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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작품을 보고 느낀 점을 적거나 자신의 게임을 소개하는 공간

기획 : 3
그래픽 : 2
사운드 : 1
완성도 : 4
재미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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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크롤... 나는 이 게임을 거의 10년째 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던전 크롤 본편에 대해서는 간략하게만 다루고, 후속작 개념인 던전 크롤: 스톤수프에 대해 다루겠다.

 

던전 크롤: 스톤 수프는 1997년 만들어진 던전 크롤이라는 게임의 후속작이다.

특이하게도 원작자가 많이 관여하지 않고 오픈소스로 만들어졌는데

이 게임의 이름이 스톤 수프(돌죽)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재료를 넣어서 끓인 수프 같은 게임이니까. 낭만적이다.

 

사실 국내에서는 스톤수프가 있음에도 오리지날 던전 크롤이 주류였는데

(아륵의 만화에서도 "확장팩 개념인 스톤수프에는 홀리워드 스크롤같은것도 있다"고 그 존재가 드러나 있음)

그 이유는 아무래도 스톤수프와 오리지날 던전 크롤의 인터페이스가 다른 것이 두번째 이유이고

오리지날 던전 크롤은 한글판이 있었지만 스톤수프는 한글판이 있었던 것이 첫번째 이유라고 생각한다.

읽어야 할 텍스트의 양이 꽤 있는 게임이니 영어를 할 줄 알아도 금방 피로해지니까...

 

그러나 이 판도는 곧 달라지게 된다.

스톤수프(이하 돌죽) 0.13버전의 한글판이 배포되었기 때문이다.

많은 시스템이 개선되었고 또 많은 컨텐츠가 추가되었으므로 사람들은 오리지날 던전크롤을 떠나 돌죽으로 넘어오게 된다.

 

역사 수업은 그만하고 이 게임이 뭐 하는 게임인가에 대해 설명하자면

던전 밑바닥에 노움 마법사 "조트"가 만든 "조트의 오브"라는 구슬이 있는데 그걸 가지고 오는 게임이다.

조트가 누구인지 오브가 뭐하는 물건인지에 왜 가져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하나도 안 알려준다. 알아서 상상해야 한다.

"스토리 좆구리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게임의 스토리는 개쩐다.

수 많은 몬스터들과 장소들, 신들, 그리고 특별한 물건들(아티팩트)에 붙어있는 설정이 방대하기 때문이다.

허술하고 얼기설기 붙은 설정이지만 플레이어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다들 꽤 멋있다. 그리고 흥미롭다.

 

또한 이 게임은 엄청난 재플레이성을 가지고 있다.

일단 이 게임은 무궁무진한 캐릭터와 직업의 조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마법사를 플레이한다? 이 게임에는 화염술사, 대지술사, 대기술사, 냉기술사, 독술사, 파괴술사, 마법사가 있다.

그런데 마법 계열마다 각기 다른 개성과 장단점이 존재한다. 

게다가 똑같은 화염술사를 플레이한다고 해도 선택하는 종족에 따라 캐릭터의 특징이 정해진다.

딥 엘프 화염술사는 안정성이 떨어지지만 금방 마법을 습득해서 강해지는 맛이 있고

가고일 화염술사는 마법을 배우는 속도는 느리지만 여러가지 저항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코볼드 화염술사는 작아서 방패와 지팡이를 모두 장비할 수 없는 대신 배고프지 않아도 고기를 먹을 수 있어서 마법을 사용하면서도 식량 관리가 수월하다던가...

 

게다가 시작 직업에 게임플레이가 얽매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서 내가 마법사를 선택해서 캐릭터를 생성해도

메즈기가 있는 학파를 골라 시작해서 단검을 들고 암살자 캐릭터를 키울 수도 있는것이고

방패를 든 전사로 시작한 다음 마법수련을 해서 마전사로 만들 수도 있다.

이러한 캐릭터 육성의 자유도는 이 게임의 재플레이성에 일조한다.

 

다시 역사 얘기를 조금 하자면... 돌죽 플레이어 커뮤니티는 한번 더 대격변에 휩싸이게 된다.

왜냐면 webtiles(이하 웹죽)이라는 것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더 이상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필요가 없다. 웹 브라우저로 돌죽을 할 수 있고 모든 결과는 서버에 저장되니까.

게다가 내가 하는 게임의 결과가 서버에 저장되기 때문에 나 혹은 다른 사람들의 플레이 경향을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하는 플레이를 실시간으로 관전할 수 있고, 또 내 게임에 다른 사람이 들어와서 보고 조언할 수 있다.

다른 사람 캐릭터의 플레이 기록을 보고 이 사람은 이 캐릭터를 어떻게 키우는지 파악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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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웹죽 기록이다. 2015년 10월부터 지금까지 1200판의 게임을 했다. 그 중 클리어는 13번이다.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클리어 턴 수는 다소 느린 편이다...)

 

하지만 나는 근래 10년동안 붙들고 하던 이 개쩌는 게임을 다소 멀리하게 된다.

그 이유는 패치 경향의 변화이다.

 

예전의 돌죽은 오리지날 던전 크롤의 요소를 개선하고 새로운 컨텐츠를 대거 추가했다.

하지만 최근의 돌죽은 오히려 컨텐츠를 삭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더 이상 지나가던 사람들이 재료를 모아서 끓이는 스톤 수프가 아닌 이것저것 다 뺀 맹물이 되어가는 셈이다.

물론 삭제가 필요한 요소는 삭제해야 한다. 하지만 무엇인가를 삭제하려면 그것이 끼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하고

충분히 고려한 후 삭제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현재의 돌죽은 그렇지 않은 점이 아쉬운 점이다.

해외의 돌죽 커뮤니티로 태번이라는 포럼이 있는데 현재 태번에는 회원가입이 비활성화된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플레이어들이 자기 목소리를 개발진에게 내겠는가?

 

다행인 점으로 돌죽은 오픈소스 게임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열정을 가지고 소스코드를 포크해

각자 자신만의 버전을 만들고 있다.

돌죽도 오리지날 던전 크롤의 수정 버전인 만큼 언젠가 현재의 패치 방향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

돌죽보다 더 재미있는 던전 크롤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조회 수 :
2497
등록일 :
2020.12.16
13:23:15 (*.47.15.90)
엮인글 :
게시글 주소 :
https://hondoom.com/zbxe/index.php?mid=review&document_srl=819064

흑곰

2020.12.22
23:51:28
(*.32.132.160)

아 진짜 오픈소스는 너무 멋진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점이 아쉬울 지경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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