손을 하늘 위로 들어올린다)

: (그 모습에 되려 긴장하여 활을 들어 모리스를 정조준한다)

: (전투장갑을 들어올려 랑폴에게 뛰어들 준비를 한다)


분위기가 점점 더 험악해지는 것을 경계한 웨슬리가 랑폴을 진정시킨다.


웨슬리: 우리, 괜한 피를 흘릴 필요는 없을 것 같소. 우리가 당신들을 도와주길 원한다면, 깔끔하게 값을 치르시오.

: 무엇을 원하시오?

웨슬리: 간단하게는 뭐 … 돈이겠지. 우리가 당신들을 숨겨줬다가 검문에 걸리기라도 하면 우리 입장도 위태로워지고, 상단의 생계도 어렵게 되니 … 적은 금액으로는 안되겠소. 당신네들 말 두 필에 추가로 돈 100닢을 넘겨주면 적당할 것 같군.

: 음, 들어보시오. 일단 말 두 마리는 바로 넘겨주고 선불로 20닢을 주겠소. 나머지 금액은 시아게르타에 잘 숨겨서 들어가주면 그때 주리다. 어떻소? (협상, 매력 굴림 대성공)


웨슬리는 부랄리우스의 대책 없는 당당함에 알 수 없는 신뢰감을 받았다.


웨슬리: 그럼 좋소. (부랄리우스로부터 20닢을 받는다) 어이, 또랑꾸스. 이리 와봐라.

: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네에, 부르셨습니까?

웨슬리: 저 말들 데려다가 마차 뒤에 묶어두거라.

: 알겠습니다.

웨슬리: 랑폴, 당신은 저들을 짐마차에 데려가 주시오.

: (못마땅한듯 투덜거리며) 알았습니다. 따라 오게.


랑폴은 짐마차 뒷칸으로 부랄리우스와 모리스를 안내한다. 모리스는 짧은 시간이나마 함께 했던 자신의 말 춘배가 또랑꾸스에게 끌려가는 모습을 보고 애석해 한다.


: 흑흑, 잘 가 춘배야.

: 뭐야? 짐승에 멋대로 내 이름을 붙였단 말이야?


모리스는 박춘배를 무시한다. 모리스의 서운한 마음에 공명을 일으킨듯, 말 춘배는 또랑꾸스에게 순순히 끌려가지 않는다. 있는 힘껏 반항하는 말 춘배.


: 아니, 이놈의 말이. (강제로 끌고 간다.) (위험돌파, 근력 굴림 실패)


말 춘배는 화가 나서 마구 날뛰다가, 앞발로 또랑꾸스의 배를 걷어차버린다.


: 끄억…. (피해 1)


배까지 걷어차이고 나서야, 또랑꾸스는 겨우겨우 말 춘배를 데려가 마차에 묶을 수 있었다. 짐칸 앞에 도달한 부랄리우스와 모리스. 마차를 뒤덮고 있는 천막 뒤를 걷어올리자, 어지럽게 쌓인 짐 상자와 건초 더미가 나타난다. 부랄리우스는 상자 안의 내용물에 관심을 갖는다.


: (상자를 열어 보려고 한다)

: 잠깐만요! 손대지 말아요!

: 왜?

: 그야 당연히 우리 물건인데, 당신이 함부로 만지면 안되죠!

: 그런가. 알았어.


의외로 순순하게 포기하는 부랄리우스의 모습에 되려 당황한 또랑꾸스. 떨떠름하게 물러난다. 모리스는 상자 안에, 부랄리우스는 건초더미 아래에 몸을 숨기기로 하고 짐칸에 오른다. 랑폴은 상단의 파수꾼으로서 두 사람을 감시하기로 하고 짐칸 한 켠에 기대어 앉는다. 또랑꾸스도 짐마차의 앞쪽, 짐칸을 엿볼 수 있는 공간에 들어가 두 사람이 허튼짓거리를 하는지 감시하기로 한다.

굳이 몸을 숨길 필요가 없는 박춘배는 두번째 마차의 승객 칸에 오른다. 박춘배는 부랄리우스에게 얻어맞은 뒤통수를 호이겐스의 힘으로 치료하고자 한다.


: 호이겐스여, 제게 치유를! (주문시전, 지혜 굴림 실패)


호이겐스는 박춘배를 치유하는 대신 더 큰 고난을 안겨주기로 한 모양이다. 박춘배의 맨들맨들한 뒤통수에 불타는듯한 고통이 엄습한다. (다음 휴식까지 지혜 판정에 -1)


: 꺼어어어…!


모두 마차에 올라타자, 상단은 출발한다. 천천히 굴러가는 마차들. 상자 내용물에 대한 궁금증이 가시지 않은 부랄리우스는 건초 더미 아래에서 동승한 랑폴에게 묻는다. 또랑꾸스가 상자를 만지지 못하게 한 것이 오히려 더 신경 쓰였나 보다.


: 이 상자들엔 대체 뭐가 들어있는 거요?

: 알 것 없네.

: 나 원, 이게 뭐 별 거라고 참. 알려준다고 물건이 어디 가는 것도 아닌데.

: 아니 사장님, 곧 내릴 마차에서 또 그게 왜 궁금하셔가지고 자꾸 그러세요?

: 못 보게 하니까 더 궁금하잖아.

: 그보다 사장님, 아까 만지지 말라고 난리 친 그 엘프 꼬마애, 좀 짜증나지 않아요?


모리스는 또랑꾸스가 자기들 얘기를 듣고 있는 줄도 모르고 또랑꾸스의 흉을 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사실, 모리스와 또랑꾸스는 동갑이다. 또랑꾸스가 엘프여서 어려보일 뿐.


: 나이도 어려보이는게 꼬장꼬장해가지고 …… 아주 그냥 …...

: 당신들이 함부로 우습게 볼 애는 아니야. 그만하지.

: 그 꼬마애가 어떤 애길래?

: (엿들으며) ‘뭐야? 지금 나 뒷담 까는 거야?’

: 적어도 길에서 노숙이나 하던 거렁뱅이들한테 욕을 들을 애는 아니란 거지.

: 뭐? 거렁뱅이? (건초더미 아래에서 벌떡 일어난다)


부랄리우스는 랑폴에게 저벅저벅 다가가 랑폴의 멱살을 잡는다.


: 다시 한 번 말해보시지.

: 아, 사장님! 여기서 싸우면 또 곤란해진다구요!

: (무기에 손을 뻗는다.)

: (무기를 꺼내려고 하는 랑폴의 손을 붙잡는다.)


부랄리우스, 근력 굴림, 결과 11. 랑폴, 근력 굴림, 결과 8. 랑폴은 부랄리우스에게 손을 붙잡혔다.


**GM주) 사실 룰북 상으로는 플레이어들끼리의 대립하는 경우에는, 협조 또는 방해 액션을 통해 해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만일 협조 또는 방해를 통해 해결한다면, 부랄리우스는 위험돌파로 근력 판정을 하고, 랑폴은 협조 또는 방해로 부랄리우스에 대한 인연 판정을 해서 부랄리우스의 근력 수정치에 -2를 적용시키는 방식이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식의 해결이 지금처럼 정면으로 대립하는 경우에는 조금 반직관적이라고 생각했고, 차라리 대립하는 플레이어들끼리 따로 판정을 하고 더 높게 나온 쪽에게 유리하게 조정하는 것이 더 재밌을 거 같아서 이런 방법을 썼습니다.


: 다시 한 번 말해봐, 똑같이.

: 거렁뱅이라고 했다. (날카로운 눈빛으로 부랄리우스를 노려본다.)

: (랑폴을 붙잡은 손들을 놓으며) ..…. 이 양반, 보기보다 패기가 있구만. (다시 얌전히 건초더미 안으로 들어간다)


보기 민망해질 정도로 싱겁게 물러나는 부랄리우스. 모리스는 부랄리우스에게 지지 않는 랑폴의 모습에 살짝 감탄한다.


: (랑폴에게) 이보세요, 아저씨. 아저씨도 예삿분은 아닌 거 같은데, 어쩌다 이런 상단에서 일하고 계신 겁니까?

: (어쨌든 분위기가 좀 누그러졌으므로, 적당히 자신의 과거 얘기를 해준다.)


랑폴은 짤막하게 어쩌다 웨슬리 상단에서 일하게 되었는지 정도만 이야기했다. 그리고 다시 마차는 고요 속에서 시아게르타를 향해 나아가게 되었다. 이윽고 저녁 시간이 되어, 식사를 위해 마차가 멈춰섰다.


부랄리우스와 모리스는 굳이 밖에 나가서 눈에 띌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짐칸 안에서 던전용 식량을 꺼내어 식사를 했다. 급성 겨울잠에 빠져서 땅에 묻혔을 때 가진 식량을 모두 부랄리우스와 모리스에게 빼앗긴 박춘배는 상단원들에게 구걸하여 끼니를 해결했다. 랑폴은 인간 사냥꾼 액션으로 식량 소모를 면했다. 또랑꾸스도 자기 몫의 식량을 소비했다. 식사가 끝나고 휴식 시간. 파수를 서던 랑폴은 기묘한 인기척을 느낀다.


: (파수, 지혜 굴림, 대성공) 응?


인기척이 난 곳을 바라보니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무리가 풀숲을 해치며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다.


: 웨슬리! 이쪽으로 와보십시오.

웨슬리: (랑폴에게 다가오며) 왜? 무슨 일이오?

: 저기서 누군가, 어쩌면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웨슬리: 뭐냐! 뭐하는 놈들이냐! 정체를 밝혀라!


그러자 난민 꼴을 겨우 면한 일군의 들적들이 “와아아아!” 함성을 내지르며 저마다 제각각의 무기를 들고 상단을 향해 돌격해온다.


: (마차 밖으로 뛰쳐나오며) 이거 싸움이구만! (전투 태세를 취한다)

: (활을 겨누고 전투 준비를 한다.)

: 이거 밥 값 할 때가 왔구만. (부랄리우스를 따라나와, 대열의 뒤에 자리잡고 활을 꺼내든다.)

: (밥을 먹다 말고, 전투 망치와 방패를 꺼내들고 전투 태세를 취한다)


또랑꾸스는 이 때 잠수를 타고 있어, 웨슬리의 담배 심부름을 갔다는 (한밤중에? 길가에서? 중세 배경인데?) 것으로 처리되었다. 상단을 향해 돌격해오던 들적 중 하나가, 투척용 도끼를 하나 꺼내어 웨슬리에게 냅다 집어던진다.


: 위험해! (웨슬리를 향해 달린다.) (위험돌파, 민첩 굴림 성공) (웨슬리를 안고 함께 쓰러진다.)


투척 도끼는 아슬아슬하게 웨슬리의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간다.


: ‘어디 보자, 두목 같아 보이는 놈이….’

딱히 두목처럼 보이는 자는 없었다.


: ‘그렇다면 아무나 가까운 놈부터 조지지 뭐.’ (가장 가까이 접근한 들적의 아구지를 후려친다.) (근접전, 근력 굴림 성공)’


불운한 들적은 조악한 단도로 부랄리우스를 찌르고, 그와 동시에 부랄리우스는 들적의 머리를 ‘공포의 다섯 손가락’으로 거세게 후려친다. (기록이 안되어있지만 들적은 매우 큰 피해를 입었다) 들적의 단검은 부랄리우스의 갑옷에 막혔지만, 부랄리우스의 전투장갑에 맞은 들적은 머리가 통째로 뜯겨져 나가 피의 원호를 그리며 빙글빙글 날아가 들판의 어딘가로 떨어졌다. 들적의 몸은 그자리에서 풀썩 쓰러졌다. 그 모습을 본 들적의 무리는 움찔하고, 공포에 질린듯 주춤거린다.


: 야, 너희 지금 너네 친구가 어떻게 됐는지 봤지?! 뒈지기 싫으면 가진 거 다 내려놓고 항복해!


대체 누가 나쁜 놈인걸까? 겁을 집어먹은 들적들은 모리스의 외침에 무기를 내려놓고 “으아아아!” 하면서 도망친다.


: (들적들을 뒤쫓는다.) (위험돌파, 민첩 굴림 실패)


부랄리우스는 들적들을 뒤쫓았지만, 엉킨 풀에 발이 걸려 넘어지고 만다.


: 제기랄!

: (등을 보이고 도망치는 들적을 향해 화살을 쏜다.) (사격, 민첩 굴림 성공)


어깨에 화살을 맞은 들적은 어깨를 부여잡고 주저 앉는다.


: (질세라 들적을 향해 쏜다.) (사격, 민첩 굴림 성공)


이번에는 다른 들적의 발목에 화살이 날아가 박힌다. 들적은 우당탕 쓰러져 풀밭 위를 구른다. 나머지 들적들은 모두 도망쳐 버렸다.


: (부랄리우스가 목을 날려버린 들적의 몸을 뒤진다.)


아마도, 굶주려서 눈이 뒤집힌 난민들이었나보다. 들적의 몸에서는 아무 쓸모 있는 것도 나오지 않는다.


: (수풀에서 일어나, 쓰러진 들적들에게 다가가, 죽인다.)


부랄리우스는 화살에 맞고 쓰러져 있는 들적들을 양손에 하나씩 머리를 붙잡고, 부싯돌 비비듯이 서로 뭉개버린다. 부랄리우스의 괴력 때문에 들적들은 얼굴이 으깨져버리고, 그대로 절명한다.


: (웨슬리에게 다가가서) 상단장님, 이거 안 좋게 됐습니다. 저놈 몇몇이 살아 돌아갔으니 무리를 더 많이 끌고 올 겁니다. 어서 출발하시죠.

웨슬리: 음, 맞는 말이오. 고맙다는 인사는 해야겠지만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바로 출발합시다.


상단원들은 정신없이 짐을 정리한다.


: (웨슬리를 지나쳐 달려가며) 그럼 좀 아까 그 주기로 한 돈을 좀 깎아주시오!

웨슬리: 그 얘기는 나중에 하고 일단 출발합시다!

: 알았소!


부랄리우스와 모리스는 다시 짐칸으로 향한다. 집요한 부랄리우스는 짐칸에 올라, 혼란을 틈타 짐 상자를 열어본다. 짐상자에는 시아게르타에 납품할 잡다한 보급품들이 들어있었다. 바로 그 때, 담배 심부름(?)을 갔던 또랑꾸스가 나타나 부랄리우스에게 소리친다.


: 아니, 이봐요! 열어보지 말랬잖아요!

: 하하하, 이미 봐버린 걸 어쩌나? 그냥 넘어가줘.


또랑꾸스는 부랄리우스의 쿨함에, 묘한 매력을 느낀다. 동경심이라고 할까? 어쨌든 또랑꾸스는 문득, 시아게르타에 도착하면 상단을 떠나 부랄리우스와 모험을 해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그도 시아게르타에 있는 지식의 샘을 찾고 있었으니. 부랄리우스 정도의 전사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 (부랄리우스에게) 사실 저 … 선생님. 저도 시아게르타에서 할 일이 있거든요. 광산 때문에요. 선생님도 시아게르타에서 할 일이 있다고 하셨으니, 저도 동행하면 안될까요?

: (못 미더운듯) 아까 우리가 들적들이랑 싸울 때, 자네는 어딨었나?

: 레종이 없어서 다른 담배 구하느라… 웨슬리 상단장님은 레종 아니면 안 피우시거든요. (설움을 토로한다.)

: 뭐야, 방금까지만 해도 꼬장꼬장하게 굴더니 갑자기 알랑거리고. 사장님, 쟤 받아주실 건 아니죠?

: (자신의 아픈 과거와 꿈에 대해서 열변을 토한다.) (위험돌파, 매력 굴림 대실패.)

: 아니, 그런 쓸데없는 얘기하지 말고. 뭐에 도움이 될지 얘기해보란 말이야.

: …. 하다못해 여기 있는 물건 드릴게요.

: 네 물건도 아니잖아!

: 상단장님이 제 보호자였던 분이랑 아는 사이셔서 아마 괜찮을 겁니다.

: 방금 그 말, 웨슬리에게 전해도 되겠나?

: … 일단 제가 알아서 할게요.

: 흠. 아무래도 자네는 믿을만한 친구가 아닌 것 같군. 안되겠네.


그러면서 다시 건초 더미로 숨어드는 부랄리우스. 또랑꾸스는 퇴짜를 맞았다. 다시 고요를 뚫고 질주하는 마차들. 상단은 마침내 시아게르타 정문 검문소 앞에 도착한다. 모리스와 부랄리우스는 혹여 들킬까봐 숨을 죽인다.


웨슬리: 아, 수고하십니다.


경비대는 웨슬리와 상단원들의 통행증을 검토한다. 모두들 정당한 통행증을 가지고 있어 문제는 없었다. 이윽고 박춘배의 통행증을 검토하는 경비원.


경비: 어이, 드워프 영감. 통행증 보여주시오.

: 여기 있네.


경비는 박춘배의 통행증을 이리저리 살피다가, 이상한 구석을 발견한다.


경비: 통행증에 이름 뭐라고 쓰였는지 말해보시오.


통행증은 위조된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박춘배 본명은 안 써있다. 박춘배는 당황한다.


: 아니, 거기 이름 써있잖소.

경비: 됐고, 말해보라니까요, 영감님.

: (드워프 말로 아무 이름이나 댄다.) (위험돌파, 매력 굴림 성공)


경비는 헛기침을 한 번 하고, 박춘배의 위조 통행증을 모른 척하는 대가로 뇌물을 요구한다. ‘성의’를 보이라는 의미로, 손바닥을 펼쳐 박춘배 쪽으로 쓰윽 내민다.


: 허험… 이것 참....


박춘배는 무일푼 거지다.


: (호이겐스의 성표를 꺼내며) 기도와… 축복 몇 마디로… 대신하면 안되겠소…?

경비: 아니, 뭔 잡신을 믿는지는 내 알 바 아니고. ‘성의'를 보이라니까. 이 영감 진짜 안되겠네. 나와보시오.


: (박춘배가 곤경에 처한 것을 직감하고, 박춘배를 끌어내려고 하는 경비에게 다가간다. 그리고는 경비의 팔에 슬쩍 손을 대고, ‘매혹' 주문을 시전한다.)  (주문 시전, 지능 굴림 성공)


매혹 주문은 처음 보는 상대도 마치 시전자를 친구처럼 여기게 만드는 주문이다. 하지만 초보 마법사 또랑꾸스는 약간의 실수를 해, 경비원은 또랑꾸스를 자기 친구가 아니라 애인으로 인식하게 된다.


경비: 아니, 자기! 여기서 뭐하는 거야! (또랑꾸스에게 부담스러운 스킨십을 하며 친한 척 한다.)

: (당황하지만, 정신을 가다듬고) 사실 이 분이 내가 존경하는 선생님인데 … 좀 봐주면 안될까?

경비: 하하하, 우리 자기 부탁이라면 당연히 그래야지. 알았어. 걱정하지마.


이 일로 인해 일행은 또랑꾸스의 성지향성을 의심하게 된다. 어쨌든 겨우겨우 시아게르타로 잠입한 일행. 상단 물품 하역장으로 쓰이는 큰 창고에 내린다. 부랄리우스는 웨슬리에게 약속한 대금을 마저 지불하고, 일행은 향후 거취를 결정하기 위해 모여서 회의를 한다.


(계속)
분류 :
기타
조회 수 :
95
등록일 :
2019.01.19
23:29:34 (*.141.4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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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hondoom.com/zbxe/index.php?mid=create&document_srl=815491

노루발

2019.01.19
23:39:04
(*.223.20.154)
원래 판타지에서는 다들 담배 피운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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