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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이야기를 적는 공간

비상하는 매 패러디

 

아니 등장인물 이름만 바꾼 편집소설

 

비상하는 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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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흑곰은 자신이 세계의 창조주, 백곰의 클론이라는 사실과 세계는 백곰의 의지대로 흘러가는 세계라는걸 알게된다.

백곰을 없에고 세계를 온전히 인간들의 것으로 만들기위해 일행은 온갖 역경을 딛고 마침내 백곰이 있는곳까지 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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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 안에 들어간 순간 의자에 앉아있던 인물이 말했다.

 

"어서들 오십시오."

 

백곰은 흑곰와 똑같은 생김새를 가지고 있었다.
단순히 머리의 색만이 흑색과 백색으로 극명한 대비를 이루고있다.

 

"호오.여긴..."

 

흑곰은 벽을 바라보곤 웃었다.그 옛날 대슬라임을 만났을 때 보았
던 벽화가 그려져 있던 홀이였다.거모튼요새였던가? 그것과 거의 같은 구조로
되어있었다.

 

"저의 스폰 주제에 용케 여기까지 왔군요. 어찌됐건...
 꿈의 당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백곰은 그렇게 말했지만 모두들 입을 열지 않았다.흑곰은 벽화를 보곤
씨익 웃고만 있었다.그 벽화는 바라보는 자의 기억을 비춰주고 있었다.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일들이 차례로 벽에 영사되고 있는 것이였다.

 

"내가 꿈에 빠져든지...즉 당신들의 시대가 시작된지..."

 

백곰이 그렇게 운을 떼자 흑곰이 백곰을 노려보았다.그러나 백곰은 미소마저 지은채 말하기 시작했다.

 

"4분이 지났군요.방금전에..."

 

"우리들의 수십년이 고작 4분?"

 

"예.아껴써야죠.이 세계가 파멸할때... 낮잠이 깰때까진 한시간이 남아있으니까."

 

백곰은 그렇게 말하고 웃었다.그러자 검룡이 킥킥 거리며 앞으로 나섰다.

 

"큭큭큭큭!나원참 어이가 없어서.이렇게 화가나는 경우는 정말 없었다.정말로!"

 

"그래요?기뻐할줄 알았는데?환상인 당신들이 지금 실체인 나와 이야기 하고
있잖아요."

 

백곰이 그렇게 말하자 검룡이 칵 하곤  화를 내더니 뛰어들었다.하지만 그때
혼둠칠현중 폴랑이 뛰쳐나와 단번에 검룡의 목을 쥐어 잡곤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어딜 감히!크하하하하하!"

 

폴랑은 광기를 뿌리며 그렇게  말했다.검룡은 저항하려고 했지만  아무리 강력한
용족이라고 하더라도 창조주의 수족에게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자자 그건 그렇고.결정은 본 것 같군요.정말로 세계를 포기하고 멸망할겁니까?"

 

"다...닥쳐!당신 그렇게 죄를 지어서까지 살고 싶은거야?"

 

"아 물론.죄야 뭐 짓고 살면서 후회하면 되겠지요."

 

"그런 멋대로인 면에선 흑곰 같군."

 

펭돌이 그렇게 말하자 흑곰이 노려보았다.

 

"당연하잖아.저건 나라고."

 

그때 백곰이 다시금 물어보았다.

 

"자 대답은?"

 

일행들은 모두들 흑곰를 바라보았다.

흑곰은 가운데 손가락을 펴서 그들에게 보여주었다.

 

"한시간이나 남았으면 그 한시간 동안 할수있는거 모조리 다하면서 즐기시지?!이
미 충분히들 길게 살지 않았나?!"

 

"결국 그렇게 나오는군요."

 

흑곰은 쿠오오의검을 들고 백곰에게 달려들었다.

                        
흑곰이 한걸음 내딛는 순간 백곰이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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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일어나.언제까지 잘거야?"

 

"우응?"

 

흑곰은 화들짝 놀라서 자리에서 일어났다.향긋한 나무타는 냄새가 나고 있
는 작은 오두막이였다.

 

"뭐야?"

 

흑곰은 자신을 깨운 소녀를  바라보았다.자신과 같은 검은  머리칼에 검은
눈.그렇지.여동생이던가?
가만.나에겐 여동생 따위 없다고!
하지만 그 소녀는 흑곰이 누워있는 침대위로 뛰어올라 퍼억하고 흑곰을 찍어눌러 완전히
잠이 달아나게 만들었다.

 

"뭐야 오빠는 참.오늘은 대슬오빠가 돌아오는날이잖아.마을이 다 축제분위기인
데 혼자서 퍼질러 자는 거야?!"

 

"앵?"

 

흑곰은 깜짝 놀라서 침대를 박차고 일어났다.그 순간 자칭 흑곰의 여
동생이라는 그 소녀는 기겁을 하며 배게를 집어던졌다.

 

"꺄아아악!옷이나 제대로 입어!"

 

"아...자...잠깐만.이봐 적당히 때려!이게 실은 좋으면서!"

 

"뭐야!친오빠 따위 누가 좋다는 거야!"

 

여동생은 뾰루퉁해져서 흑곰에게 그렇게 핀잔을 주었다.그러자 흑곰
이 피식 웃었다.

 

"이봐.금단의 사랑만큼 멋진건 없다고."

 

"그러니까 오빠가 인간이 덜된거라니깐.치마만 걸치면 여자로 보이지?"

 

"사실 남자래도 상관없지 뭐.가만.내가 뭔 소릴 하는 거지?"

 

흑곰이 자기자신도 황당해서 얼른 옷을 갖춰 입고는 집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러자 마침 집앞을 쓸고 있던 아줌마 한분이 대뜸 면박을 주었다.

 

"넌 도대체 언제 철들거냐.또 동생이 깨워줘서 일어났냐?"

 

"뭐 행불이 성격이 더러운 거예요.안깨워도 일어날걸 생색내는데 바뻐서."

 

"그러니까 네가 철이 없다는 거야.대슬이나 아리포를 보렴.얼마나 어른스럽나."

 

"헤에!가...가만.내가 어디가 어때서요?!은 대슬이나 아리포보다 훨씬 어른스
럽다고요!"

 

"그런걸 자기 입으로 말하면 설득력이 있냐?하하하하~!"

 

어찌되었건 흑곰은 정말 어이가 없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분명히 자신이
살았던 마을이다.여동생에 대한 기억도 분명히 있다.아버지도 어머니도 어렸을때
의 일도.

 

"그래도 그건 꿈이 아니야.백곰.적당히 수작을 부리라고!"

 

흑곰은 그렇게 말했지만 문득 누군가가 뒤에서 빠르게 달려오는 걸 느끼곤
돌아섰다.그 순간 똥똥배가 달려와 흑곰의 멱살을 잡은 것이였다.

 

"제자가 스승을 기다리게 만들엇?!"

 

"에?스...스승?"

"그래!이자식 너 정신 어떻게 된거 아냐?원래 이상한 놈이라고는 생각했지만."

 

똥똥배는 그렇게 말하곤 흑곰를 휙  하니 집어던졌다.흑곰은 그대로
털퍼덕 쓰러진 다음에 이상하다는 듯 반문했다.

 

"그런데...뭘 더 배운다고.물론 C언어나 베이직은 모르지만  난 어차피 흥크립트를 쓰
니까..."

 

"뭐?이놈이! 나의 기술은 무궁무진하다고.그 극의는..."

 

"뭔데?"

 

"방중술!"

 

"젠장.물은 내가 바보지."

 

흑곰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때 갑자기 마을입구쪽에서 부터 와 하는 환성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뭐야.대슬과 아리포가 돌아온 모양이군.오늘 수업은 쉬고 놀기나 하자."

 

"그럴거면 왜 나를 집어던진 거야?"

 

"왜는.방중술은 아무리 갈고 닦아도 부족함이 없는 기술이란 말야.매일매일 부지
런히 단련해야 한다고!"

 

똥똥배는 그렇게 말하면서 허리를 요사스럽게도 돌려대었다.

 

"18놈..."

 

흑곰이 욕을 하건 말건 그들은 마을  어귀로 달려갔다.그곳에는 정말로 금
의 환향한 아리포와 대슬이 말위에서 내려서서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와아.휘까번쩍하군."

 

"뭐라고 해도 대슬은 연대슬이 되었으니까.저정도야."

 

"아리포는?"

 

"마법사잖아.이봐.너희 셋은 같은날 태어난 친구아냐?"

 

그러자 흑곰이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그때 마침 대슬이 흑곰를 알
아보았다.

 

"와 흑곰!여태 뭐했어?"

 

"똥똥배과 같이 방중술을 연마했지 뭐."

 

"방중술이 뭔데."

 

어째서 대슬은 현실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멍청한가?흑곰은 그런 생각을 하
곤 혀를 찼다.그때 아리포가 말위에서 내려섰다.갈색 갈기를 휘날리는 좋은 말이
였던 걸로 보면 아리포가 자기 돈으로 산 것 같지는 않고.

 

"아리포.훔쳤냐?"

 

"아니.내가 너냐?"

 

"그럼 왕궁마법사에게는 말도 주는거야?"

 

흑곰은 그렇게 묻곤 히야  하곤 말을 살펴보기  시작했다.그러자 아리포가
경고했다.

 

"이말 지금 발정기니까 뒤쪽으로 가지마.채이면 뼈도 못추린다."

 

"그래?용케도 이런 말을 타고 왔군?뭐 원래 올라타는데는 일가견이 있지만."

 

"나의 청결한 이미지에 먹칠을 하지 말라고!"

 

아리포가 펄쩍뛰자 흑곰은 피식 속으로 웃었다.

 

'뭐 변태마왕주제에 별걸 다 챙기는군!'

 

어찌되었건 이 환상에서 오래간만에 만난 셋은 흑곰의 집으로 모여 오래간
만의 회포를 풀기로 했다.

 

"와 대슬 오빠다."

 

집의 문을 열자 마악 설거지를 하고 있던  흑곰의 여동생 행불이 고
개를 돌렸다.흑곰은 그장면을 보곤 펄쩍 뛰었다.

 

"아니 내가 자는 사이에 벌써 아침밥을 먹었단 말야?!"

 

"아버지가 그랬어.오빠는 너무 노는데만 집착하니까 먹여봐야 낭비라고."

 

"흑흑흑.너 어릴 때 기저귀 갈아주던게 난데 어쩜 이렇게 매정할 수가 있니?"

 

"오빠 동생이니까."

 

행불은 당당히 그렇게 말했다.음 역시 설득력있는 말이군.흑곰이 그
말에 찍소리 못하고 주저앉아 행불은  흑곰를 뒤따라 들어온 대슬과
아리포을 보곤 씨익 웃었다.

 

"얼른 들어와요.와아.그게 연대슬 마법사의 의상이야?"

 

"응."

 

대슬과 아리포가 그렇게 들어오자 흑곰은 아하 하고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
보았다.아늑한 집안이다.거기에 발랄하고 깜찍하고 어여쁜 여동생.서글서글한 성
격의 아리포.말쑥하고 믿음직스러운  대슬.펭돌은 좋은  양아버지로 여행상인.하
아.확실히 이 세계는 좋구나.
그렇게 흑곰이  감상에 젖어있을때 갑자기 행불이 팔꿈치로 흑곰의 옆구리를 강타했다.

 

"오빠!남들 앞에서 기저귀 얘기가 왜나와?"

 

대슬과 아리포에겐 안들릴 작은  목소리지만 사납다.아마 성질이  단단히 난듯하
다.하긴 성질이 단단히 났다는 것은 이미  옆구리를 찍었을때의 강도로도 충분히
알수 있었다.단련되어있지 않았다면 흑곰의 늑골이 부러져 버렸을 것이다.

 

"아악!너!"

 

"쉬잇!"

 

"우잇.너 이제와서 요조숙녀인것처럼 할꺼야?"

 

"꺄아!어쩜 그렇게 무심해.아아 오빠같이 무심한 사람이  내 몸을 구석구석 훑어
보곤 만져보고 그랬을걸 생각하면 정말 소름이 돋아."

 

"젠장.아주 북치고 장구를 치고 드럼을 치고 탬버린을 쳐라!"

 

흑곰은 그렇게 핀잔을 주었지만  고통이 일단 가시자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마침 아리포가 대슬의 갑옷을 다 벗겨내었고  자신도 외투를 벗어 탁자옆
옷걸이에 걸어놓았다.

 

"아 행불? 펭돌 아저씨는?"

 

"또 그놈의 여행이지.아 맥주가져올까?"

 

행불은 대슬을 보곤 싱글벙글 웃으면서  부엌의 도마위에 놓아뒀던 리본을
입에 물곤 머리를 묶었다.그러자 흑곰이 혀를 찼다.

 

"젠장.나는 구경도 못하게 하는 맥주를 내온단 말야?"

 

"그야 오빠는 다 마셔버리잖아.술이 물이나 다름없으니."

 

"간장이 튼튼하단 증거지 뭐."

 

아리포는 그렇게 엄호해주곤 흑곰에게 물어보았다.

 

"그나저나 넌 앞으로 어쩔거야?우리 정식으로 임지가 발령나면 이 마을을 떠나야
한다고.아마 남극대륙 같은 오지로 발령날텐데.너는 마법도 쓸수 있고 체술도 능
하고 더구나 그 궁극의 방중술도 있잖아.아무리 네가 어둠대륙인이라지만 오기만
하면 장교자린 문제 없어."

 

그 순간 맥주조끼를 들고 오던 행불이 푸웃 하고 웃어버렸다.맥주조끼를 떨
어뜨리는 일은 없었지만 조끼위에 아슬아슬하게  올라와 있던 맥주거품이 휙하고
휘날렸다.아리포는 그걸 보곤 피식 웃었다.

 

"폐활량도 좋고!"

 

"파하하하.아리포 오빠.방중술이 궁극이라니?"

 

"그러니까 그게 뭔데?"

 

대슬은 그렇게 반문했지만 아무도 대답해주질  않았다.흑곰은 고개를 떨구
곤 피식 웃으며 말했다.

 

"어쩌겠어 난  어둠대륙인이라고.게다가   여동생이랑 아버지도 있는데   떠날수
는..."

 

그러자 그순간 행불이 푸하하핫 웃기 시작했다.

 

"깔깔깔!오빠 정말 바보다.나이가 몇인데 그런 소릴 하는거야?애초에 독립했어야
할 나이인데도 무슨 걱정이야?게다가말야 집에 있으면  빈둥빈둥 놀고 뭐 돈벌어
오는 것도 아니잖아."

 

"그...그렇긴 해도 말야."

 

흑곰은 우물쭈물하더니 갑자기 맥주를 들이켰다.

 

"에이이잇!먹고 죽자!이봐.딸랑 술만 먹으라는 거야?"

 

"오빠.대낮부터 퍼마실 셈이야?"

 

"오늘이 무슨 날인데!대슬하고 아리포가 돌아온  날이잖아.당연히 축하하려면 그
정도는 해야지!"

 

그러자 대슬은 박수를 치며 말했다.

 

"맞어...아암~추욱할 하려며느은 제대로 해야아지."

 

벌써 혀가 꼬여있었다.어찌된 놈인지 이놈은 술만  몇잔 들어가면 인사불성이 되
어버리는 것이였다.대슬은 버티질  못하고 풀썩 쓰러져  버렸다.그러자 아리포가
혀를 쯧쯧 하고는 걷어찼다.

 

"행불.대슬 좋아해?"

 

"엥.아아...뭐 좋아한다기 보다는 음 그러니까."

 

"그럼 지금이 기회야.자자 흑곰.드는데 좀 도와줘.침실로 옮기자."

 

아리포는 그렇게 말하곤 대슬을  들처 업으려고 했다.그러자  흑곰은 발로
아리포를 걷어찼다.

 

"이자식!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거야?!"

 

"너!난 진정으로 네 동생의 행복을 생각해주는 거라고!"

 

"마...말도 안돼!내 동생의 행복이 대슬의 불행이란걸 몰라?!저애가 집안일을 하
지 않았으면 격투기나 체술에서 난 아직도 쟤한테 맞고살았을 거라고!"

 

그순간 이번엔 행불이 흑곰의 복부를 걷어찼다.퍼억 하는 통쾌한 소
리와 함께 흑곰이 그대로 주저앉았다.

 

"우...에에에엑 이봐.술먹고 난 뒤 배차지 말라...어?!"

 

행불은 그걸로 만족하질 못하는지 이번엔 내려차기로 흑곰를 후려쳤
다.그러자 그걸보던 아리포가 조심스럽게 말하기 시작했다.

 

"거봐.동생의 행복을 질투하면 안되는거야."

 

"이...이봐.아무리 그래도 대슬의  정조를 내동생에게  던져버린다면 검룡은
얼마나 불쌍해지냐."

 

"얼라?너가 어떻게 검룡을 알고 있냐?"

 

"...그말 진담이야?"

 

"아.이번에 대슬이 맡게된 임무에 그녀의 경호가 있단 말야."

 

"아아...흠흠.모든 스탭이 다 등장하는군."

 

흑곰이 그런 말을 했지만 그때 행불이 화들짝 놀라서 아리포에게 물
어보았다.

 

"아니 그 여자는 누군데요?"

 

"왜 여자라고 생각하지?"

 

아리포가 능청스럽게 반문했지만 흑곰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여자 맞잖아.그것도 용이고.맞지?"

 

"너 점집해도 되겠다 야.복채줄까?"

 

"주면 고맙지."

 

"키스인데도?"

 

"시끄러워!"

 

흑곰와 아리포는 그렇게 농을 주거니  받거니 하였다.어찌되었건 아리포는
변함없는 보라색 눈을 번뜩이며 말했다.

 

"저기 맥주가 따뜻해지겠는걸."

 

"그런건 눈 번뜩이면서 말하지 마.그나저나 대슬이 뻗었으니.야 행불.대슬
이 먹던 조끼는 너에게 부탁한다."

 

"엥?"

 

"김빠지면 안되잖아.맥주를 마시는건 시간과의 싸움이다.버겐 아이언푸트 말씀."

 

"쳇.양자여도 오빤 확실히 아빠 아들이구나."

 

"너역시."

 

흑곰,아리포,행불은 술에 취한 대슬을  흑곰의 방에 던져놓고
는 와서 탁자에 앉아 맥주잔을 들었다.

 

"그럼.대슬과 아리포의 출세를 축하하면서 건배!"

 

"아울러 흑곰의 백수생활을 축하하면서."

 

"어휴."

 

셋의 맥주조끼가 공중에서 부딪혔다.


얼마나 마셨을까.주위에 맥주조끼가 나뒹굴고 있는 걸 보면서 흑곰은 눈을
떴다.

 

"으음?"

 

"아아."

행불은 마악 흑곰를 들쳐업고 계단을 오르다가 흑곰이 깨어난
걸 알곤 물어보았다.

 

"오빠.걸을수 있겠어?도대체가 여자혼자 남겨두고 다들  맛이 가버리면 어쩌자는
거야?"

 

"음냐.글세?"

흑곰은 그렇게 말하곤  행불의 머리칼에  얼굴을 처박았다.술기운이
채 가시질 않아서 고개를 들수 없었던  것이다.그러자 행불은 기겁을 하며
외쳤다.

 

"꺄악!오빠!내 머리에 침칠하지마!"

 

"음냐.참 좋은 검은 머리이군.내 동생다워."

 

"으으으...걸을수 없다는 거야?"

 

"아마도.헤에.행불.너 가슴도 많이 자랐다.어렸을때는 안그랬는데?"

 

"!!!!"

 

그순간 행불은 흑곰를 휙하니 집어던졌다.흑곰은 아무런 깨질
물건 없는 마룻바닥에 텅하니 떨어졌다.그러나 떨어지기 직전 흑곰은 고양
이처럼 몸을 굽혀 바로섰다.행불은 그걸 보곤 놀라서 물러났다?

 

"아니 오빠.안취해 있었어?"

 

"아니 취했지.이런...행복에 말야."

 

흑곰은 그렇게 말하곤 등에 손을 가져갔다.그러자 아무것도 없는 그곳에서
쿠오오의검이 나타났다.

 

"여동생이 있는것도 나쁘지 않아.애초에 대슬과 아리포,그외 다른 친구들과 함께
이렇게 행복하게 사는것도 나쁘지 않아.무엇보다도...나 자신도 상처받을 필요도
없고,강간당하거나 교살당하는 일등은  없을테니깐.아하하하핫!하지만 말야.너처
럼 어여쁘고 사랑스러운 여동생도 생겼지만 말야.은 꿈에 취해선 안돼.꿈에 취
해서 현실에서 달아날순 없단 말야!"

 

흑곰은 거기까지 말하곤 눈물을 떨구었다.

 

"오...오빠.그검은 뭐야?미...미친거야?"

 

행불은 당황해서 흑곰에게 그렇게  물어보았다.그러자 흑곰은
대답대신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다.

 

"제기랄!인간의 마음을 작작희롱하란 말야!"

 

흑곰이 쿠오오의검을 휘두르자 세계가 파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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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곰은 다시금 현실로 돌아와있었다.흑곰 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이
지금 이 환상을 겪었던  것 같았다.대슬이나 아리포,똥똥배등도  지금의 그 꿈을
깨고 나자 이를 악물고 있는 것이다.흑곰은 기가 막혀서 백곰을 바라
보았다.

 

"무슨 짓이지?!"

 

"대단하군요.어떻게 그렇게 화기애애한 세계를 파괴할수 있는거죠?"

 

"당연하잖아 현실이 아니니까!"

 

"자신이 스스로 말하지 않았습니까? 아리포에게 자신은 행복하다면 환상이래도 상
관없다고."

 

백곰은 그렇게 흑곰의 아픈곳을 찌르며  조소했다.철저한 조소에 비웃
음이다.그는 지금 흑곰이 살아온 모든  것을 부정하고 있는 것이였다.하지
만 흑곰은 별로 화도 나지 않는지 그런 백곰을 똑바로 노려보았다.

 

"말해두겠는데.자신은 행복하다면 환상이라도 상관없지.하지만 그게 가짜란걸 안
이상 결코 행복해질수 없는 거라고!그건 나혼자의  자작극과도 같고 나혼자의 자
위와도 같으니까!알겠냐?이 변태야?!"

 

흑곰은 당당하게 백곰에게 외쳤다.
그러자 백곰은 황당해서 흑곰을 노려다 보았다.자신과 똑같은 자의 모습을  본다는게 별로 기쁜일은 아닐
텐데도 둘다 서로서로 노려보는 눈에서 불꽃이라도 튈 것 같았다.

 

"내말이 틀렸냐?현실에서 달아나기위해 자기가 세상을 만들어서 그안에서 노는건
정신적인 자위행위라고.골방에 틀어박혀서 포르노나 쓰고 있는 놈이랑 다를게 뭐람?"

 

"그렇다면 어떻게 할거죠?세계는 파멸할거고 그런곳에서 당신은 그저 운명에 순
응해서 죽을건가요?"

 

"운명에 순응한다면 그렇게 말할수도 있지만 말야."

 

흑곰은 그렇게 말하곤 한걸음  더 내딛었다.백곰은 다시금 눈을 감았다.

 

"그만둬어어어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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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손님!괘…괜찮으세요?"

 

누군가가 나를 흔든다.

 

"손님.정신차리세요.아 안되겠어.구급반을…"

 

"필요없어."

 

우승호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내 중추신경에 꽂혀있던 전극을 뽑아냈다.그러자 시력과
청력이 모조리 회복되어가기 시작했다.내 부모님은 비싼  돈을 들여서 나를 하이
뉴로이드(High Newroid:뉴런의 전달속력을 유전상으로  조작해 빠르게 함.지능과
반사신경이 모두다 오름)로 낳았기 때문에 이런  이상상황에서도 은 빠르게 회
복되었다.

 

"아아.괜찮아.아가씨.그저 심박수가 좀 올랐을 뿐이야."

 

우승호는 그렇게 말하곤 자리에서 일어났다.이 버철 숍의 지배인은 깜짝 놀라서 달려
오기 시작했다.

 

"대…대단히 죄송합니다.손님.이런 사고가."

 

"아니.아주 만족스러웠소.하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해둬야지.아 안심하시요.이 사
고는 그저 내쪽이 감정이 격해져서."

 

"하지만…"

 

지배인은 그렇게 말하곤 양복의 조끼 안쪽에서 첵커를 꺼내 4000크레딧의 수표를
끊어주었다.하지만 은 손을 내밀어서 거절했다.

 

"필요없소."

 

"하지만 땀도 많이 흘리셨는데."

 

지배인은 끝까지 그렇게 말하며 나에게 수표를  넘겨주었다.뭐 받아두는 것이 오
히려 지배인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거라면  받는게 낫겠지.은 수표를 받아들
곤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제길."

 

자기혐오가 밀려왔다.버철 숍.가상현실을 체험하게 해주는  이 새로운 장사는 사
용자의 꿈을 마음대로 조작하게 해주는 곳이다.그  안에서 우승호는 흑곰이란 이
름으로 불렸고 이제 마악 마왕격인 창조신 백곰에게 결판을 낼 찰나였다.
하지만 그런 애들 장난에 깊이 빠져서 비명까지  지르고 울고불고 하다니 맥빠지
는군.처음엔 단지 사흘동안 꼬박 밤을 세웠던 터라  잠이나 잘까 하곤 들어간 가
게였다.언제나 냉정하게 현실을 살고자 하는 나에게 그런 현실도피적인 유희는…

 

"택시에 타시겠습니까?"

 

갑자기 무미건조한 기계음이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젠장.택시 정류기 앞에서있던
걸 깜빡 했군.우승호는 뒤로 물러서며  하늘을 바라보았다.환경오염이 심화되어서 회
색이다 못해 은색으로 반짝이는 하늘.은색도시에는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바쁘
게 움직이는지 무소음의 헬리포트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저 실례지만 안타실꺼면 제가 타도 될까요?"

 

내 뒤에서 인간 여성의 목소리지만  무미건조하긴 기계음이나 마찬가지인 목소리
가 물어보았다.양해를 구하고 있지만 사실  아무런 생각없이 물어본 것이리라.나
는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보았다.내 목소리도 충분히 무미건조하긴 마찬가지였
다.

 

"아 그러시…"

하지만 그순간 우승호는 눈이 휘둥그래지고 말았다.그녀도  나를 보곤 눈이 휘둥그레
진 것 같았다.

 

"이…이봐.당신이 행방불명 했던 사람 아냐?"

 

그는 긴 코트에 실버메탈릭의 목걸이를 하고 있었다.머리칼은 자외선에서 보호
를 받도록 모자를 썼지만 그래도  얼굴형태라든가 전체적인 몸가짐은 행방불명과
같았다.

 

"당신은 흑곰?"

 

세상에.이런 만남도 있군…

 

"택시에 타시겠습니까?"

 

"그러지."


나와 그녀는 도심에서 약간 떨어진 거리로 나갔다.택시회사에 택시비를 송금해주
고 나와 그녀는 택시에서 내려섰다.

 

"이곳은 제가 잘알고 있으니 소개해드리죠.어떤 걸 원하세요?"

 

"흠.아무거나."

 

"하아.그 흑곰이였을때는 잘도 떠들더니 의외로 말이 별로 없네요?"

 

"그야 뭐 내성적이기도 하니까."

 

그녀는 짧게 커트한 허니블론드를 쓸곤 내  앞으로 나섰다.은 궁금해서 물어보
았다.

 

"원래 머리칼이?"

 

"맞아요.백금발이죠.이건 염색한 거예요.당신도 형광의 브릿치를 했는데요?"

 

그녀의 말대로다.길가에 늘어선 바들의 쇼윈도우에 비쳐보이는 은 검은 긴머리
에 가운데의 일부를 형광색으로 염색하고 있었다.
그녀는 시외의 거리를 거리낌없이 활보하고  있었다.나도 공수도가 3단에 학생시
절엔 사격선수를 했었지만 여기의 패거리는 미친놈들이 많기 때문에 자제하고 있
는 반면 그녀는 용감한건지  무모한건지 거침이 없었다.우승호는 갑자기 걱정되어서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이봐.먼저가지 말아.여자혼자서 걷기엔 위험한 곳이라고."

 

"아 다왔어요."

그녀가 안내한 곳은 색스폰 소리가 요란하게도  들리는 계단이였다.은 그 지하
로 내려가보기 시작했다.


가벼운 주류와 함께 이야기가 오가기 시작했다.어렸을때부터 질리게도 들어온 색
스폰의 소리는 이제 노이로제를  넘어서서 정겨움을 주고  있었다.이상한 노릇이
지.

 

"무슨일을 하고 있어요?입고있는 코트를 보아하니 방탄코트같은데."

 

"CG프로덕션의 프로듀서를 하고 있지.그쪽은 킬러라도 되나?이런걸 알아보게?"

 

"아.비슷해요.경찰이니까.흐음.9mm풀메탈재킷이면 뚫리겠는데요.그 코트."

 

"그런 일은 없어."

 

우승호는 그렇게 말하곤 코트를 벗어 안에  들어있는 조끼를 보여주었다.그러자 그녀
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무슨 원한진데 있어요?그런  4레벨 베스트같은 중장비를  하고 다니다니.소문엔
대전차 라이플도 막아낸다고 하던데?"

 

"많은편이지."

 

우승호는 그렇게 말하곤 가벼운 주류라고 할수 있는  위스키 언더락을 목구멍 안으로
부었다.뜨거운 느낌이 화악 목구멍을 스치고 지나갔다.그외에는 신변잡기적인 이
야기만 오고가고 있었다.우리둘 어느 누구도 그  버철숍에 대한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육체적인 자위라면 얼마든지 입에 올릴수 있겠지만 그런 정신적인 자위에
대해서는 말할 수가 없었다.하지만 우리들은 그  내면적인 오염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다음날 아침 우승호는 모텔에서 눈을 떴다.내 가슴팍에는 어제 보았던 그여자가 잠들
어있었다.그런가?? 이 여자와  잤던 것인가? 하긴 내면적인  오염을 공유하고
있다면 육체를 공유하는 것 정도는 아무것도  아닐테지.우승호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
나 옷을 입기 시작했다.어찌되었건 우승호는 프로듀서니까 출근하지 않으면 안된다.
내가 이지 않으면 나를 기다리는 부하직원들이 모두들  바람을 맞게 되는 것이
다.우승호는 일단 내 연락처를 적은 명함을 간단한 아침식사가 차려져 있는 탁자위에
놓았다.

 

'컨티넨탈 CG아트 프로덕션 Chief producer 우승호'

 

우승호는 마침 버철숍의 지배인에게  받았던 수표로 모텔의  요금을 계산하곤 택시를
잡았다.

 

 

"그게 마음에 드십니까?"

 

고수머리의 거한 청년은 그렇게 묻고 있었다.정크마켓에  있는 흔한 복장을 하고
있지만 왠지 눈에 익다.

 

"키스(Keith),그거 팔지말랬지.뻔히 가짜인줄 아는 물건을.아 죄송합니다."

 

그의 단짝인듯한 대학생쯤 되어보이는  소녀는 대번 거한  청년에게 면박을 주었
다.하지만 은 내손에 들려있는 기다란 검에 정신을 못차리고 있었다.

 

"이렇게 긴 칼을 쓸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모르죠.옛날 켈트족은 키가 평균 2미터였다니까 썼을지도."

 

바보같으니라고.이게 어디가 켈트의 검이냐?이렇게  칼날이 투명하다는건 합성수
지로 되어있다는 게 아닌가?애초에 골동품으로서의  가치도 없다.하지만 이건 그
때 분명히 내가 흑곰이였을 때  쓰던 쿠오오의검임에 분명하다.디자인하나
하나부터 똑같다.

 

"이 바보야.배닛!(Bennet)남의 장사 방해하지 말라고.저건 분명히 명나라때의 물
건으로 보증서도…"

 

"내가 중국계인데?게다가 그때 투명한 물건이 있었나?"

 

내가 그렇게 말하자 키스라는 그 청년은 입을 다물었다.은 그 청년에게 물어보
았다.

 

"그래.가격은 얼마인가?1000크레딧?"

 

"아…아예.좋죠.손님 물건보는 눈이 있으시네요."

 

"그래?"

 

우승호는 그 청년에게 1000크레딧을 지불하곤 그 장난감 칼을 샀다.원래 토요일날 열
리는 이런 정크 마켓에서 뭔가를 사들이는 것이 취미이긴 하지만 이런걸 사다니.
아무래도 그날 버철숍에 갔던 것이 잘못인 듯 하다.

 

"다시 가볼까?"

 

우승호는 그런 말을 입에 올렸다가 곧 후회했다.차라리 콜걸이랑 노는게 덜 부끄럽다
는건 누차 생각했다.차라리 디파트먼트 스토어의 아이들  방에 앉아서 애들 노는
걸 보는 변태가 되는게 차라리 낫다.
그러나 그런 생각과 달리 우승호는 다시금 그 가게에 찾아오고 말았다.

 

"혐오스럽지만…"

 

은 전극을 목뒤에 삽입했다.그때의 그 오퍼레이터  걸은 나를 알아보았지만 내
가 눈빛을 보내자 제지하진 않았다.

 

"결말을 내자고."

--------------------------------------------------------------------------------

 

흑곰은 하악하악 하고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흑곰만 아니라 이번에
도 모두들다 터억 숨이 막혀있는 듯 했다.

 

"허억허억…크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흑곰은 경련을 일으키더니 우엑하고 뱃속에 있는 것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별로 먹은것도 없어서 곧 쓰디쓴 위액만이 계속 나왔지만 그래도 계속 토해냈다.

 

"어때요?"

 

백곰은 조소하고 있었다.그러자 흑곰은 고개를 들곤 노려보았다.

 

"뭐가?!"

 

"아 아까전에 본거 말이예요.기분 좋았어요?"

 

"흐…흐흐흐흐.아까전에 검룡이 말했지.이렇게 기분나쁜거는 처음이라고.맞아.제
기랄!기분나뻐 죽겠어.하지만 마음은 편해졌다고.네놈을 이 칼로 찌르면 그때 게
임클리어인지 세계멸망인지 보자고!"

 

흑곰은 그렇게 말하곤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백곰은 피식 웃으며 다
시금 눈을 감았다.

 

"개수작 그만둬!"

 

또다시 시작된 환상.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흑곰은 빠져나왔다.
쿠오오의검은 시공을 가르며 그 강맹한 위세를 자랑하고 있었다.흑곰은 양손으로
쿠오오의검을 들곤 피눈물을 흘리며 한걸음 내딛었다.

 

"호오…"

 

백곰은 다시금 눈을 감았다.계속 흑곰의 영혼을 희롱할 셈인가?

 

"그만둬!그만둬!그만둬!"

 

흑곰은 다가오며 계속 쿠오오의검을 휘둘렀다.세계마저  파멸시킬수 있는 궁극
의 검답게 그것은 계속 세계를 파괴하며 한걸음 한걸음.흑곰와 백곰을
다가서게 하고 있었다.그것은 마치 거울을  향해 다가가는 것과 같았다.백곰
은 눈을 깜빡이고 흑곰은  검을 휘두른다.그러면서 서로서로  점차 가까워
지는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둘사이의 거리는 없어졌다.


-------------------------------------------------------------
                        
차르르르르륵….
필름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하다.어두운  극장에서 은 내가  백곰에 맞서는
것을 보았다.

 

"죽여라…."

 

흑곰은 신음하고 있었다.제일 뒷좌석의 푹신한  소파에서 피비린내를 맡으면서…그
리고 방금전 내가 토해낸 위액의 쓰디쓴  맛을 느끼면서…증오를 되씹고 있었다.
나를 철저히 유린한 녀석에 대한 증오.그리고 자신에 대한 증오.처음에 분노한건
나 자신의 나약함이였다.정신적인 자위,대리만족,기쁨을 위해 현실에서 눈돌리는
것.정의로움이나 사악함 따위는 이미 문제도  되지 않는다.존재와 소멸도 문제될
게 없다.단지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존재는 무엇인가?그 가치가  혼란되고 있는
것이 나의 영혼을 짓이기고 있다.


퇴폐적인 색상은 액체처럼 녹아 흐르기 시작한다.스크린은 불타오르기 시작한다.
피,정액,타액,그런 어떤 것과도 구별되는 액체가 나의  시야를 가득 메우기 시작
한다.내 자신이 움직이는 것도 흐물거리는 색의 조합이 움직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뭐가 진실이지?이 세상의 무엇이 진실이지?지금 나란 존재는 뭐지?생각하고 있는
나?은 무어지?내가 살아온 삶은 무어지?

그것은 또 문서로
디지탈의 기계어로.
전기적인 자극으로 나의 경추로
세상자체가 누군가에게 창조된 것은 문제가 아니다.설사  나 자신이 지금까지 어
떻게 생각해왔건 그것이 다  누구에 의해서 의도되었고  만들어 진것이라고 해도
그것 역시 문제될것이 없다.차라리 몰랐다면.은  대슬 이상으로 용감하고 진지
하게 진실에 뛰어들었을 것이다.이제는 모호해진 기억과 진실에.

 

무섭다.

죽음을 한 번 경험한 나에게 죽음보다 무서운 것이 있었다.공포스럽다.
그것은 육체적인 고통을 떠나서,나자신이 소멸되는  것을 떠나서,내가 있다는 것
이 아무것도 아니고 나라는 것도 실은 남일지도 모른다는…그런 정체성의 오염이다.

완벽한 오염이다.세계 전체에 대한 정체성의 오염.부정하고 싶다.

 

백곰이 눈뜨고 감을때마다 새로운 세상에의 새로운 기억이 밀려왔다.마치 전
생의 삶인 마냥,혹은 꿈인  마냥,은 그안에서 무수한  사람을 만나고 사랑하고
헤어지고 증오하고 죽이고 죽여진다.전생,아니 현실과도  같은 그 기억들이 밀려
옴에 따라 은 나 자신을  잃어가고 소멸되어가고 있다.해탈이로구나.윤회란 굴
레를 고속으로 돌리면 이렇게 될까?이대로 얼마지나지  않으면 모든 고통을 잊고
난 죽을 것이다.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한걸음…한걸음 다가가 파괴할수 밖에.미
안하다 아리포.결국 너와 싸우던 은 거짓 자신에 오만함 투성이였어.나에겐 그
를 찔러 셰계를 파멸시킨뒤…남는  30분을 향유하고자 하는  바램만이 남고 말았
어.혹시나 대슬을 보고 세계가 파멸한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졌지만…이
제 그런것보다도…그런 희망에 의지하지 않고 나의 의지로 세상을 파괴하려 하는
거야.그 옛날 내자신의 목을 그어버렸듯이.

무기력에 대항하는 최고의 시위는 약간은 치졸한 이런 우주적인 자해일지도.

지금 이것이 꿈인지 진실인지 모른다.어쩌며는 우리가  사는 세계는 누군가의 꿈
일수도,가상공간에서 벌어지는  게임일수도,혹은 어떤이가  만들어낸 환상일수도  
있다.큭큭큭.그동안 삶을 능동적으로 살아왔다고 자부했겠다?흥!비웃음이 들려온
다.조소가 들려온다.적당히 해.적당히 해둬!맨처음,아니 이런  말을 쓰는게 올바
른 일인지 모르겠다.무엇이 진실인지 모르게  되었으니까.하지만 맨처음,내가 흑곰

에게서 복제되었을 때의 기분과 비슷했다.이제는 그런 것 아무것도 아니게 되었지만 그때의 갈등은…

그래.난 거짓이야.난 거짓이라고.하지만 진실을 손에  넣겠어.아울러 그 옛날 흑곰이

가졌던 모든 것들을 손에 넣을거라고.보라고.은 그때 흑곰이
받았던 모든 것을 이어받을거야.
나는 자신있게도 말했었지.

 

미친 놈!

 

방금전에 토했건만 구역질이 치밀어 오른다.벼라별  걸레같은 놈들에게 강간당한
날 머리가 아플정도로 수음했던 때보다 더더욱 나 자신을 용서치 못하게 만든다.
자신있게 말했다.우주의 운명을 내손으로  결정한다고?하하하하하!결정할수 있다
고 쳐도 한다해서 뭐하지?이건 환상이라고.그래서  우주의 운명을 내손으로 결정
할수 있게 되면 에필로그가 떠오르면서 그래서 그들은 잘먹고 잘살았습니다.하고
끝날거란 말야!제기랄!젠장맞을!빌어먹을!

 

자조속에서 흑곰은 걸어나갔다.솔직히 말해서 나 자신을  움직이고 있는 것은 증오
와 오기뿐이다.이미 껍질만이 남아 말라비틀어져…이제  죽어버린다고 해도 아쉬
울것도 없는.더럽고 더럽혀진 영혼에 육신에 나 자신이 누구인지 나도 모르겠고.
그러나 백곰에 대한 증오가 나를 지탱하고  있었다.나자신에 대한 증오가 나
를 지탱한다.그리고…나를 바라보고 있는  이들에게 자신있게 뱉었던  말이 내개
주는 독기,오기가 나를 지탱한다.

 

'하늘에 올라 창조주의 엉덩이를 차주는 것'

 

그렇다.중도 탈락보단 차라리 끝을 내자.어쩌면 은 버철숍의 기게에 앉아서 마
왕과 막판 싸움을 벌이는 것일지도 모른다.아니면 정신병자로 구속기구에 묶여서
환상을 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마약중독자거나.그래서 저 백곰을 찔러버
린다면 게임클리어 하곤 가게애서 깨어나 도로 회사로 뛰어갈지도 모르고 마약을
찾아 밤거리를 헤멜지도 모르고 술에 쩌들어 아들을 폭행할지도 모르고 구속기구
에 박혀서 고통속에 신음할지도 모른다.하지만 그때가  더 당당하게 살수 있을것
이다.아하하하하…차라리 이게 진실이라서 세상이 확 멸망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저 백곰을 살려두면 설사 진실이라고 하더라도 세상이 멸망하기엔 퍽
이나 긴 30분을 보내야 하는 것이다.


"받아랏 백곰!이 미친 새끼!"

 

흑곰은 쿠오오의검을 드밀었다.두다리는 대지를 박찼으나  곧 뿌리를 박
듯 낮게 땅에 붙어있었고 그 힘은 고스란히 허리에서 돌아 팔로 검을 뿌려낼때는
쾌속!충격파가 터지며 날아드는 검의 찌르기는 설사 그게 쿠오오의검이 아니라
강철검이래도 위험하기 이를데 없을 것이다.실은 이미 흑곰 자신도 충격파
의 반동으로 코와 귀등에서  피를 흘려냈지만 피눈물로  마비된 감각은 거리낄게
없었다.지금은 저 가증스러운  백곰의 심장을 꿰뚫는  것에 주력할뿐.하지만
백곰은 이 세상 누구보다도 빠르게 흑곰의 일격을 피해내었다.
그순간 갑자기 세상이 번쩍였다.백곰이 반격을 시작한 것이였다.

 

"마법은 쿠오오의검에 통하지 않는다는걸…"

 

흑곰은 거기까지 말했지만 피화살을 뿜으며  뒤로 밀려났다.
아니 흑곰뿐만이 아니라 모두들 무언가에 의해서 물러났다.

 

"아인소프 .너희들에게 주는 자그마한 선물이다."

 

백곰은 담담하게 주문명을  외쳤다.그순간 혼둠칠현을 제외한  모두들은 놀라서
외쳤다.

 

"뭐야 그게?!"

 

"지금 이건 막을수도 없잖아?"

 

일행들은 모두들 놀라서 백곰을 바라보았지만 감히 쳐다볼만한 힘이 나질 않
았다.방금전 그 아인소프는 한  거대한 파동이 되어 전  우주로 퍼져나간 것이였
다.혼연의 안개들도 진동하는 태초의 파동.아인소프의 정체를 흑곰은 간파
했다.폴랑과 자자와,델타는 자신에게 대항했던  인간들을 잡아두었다.비록
아인소프에 의해 튕겨나간 것을 어부지리로 잡은것이지만, 그때 백곰이 웃기 시작했다.

 

"크크크크크크큭!왜.왜들 그렇게 놀라지?이정도로 놀라기엔 멀었어!남은  30분안
에 나를 처치하지 못하면 더더욱 많은 세계를 경험할 걸."

 

백곰은 또다시 눈을 감았다.
이번의 흑곰은 어떤 다른  세계의 부족여성이 되어서  할례를 당하고 말았
다.여성의 할례란 음핵을 절개하는  그야말로 가혹한 거세행위로  정신적 충격이
상당했다.

 

"하아!미치겠군!"

 

흑곰은 단번에 그 세계를 쿠오오의검으로  파괴하였다.이제는 단 일검으
로도 세계를 파괴할수 있도록 활성화 된 쿠오오의검이지만 지금 미쳐가고 있는
흑곰은 쿠오오의검에 잠식되지 않고 오히려 동조하고 있다.쿠오오의검과 같은 세계
파멸의 의지.저 가증스러운 백곰을 해치고자 하는  일념으로 모든 것을 사르
고 있는 것이였다.흑곰은 피를 울컥 토해내고는 백곰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아까전의 아인소프의 영향이 컸는지  흑곰은 다리가 풀리며 제풀에
못이겨 넘어져버렸다.

 

"그동안 운명을 희롱했던 신으로서의 의지를 보여주지.일어나 흑곰,그정도
로 쓰러져선 백곰의 이름을 이을수 없어."

 

백곰은 그렇게 흑곰를 부르곤 조소했다.그러자  흑곰은 이를 악
물곤 일어났다.

 

"제기랄.알았어.알았다구!해치워 주지!"

 

"그래야지.좋은 근성이다.어이.다른 사람들도 놀기 그렇지 않나.상대해줘."

 

백곰이 그렇게 말하자 델타와 폴랑,자자와가 천천히 일어났다.
다만 외계생명체는 끝까지 중립을 지켜  멀찍이 물러서있었다.
이미 패한 랜스타드와 ddo등도
가만히 서서 방관자적인 입장을 취했다.흑곰은 일행들을 돌아보곤 명했다.

 

"뉴비스! 헤비머갈교! 상처받은 사람들은 뒤로 빠져! 슈퍼타이는…싸우고 다른 사람들은
빠져줘!"

 

"나도 빠져줄까?"

 

아리포가 그렇게 반문하자 흑곰은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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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31
01:19:39 (*.148.148.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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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퐁

2012.03.31
04:56:35
(*.151.192.7)

너무 길어서 읽지를 못하겠...

똥똥배

2012.03.31
15:08:12
(*.140.69.2)

호옹이! 내 손발!

이런 오글거리는 내용을 어떻게 쓴 거임.

인물이 다른 인물이면 모르겠는데 실제 인물을 모델로 해서 연상하면서 보니... 미치겄네.

백곰 

2012.04.01
02:19:25
(*.148.148.244)

내가 쓴게 아니라 원래있던 글을 이름만 편집한거라... 재미로 보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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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enemy.net 21.04.2012 - AX - Korea - Seoul, Korea | BUY TICKETS NOW!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밴드인데 표값이 비싸서 못가네요 그냥 방구석에서 음악 듣는걸로 만족해야겠어요 ;_ ;  
13293 지금 만들고 있는 것 노루발 415   2012-04-05 2012-04-05 02:16
- 자작나무 롱보우: 지금 나무껍질 벗기고 있는 중입니다. 180cm의 장궁이네요. 제대로 활 구실 못해도 장식품으로 써야지 - 체인메일: 열한개의 사슬 편지. 칼 막을 거 아니고 그냥 장식품입니다. 조끼만 만들거임. 아직 시작도 안 함. - 플루트: 여러분이 생...  
13292 이미 있군요, 똥똥배님이 생각하신 것. [2] 노루발 461   2012-04-04 2012-04-05 06:17
험블 번들이라는게 있더군요. 똥똥배님 블로그에서 비슷한 걸 본 듯. + 역시 내가 생각한 좋은 것을 찬찬히 생각해보면 이미 있거나 다른사람이 벌써 만드는... 제가 생각한 건 아니지만 말입니다.  
13291 입문자를 위한 블랙스미싱 노루발 642   2012-04-04 2012-04-04 20:51
bit.ly/HcNb9v 시간은 없지만 요즘 취미가 이런 데 붙어서 이것저것 찾아보고 있습니다. 만만하게 볼 게 아니더라고요, 장비도 엄청 비싸고, 위험합니다. 그래서 안하려고요(...) 혹시 이런 걸 다루는 사이트 같은 곳 아시면 알려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국...  
13290 질렀다!! [4] file 똥똥배 598   2012-04-04 2012-04-05 01:21
 
13289 두더지 정복자가 아이패드용 게임으로 개발됩니다! [2] 네모누리 515   2012-04-02 2019-03-19 23:08
제목에서 보듯이 두더지 정복자가 아이패드용 게임으로 개발될 예정입니다. 그것도 '넥슨'의 후원을 받아서요! 최근에 넥슨의 어떤 한 관계자분이 연락을 주셨는데, 두더지 정복자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플랫폼으로 개발하기 괜찮은 게임 같다며 자세한 내용...  
13288 똥똥배님 [5] secret A.미스릴 12   2012-04-01 2013-04-14 17:29
비밀글입니다.  
13287 내일 이사갑니다. [1] 똥똥배 359   2012-03-31 2019-03-19 23:08
뭐 그렇습니다. 월세에서 전세로. 좀 더 넓은 곳으로.  
» 본격 편집소설 비상하는 곰 [3] 백곰  288   2012-03-31 2019-03-19 23:08
비상하는 매 패러디 아니 등장인물 이름만 바꾼 편집소설 비상하는 곰 입니다. ================================================================================================== <지난 이야기> 흑곰은 자신이 세계의 창조주, 백곰의 클론이라는 사실과 ...  
13285 진구지 사부로를 떠올리며 [2] 똥똥배 468   2012-03-30 2012-03-30 17:04
오늘 나도 모르게 'Blue of the Blue~'를 흥얼거렸다. 진구지 사부로 Kind of blue에 나오는 음악이다. 게임이 재미있었냐고 하면 글쎄... 뭐... 그냥? 정도이지만 재즈 음악은 상당히 인상 깊었다. 하지만 게임이 너무 짧았다. 어드벤처라서 한 번 하고 나면 ...  
13284 오늘 만화 신간을 보는데 똥똥배 1463   2012-03-27 2012-03-27 07:59
어디에도 없는 나라라는 게 있었다. 야오이 물이라는데, 제조사가 조은 세상이다. 제목 -> 장르 -> 제조사 순으로 읽으니 참 거시기 했다.  
13283 창작물 정말 간만에 올리는듯 장펭돌 502   2012-03-24 2019-03-19 23:08
검룡 생일 축하 축전올림여 ㅋ_ㅋ 혼둠은 조용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