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자신의 창작물을 자유롭게 올리는 곳

링크1 :
링크2 :
공동 작업자 :
일요일 오전, 나는 여느 일요일처럼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그때 형이 나를 흔들어 깨웠다.
"으응... 무슨 일이야."
형은 나를 지긋이 보며 말했다.
"오늘은 너도 함께 갔으면 해서..."

형의 눈이 뭔가 심상치 않음을 보고 나는 형을 따라 집을 나섰다.
형은 도로변을 걷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면 형은 매년 이맘 때 쯤이면 어딘가를 다녀오곤 했다.

"어디 가는 건데?"
"이제 거의 다 왔어."

도착한 곳은 한 지하철역 화장실이었다.
형은 거기서 눈을 감고 고개를 숙였다.
나도 엉겹결에 따라서 고개를 숙였고
상당히 쪽팔림을 느꼈다.

다시 고개를 든 형은 과거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과거 형이 고등학생이었을 때 학교를 걸어서 통학 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기름진 만두를 아침으로 먹고 등교하다가
속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고 이 쯤에서 그만 참지 못하고 바지에 설사를 폭발시키고 말았던 것이었다.

"그때 이 화장실이 있어더라면..."

그렇게 말하는 형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나는 코끝이 찡해 옴을 느꼈다.

"지금은 여기 지하철역이 생기고 화장실이 생김으로 그때 같이 고통받는 자가 없어졌지.
 나는 그 고마움을 잊지 않기 위해 내가 똥을 지린 이 날 매일 여길 방문한단다."
"나도 매년 올께. 형"
"고맙다."

우리 형제는 자랑스럽게 다시 화장실에 고개를 숙인 후 지하철 역을 떠났다.
뒤돌아 본 지하철 역에서는 그 때 똥범벅이 된 바지가 살며시 미소짓고 있는 모습이 떠올랐다.
분류 :
소설
조회 수 :
1428
등록일 :
2008.04.21
02:16:58 (*.193.78.73)
엮인글 :
게시글 주소 :
https://hondoom.com/zbxe/index.php?mid=create&document_srl=191282

장펭돌

2008.04.21
03:39:57
(*.49.200.231)
이거 수필이죠?

똥똥배

2008.04.21
04:43:41
(*.239.144.2)
픽션입니다.

보가드

2008.04.24
05:43:53
(*.142.208.241)

ㅋㅋㅋㅋ웃기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161 소설 이동헌's Go!Go! 1화 [31] 죄인괴수 2007-02-26 28663
160 소설 타임머신 Telcontar 2009-10-19 2555
159 소설 귀족과 평민 1화 [3] 똥똥배 2010-06-15 2299
158 소설 어느 나라의 왕 Telcontar 2009-09-12 2229
157 소설 종이학 천마리 똥똥배 2010-07-05 2184
156 소설 탄생 1화 [2] 똥똥배 2010-06-18 2166
155 소설 귀족과 평민 2화 [1] 똥똥배 2010-06-17 2078
154 소설 불로와 불사 [1] 똥똥배 2010-09-09 1925
153 소설 성인 인형뽑기 기계 [2] 똥똥배 2012-05-06 1885
152 소설 0과 1의 판타지 배경, 1화 시나리오 [2] file 똥똥배 2010-01-07 1763
151 소설 가이아는 낙원이었다. -1- 똥똥배 2011-02-07 1560
150 소설 홍게와 UFO 뮤초 2009-03-05 1541
» 소설 바지의 무덤 [3] 똥똥배 2008-04-21 1428
148 소설 평화주의자 [4] 돌비놀루 2011-01-11 1334
147 소설 키라 VS L ~ 선택받은 두 사람의 싸움 ~ (첫편이자 최종편) [3] 똥똥배 2008-03-08 1146
146 소설 백수 사가 [1] 천재나 2011-08-21 1124
145 소설 [릴레이 소설] 산장에서 외전10 [6] 멍멍킹 2012-10-01 1059
144 소설 창작의 산에서 [3] 똥똥배 2008-03-16 1048
143 소설 흰옷의 사람의 노하우 흰옷의사람 2008-08-20 1039
142 소설 혼돈사르(1) [4] 똥똥배 2008-02-28 1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